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크루즈 여행의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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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에서 파나마 운하로 들어가는 입구. 두 개 운하가 나란히 있다. 오른쪽에는 이미 크루즈선이 차지하고 있고
우리가 탄 크루즈는 왼쪽 운하로 들어오라고 화살표로 가리키고 있다.

30년 전의 일이다. 친히 알고 지내던 닥터 아라타(Alata)가 은퇴하면서
파나마 운하 크루즈를 다녀왔다고 했다.
물어볼 것도 없이 뷰티풀을 연방해 대면서 죽기 전에 한번 다녀오라고 했다.
내 나이가 그때 그 분의 나이가 되면서 파나마 운하 크루즈 여행을 한다.
파나마 운하, 정말 감탄, 경탄, 찬사가 절로 나온다. 놀랍다.
미국인들의 마음속 깊숙이 자존심으로 남아있는 운하다.
파나마 운하에 관하여 설명하는 연사가 말한다. “파나마 운하는 미국 것이라고 말하면
너무 까놓고 하는 미국식 대화다. 은연중에 미국에 속해 있다고 은근슬쩍 말해야 한다.”고
가르쳐 준다. 미국의 자본으로 미국의 기술로 미국의 노동자가 건설했으니 반은 미국에
속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계약 기간이 만료돼 운영권은 넘어갔지만 그래도
미국이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중요하다.
인류의 염원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유럽인들의 염원인 파나마 운하는 1513년 스페니쉬
정복자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정복자 ‘발보아’는 유럽인으로는 최초로 43마일 바닷길을
열어보려고 시도했다. 300년이 지난 다음 프랑스 운하 전문회사가 덤벼들어 공사를
진행했으나 자금난과 질병과 기술적 문제로 인해 공사를 중단하고 1880년
4천만 달러($40 million)에 미국에 팔아넘겼다. 당시 프랑스의 투자회사는 $287 million을
투자했으니 결국 $248 million을 잃고 손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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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도크에는 물이 차있고 왼쪽 도크는 물이 빠져있다. 뒤따라오던 화물선이 왼편 도크로 들어오고 있다.
우리가 탄 크루즈는 도크에 물을 채워 약 5m 이상 뛰었기에 앞으로 전진중이다.
크루즈와 독크벽 사이는 불과 30cm도 안 되기 때문에 로코모티브 8대가 크루즈에 로프를 매고 양쪽에서
당김으로서 배가 도크벽에 글키는 것을 막는다.

원래 파나마 영토는 콜롬비아에 속해 있었다.
역사가 짧고 주인 의식이 희미했던 개척지에서 나라를 세운다거나 다른 나라에 병합된다는
것은 새로울 것도 없고 다반사로 벌어진다. 니카라과가 멕시코에 가입했다가 별반 득이
되는 일이 없다 보니 스스로 독립한 예가 그와 같은 일면을 말해 주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가 그러하듯이 콜롬비아에 속해 있던 파나마를 독립시켜 자주국을 만들어 준
것도 미국이다. 운하는 해수면에서 85‘ 지상에 있다. 난공사 중의 난 공사였다.
스위스 운하는 110마일이고 파마마 운하는 50마일이지만 스위스 운하는 모래를 파내는
공사였고 파나마 운하는 바위를 깨내면서 지하로 110‘ 파고들어가는 공사였다.
거기에다가 정글이었고, 모기가 많아 힘들었고, 뱀이 많았고, 산사자 같은 맹수도 공사에
지장을 초래했다. 더 큰 문제는 질병과 싸움이었다.
lock slats(배를 가두는 독)을 보면 길이가 1000피트, 깊이가 70피트, 폭이 110피트로
52백만 개론의 물을 담수할 수 있다. 문짝 하나의 무계가 700톤에 문짝 두께가 7피트,
문짝 두 개가 대문처럼 열렸다 닫혔다 한다. 그것도 물 한 방울 새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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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고지점을 지나 다시 내려가는 중이다. 뒤따라오는 화물선이 오른쪽 도크의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크루즈가 지나온 운하 3단계 위에 화물선이 따라오고 있다.

파나마 운하가 미국에는 경제, 국방, 정치적으로 긴요한 곳이다.
그뿐만 아니라 운하를 만들어 가장 득을 보는 나라는 미국이다.
당연히 미국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었다.
당장 파나마 운하가 세계 2차대전에 얼마나 혁혁한 공을 세웠는지는 역사가 말해 주고 있다.

미주리호, 애리조나 함, 위스콘신 이런 전함들과 잠수함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었던 것도 파나마운하 덕이다.
1914년 개통해서 100만 척이 넘는 배가 지나갔다.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1999년 제2운하를 기존 운하 옆에 나란히 건설했다.

현재 파나마 운하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라 역시
미국이다. 미국이 물동량으로 1.7백만 톤이 지나가고 중국이 50만 톤
그리고 칠레가 28만 톤으로 되어 있다.
운하를 지나가는 데 8시간이 소요된다. 보통 선박당 통행료가 54,000달러 정도다.
크루즈인 경우 선박료에다가 객실이 몇이냐를 계산해야 한다.
터그보트료 13,000달러, 로코모티브 15,000달러 은행 수수료도 만만치 않다.
통행료 수입으로 파나마 정부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부자 나라가 됐다.
기술적인 면에서 어쩌면 104년 전에 만든 운하의 작동 시스템과 한 짝에 700톤이나 되는
수문이 고장도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작동하는 수문을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이 모두 입을 딱 벌리고 만다.
참으로 경이로운 역사다.

당연히 파나마는 미국의 보호아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중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이다.
파나마 시는 마치 뉴욕의 마천루를 닮았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젊은 친구가 사람들이
그러는데 마이아미 같다고 한단다. 그러고 보니 마이아미 같기도 하다.
그만큼 파나마가 번창했다. 시의 인구가 1백50만 명이다.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는 종업원이 1만 명이나 된다.
파나마의 주산물은 바나나다. 바나나 전량을 미국이 수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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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파나마 운하로 거대한 화물선이 지나가고 있다.

파나마 군 장교였던 노리에가가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가 당장 미군에게 체포되어
미국 법정에 선 일이 있다. 18년 형을 살고 2016년에 82세로 옥사했다.
중국이 니카라과의 호수를 가로 질러 운하를 뚫겠다는 계획을 세운일이 있다.
니카라과는 국토 중앙에 거대한 호수가 있어서 대서양에서 호수까지 운하를 뚫으면
문제는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말은 안 했지만 미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위였다.
케네디 대통령 시절 후르시초프가 큐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다가 한 대 얻어맞고
KO 당한 일이 있다. 그때 케네디 대통령이 한 말이다.
“뒷마당에 와서 장난치는 짓을 용납할 수 없다.”
중국이 니카라과에 운하를 파겠다는 것 역시 미국의 뒷마당에서 장난치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말로는 파나마 정부가 새로운 운하를 건설 했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미국의 손이
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2016년 6월 5억 3백만 달러를 들여 제3의 운하를 완공해 버렸다.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도록 거대한 운하를 완공했다.
이제 더는 새로운 운하 운운하는 소리는 잦아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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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를 건너고 나면 크루즈 선장으로부터 ‘파나마 운하 통과‘ 확인증을 받는다.
기념이기도 하지만 미국인들은 이런 사소한 일에도 즐거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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