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남문 일몰 – 벽난로의 불덩이 속에서 엄마를 본다.
지난일요일늦은오후
샤워기가고장이나서철물점에들렸다.
그리고불현듯버스를타고남한산성에올랐다.
몰아치는바람속에일몰이보고싶었다.
아내와함께바라보는일몰
시간의촉박함과핸폰밧테리의부족함이일치된다.
참빠른세월속에이렇게함께서있다.
성곽의화포구멍으로일몰을본다.
꼭벽난로의불덩이가활활타는것처럼보인다.
화장장에서엄마의시신이타는모습이오버랩된다.
그제엄마의49재를올렸다.
아침에집에서제를올리고납골당에가서다시제를올렸다.
지방을태우는데참깨끗이탔다.
엄마의납골함을올려다본다.
이추운겨울에홀로땅속에계신것보다낫게느껴졌다.
나중에아버지와함께계세요,대전에서….
어머니에대한고백/복효근 때절은몸빼바지가부끄러워 아줌마라고부를뻔했던그어머니가 뼈속절절이아름다웠다고느낀것은 내가내딸에게 아저씨라고불리워지지는않을까두려워질무렵이었다.
어머니/박경리
생전에불효막심했던나는
사별후삼십여년
꿈속에서어머니를찾아헤매었다
고향옛집을찾아가기도하고
서울살았을때의동네를찾아가기도하고
피난가서하룻밤을묵었던
관악산절간을찾아가기도하고
어떤때는전혀알지못할곳을
애타게찾아헤매기도했다
언제나그꿈길은
황량하고삭막하고아득했다
그러나한번도어머니를만난적이없다
꿈에서깨면아
아어머니는돌아가셨지
그사실이얼마나절실한지
마치생살이찢겨나가는듯했다
불효막심했던나의회한
불효막심의형벌로써
이렇게나를사로잡아놓아주지도않고
꿈을꾸게하나보다 <현대문학>(2008년4월)
한평생무겁고가혹한삶의중력에서 벗어날날없었던어머니는결국한줌의먼지였다. -김주영/갈가요엄마-
MuseGarden外/GiovanniMarradi
[2013.01.10]
집에와서아내가말한다.
지방이참깨끗이탔어요.
어머니제사날이마침어머니생신날이어요.
이제좋을일만있을거예요.
어머님이우리가족을잘보살펴주실거예요.
아내의말에고마움을느꼈다.
[2013.01.12]
49재(四十九齋)마지막순서는탈상(脫喪)이다.
탈상은상주를벗어나평상인으로돌아가는의식을말한다.
오늘카톡의프로필을변경했다.
엄마사진과"엄마,잘가요"란말이그간의프로필이었다.
(사진:2013.01.06남한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