평창, 영월 (5) – 시골마을의 유머와 해학, 귀가길의 초승달과 금성

태풍곤파스가스쳐간농촌은벼가쓰러졌어도알알이맺힌볍씨에희망의싹이들어있다.

연일계속되는가을장마지만꽃을찾는발걸음을멈추지않는다.

비가내렸다그쳤다를반복하더니멋진석양,초승달과금성을보여주었다.

시골의어려움은유머와해학으로극복하듯

청소년의어려움은의지와자기발견으로헤쳐나간다.

황석영의"개밥바라기별"를생각한다.

[태풍곤파스의흔적]

[벼]

[논두렁]

[쓰러진벼,떨어진무궁화]

[두메담배풀]

[좀개구리밥]

[고추]

[덕전마을쉼터와마을회관]

산에서엉망이된신발과차량을닦으려고마을회관에들렸다.

동네어른들이선듯수도꼭지사용을허용하였다.

[덕전마을안내도]

살고있는사람들의이름이적힌안내도가정겹다.

[지게]

우리삶을지탱해온무기이다.

[건강남장군,화목여장군]

마을의심터에장승을세워놓고앞과뒤에남,녀장군을새겨놓았다.

남장군은건강을,여장군은화목을상징하고있다.

우리삶의미덕을해학스럽게표현한시골의정취이다.

[양털구름]

양털이불속포근함이덕전마을에내려앉기를바란다.

[귀가길]

영월에서서울로오는길

비가오다그치다를반복하더니뜨거운노을을보여준다.


LittleMoritz/BernwardKoch

차량이많아져여주휴게소에들렸다.

[초승달과금성]

금성은하늘에서태양과달다음으로가장밝은천체이다.

해질녘서쪽하늘혹은동틀녘동쪽하늘에서관측할수있다.

우리나라에서는동틀녘에관측되는금성을"샛별",해질녘에뜨는금성을"개밥바라기"라고불렀다.

"개밥바라기"란말은식구들이저녁밥을다먹고개가밥을줬으면하고바랄즈음서쪽하늘에금성이나타난다고하여이름지었다고한다.

요즘의어려운경제,사회적현실을생각하니"샛별"보다는"개밥바라기"란말이더실감난다.

개밥바라기별|황석영·문학동네

‘방황하는젊은날’에주는따뜻한위로

숫자몇개나부호또는단어몇마디를적어나가던시험지의빈칸을기억하고있거든요.이것은적응시키기위한끊임없는훈련에지나지않습니다.성장기에얼마나잘순응하는가에따라서직업의적성이결정되고어느등급의학교를어느때까지다녔는가에따라사회적힘이결정되겠지요.이러한위계질서가권력과재산의기초가될것입니다.(89쪽)

사람은씨팔….누구든지오늘을사는거야.거기씨팔은왜붙여요?내가물으면그는한바탕웃으며말했다.신나니까….그냥말하면맨숭맨숭하잖아.고해같은세상살이도오롯이자기의것이며남에게줄수없다는것이다.(257쪽)

비어있는서쪽하늘에지고있는초승달옆에밝은별하나가떠있었다.잘나갈때는샛별,저렇게우리처럼쏠리고몰릴때면개밥바라기.(270쪽)

젊은날의방황을이책을통해위안받았다.그시절이런행동이한때철없는치기라고여길지모르겠지만그때처럼신나고행복한시절은없었다.그러나냉혹한현실앞에서우리들의모습은자꾸만작아지고초라해져간다.모두가한쪽길로만걸어가고있다.이제다른길을걸어보려는용기는사라져간다.

그럼에도<개밥바라기별>의그는고해같은세상살이도오롯이자기것이며남에게줄수없다고말하지않는가.사는일에무게를느끼는사람들에게는희미한빛이라도따듯한위로가된다.새벽에떠오르는멋있는이름,샛별만을기억하기보다는,해질무렵의개밥바라기별을마음에간직한사람들이그리워진다.

<출처:경향신문/문화/책읽는경향/2010-07-3000:17:36/임기수|설문대어린이도서관장>

(사진:201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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