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장사의 마음

AndyGoldsworthy의<TheSpire첨탑>샌프란시스코골든게이트공원

엿장사가가위로장단을치며손님을끌어모은다.가위는악기인동시에

엿을자르는망치역할도한다.

엿을자르고싶은만큼에다가칼을대고가위로탁치면엿이쪼개져떨어진다.

몰려든사람들은엿장사의펄포먼스를보고즐기기도하고엿을먹으면서달콤한맛에

행복해하기도한다.

장사가뜸해지는것같으면엿판을때묻은광목으로덮고다음장소로사라진다.

조불이엿장사이고블로거는손님인것이다.

엿을많이주든말든,가위로장단을치든말든이건다엿장사마음대로다.

왜나는고무신세짝을들고왔는데한짝만가지고온사람보다엿이적으냐항의해봤자

그것도엿장사맘인데어쩌랴.

저쪽은덤을주면서왜나는안주느냐,이것도엿장사맘이다.

다만아이가옆에서시끄럽게울어대면장사에지장이되니까엿한덩어리입에물려줄수도있을

것이다.

요즈음조블이마치장마당에엿장사같아서해보는소리이다.

나는솔직히말해서조블을믿을수가없다.

세상에서가장힘든결정이믿지못하는사람과의거래인것이다.

일방적으로이혼을통보해놓고,짐보따리다싸서밖으로내던져놓고,빨리떠나라고독려하다가

막상아디오스를고하려고했더니잠깐기다려보란다.

떠나기로마음굳히기까지많은시간이걸렸다.

그렇게호락호락내릴수있는결정이아니었다.

이제전세를얻어놓고막이사짐을나르면서하라는대로새주소를알려주었는데

느닷없이머물라면머물라고하니이건또무슨뚱딴지같은소리인고.

뺌때리고등토닥거리니화낼수도없고웃을수도없다.

위블인가뭔가하는것이잔치집에서손님다내쫒고식구들끼리남아,

먹다남은음식이나처리하자는것같은느낌이다.

잔치집이늘그러하듯이식구들끼리남아서한참떠들다보면출출해지고,찬밥에남은반찬걷어

넣고들들복고비벼서한술뜨고나면슬슬졸음이오고,한숨붙였다일어나서하나둘슬그머니

빠져나가기마련이다.

위조블이이렇게될것만같아불안하다.

남는사람들은알짜만남았다고생각할런지모르겠으나,떠난사람들은찌꺼기만남았다고생각할

수도있다.

영국속담에“Hopeforthebest,butpreparefortheworst"라고했다.

최고를지향하지만,준비는최악을염두에둬라믿지못할사람과의거래에는반듯이요구되는

언질이다.

한순간에믿음을저버린조블을과연다시믿어도될는지조심스럽게두드려보는심정은

나혼자만의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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