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장학교’운영, 가짜 유학생 일망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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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치밀한 함정수사 ‘돈만 내면 신분 유지’ 소문내자 브로커 몰려

학생비자(F-1) 사기 단속을 위해 수년간 ‘위장학교’를 운영해
1,000여명의 가짜유학생을 색출해 내고, 21명의 비자사기 브로커를
일망타진한 이민당국의 기상천외한 ‘함정수사’가 화제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유학생 전담기구인 ‘SEVP’의 공식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외국인들에게 I-20를 발급해 주고,
학교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절차까지 마친 학교가 이민 당국이
운영 중인 ‘가짜 대학교’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학생비자를 소지한 ‘가짜 유학생’ 1,000여명을 적발해 내고, 버지니아,
버몬트 등 4개 주에서 활동하던 비자사기 브로커 21명을 한꺼번에
체포해 이민 당국의 비자사기 수사에서 전례가 없이 큰 성과를 낸
이번 단속작전은 3년 전 뉴저지주 크랜포드시에서 은밀히 시작됐다.

3년 전인 지난 2013년 9월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국토안보
수사대(HSI) 소속 특별수사관들이 크랜포드시의 한 사무실에
‘깊고 넓은’ 함정을 파기 시작했다.

‘뉴저지 노던 대학교’(UNNJ)라는 가짜 학교를 설립한 것이다.
연간 수업료 1만2,620달러를 받는다며 광고를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해 7개의 학사학위 과정과
9개의 대학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외국인 학생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학교에는 교수는 물론 단 1칸의 교실도 없었다.

학교 직원으로 위장하며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HSI 소속
특별수사관들이 있었을 뿐이었다(지난 3년간 운영됐던 이 가짜
대학교의 페이스북과 인터넷 홈페이지는 비자 브로커 21명
체포작전이 종결된 지난 5일 오후 모두 폐쇄됐다).

직업학교 인증기관 ‘ACCSC’의 협조로 학교 인증을 받았고,
SEVP로부터는 I-20 발급학교 인가도 받았다. 서류상으로 학생비자를
가진 외국인들에게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학교였다.

수업을 듣지 않아도 돈만 내면 손쉽게 유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소위 ‘페이투스테이’(Pay-to-Stay) 학교란 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체류신분 유지를 원하는 외국인들과 학생들을
소개하겠다는 브로커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함정에 걸려들기 시작한
것이다.학교 직원으로 위장한 특별수사관들은 꼼꼼히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출석 요구도 없고, 교실도 없고, 교수도 없는 학교에
돈만 내고 ‘학생비자’를 유지하기 위해 등록한 외국인 학생비자
소지자들은 처음부터 학생비자 규정을 어기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고 감출 수도 없었다.

함정에 꼼짝 없이 걸려든 것이었다. 중국계와 인도계가 많았던
이들은 정상적인 학교를 다니다 이 학교로 전학한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 불법 취업상태였다.

이 가짜 학교에 자발적으로 가짜 학생들을 모집해 주고 학생 1인당
2,000달러씩의 커미션을 이 학교로부터 받아 챙겼던 21명의
브로커들은 지난 3년간 부인할 수 없는 비자사기 증거들을
특별수사관들에게 제출하고 있었던 셈이다.

연방 당국의 함정수사에 덜미를 잡힌 ‘가짜 외국인 유학생’ 비자
사기극에 한인들도 대거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한인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불법 F-1비자
소지자들은 곧 본국으로 강제 추방될 예정이다.
검찰과 이민세관단속국(ICE)·국토안보부(DHS)가 합동으로 벌인
함정수사를 위해 일종의 미끼로 뉴저지주 크랜포드에 세운 가짜 대학
노던뉴저지대(UNNJ)에 등록된 26개국 출신의 외국인은 모두 1076명이다.

연방검찰 뉴왁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비자 사기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도계 브로커 21명 가운데 일부는 최소 15명의 한인들에게
불법 학생(F-1)비자 신청을 대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들은 모두 불법 비자 신청임을 알고도 ‘가짜 대학’의
‘가짜 유학생’으로 둔갑하는 서류 위조에 동의했으며,
이를 통해 발급 받은 F-1 비자로 체류 신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법을 통해 비자 브로커들은 외국인들에게 불법 비자 신청
대행 1건당 1000~1500달러 상당의 수수료를 받았다.
일부 브로커들은 이 대학 행정담당자에게 4000달러 상당의 뇌물을
주며 졸업증명서나 성적증명서 등의 서류 위조에 협조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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