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를 그만 뒀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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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기 대통령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으면 하고 바랐었다.
반 총장은 대통령으로 외교 문제를 담당하고, 국내문제는 전권총리에게 일임해서
정국을 이끌어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지금처럼 외교 문제가 막중한 이슈로 부각되었던 때도 없었다고 본다.
한국은 바둑판 중앙에서 패에 걸려있는 짝이다.
패가 무엇인가? 자신의 힘은 없고 상대방의 이득에 따라서 이쪽으로 갈 수도 있고
저쪽으로 갈 수도 있는 애매모호한 작용을 하는 처지를 말한다.

여기서 지도자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한 번 낭패를 보게 되면
복귀하는데 적어도 100년은 걸린다. 그 100년이라는 게 그냥 백 년이 아니다.
국민이 겪어야 할 수모와 수탈의 연속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빤하다.

대통령 선거전에 닳고 닳은 문제인 후보와의 격돌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외교 문제에 취약하다. 외교는 전문 외교관에게 맡기면 된다고
생각하겠으나 천만의 말씀이다. 먼저 대통령이 세계정세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전문 외교관으로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외교의 달인이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예를 보자.
탁월한 외교력으로 여러 면에서 득을 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한미 상호방위조약‘ 같은 외교 조약은 이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누구도
이뤄낼 수 없는 외교적 승리였다.
생각해 보라! 상호방위조약이라니 어떻게 조그마한 한국이 미국과 같은 대국을 방위해
줄 수 있겠는가?
이 조약은 어디까지나 일방적으로 미국이 한국을 방위해 주겠다는 약속이다.
이 조약 하나로 전후 70년 동안 우리는 마음 놓고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이러한 외교성과는 국내에서 남북한만 바라보면서 단련해온 두뇌로서는 이해득실을
따지느라고 생각해 낼 수 없는 혜안의 경지였던 것이다.

나는 문 후보가 내치에는 능숙하게 잘 해 나가리라고 본다.
남북관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면서 주면서도 다 주지는 않는, 그래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최종 목표는 남북통일이다.
통일의 방법으로는 전쟁이냐 아니면 외교냐의 두 길 박에는 없다.
통일을 못 하면 못했지 전쟁은 안 될 일이다. 결국 외교로 통일을 이뤄야 할 터인데,
여기서 외교로 뼈가 굵은 반 전 총장이 한 몫을 담당했으면 좋으련만 정치풍토가
여의치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외교적으로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는 한국을 구해 내기에는
마땅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답답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해서 해 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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