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완두콩) 수프 앤더슨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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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5번 고속도로를 타고 LA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오다 보면 거의 다 와서
산타 넬라 휴게소가 있는데 그곳에 유명한 ‘피 수프 앤더슨 레스토랑’이 있다.
거기서 ‘완두콩 수프’를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앤더슨 레스토랑은 완두콩 수프로 잘 알려져 있지만 완벽한 가정식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으로도 유명하다. 완두콩 수프만 맛있는 게 아니라 빵도 맛있다.
레스토랑은 빵을 직접 굽는 빵집을 운영하는데 웨이트리스에게 부탁하면 유리창 너머로
대니쉬, 스위트롤, 브라우 니스 빵 굽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선물가게와 술집 그리고 여관(Inn)도 운영한다.
여행자들을 위한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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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레스토랑은 덴마크에서 이민 온 젊은 부부가 1924년에 문을 연 조그마한 카페였다.
위치도 덴마크 사람들이 모여 사는 솔 뱅크에 있었다. 가정식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유명세를 타기는 했으나 아내가 만든 완두콩 수프를 제공하면서 매력이 넘치는
자랑스러운 레스토랑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지금은 솔 뱅크 근처 101 고속도로 브엘튼과 5번 고속도로 휴게소 산타 넬라 두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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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레스토랑을 상징하는 거대한 덴마크 풍차가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먹거리를 제공하는
전통적 레스토랑인 것이다.
1930년대에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이어받으면서 “Pea Soup Andersen”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아들 로보트는 광고에 능해서 요리사가 등장하는 만화에 대한 권리를 획득한데 이어
만화에 등장하는 코믹한 요리사들이 망치와 끌로 완두콩을 쪼개는 것을 보여주어 인기를
끌었다.
코믹한 요리사들을 식당의 마스코트로 등장시켜 “Hap-pea”와 “Pea-wee”로 만들었다.
많은 미국인 여행객들이 피 수프 앤더슨 레스토랑에 들려 “Hap-pea”와 ”Pea-wee”가
그려있는 캐릭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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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지 못한다고 나와 누님도 LA에서 문학상을 받고 오는 길에
‘산타 넬라’ 휴게소에 차를 대고 앤더슨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레스토랑은 수십 년이 지나도 그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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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아침 점심 저녁을 다 써브 한다. 여행자들은 어떤 경우도 다 있기 때문이다.
대낮이 아침인 경우도 있고, 밤이지만 점심인 경우도 있고, 아침이지만 저녁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는 가다 오다 배가 곱아서 끼니도 아니면서 허기를 달래려고 먹는 사람도 있다.
라이트 밀(Light meal)이 그것이다. 가볍게 먹으라는 것이다.
양식은 한식과 달라서 먹으면 금방 꺼진다. 마치 보리밥을 먹은 것처럼 금세 소화가 된다.
미국인들은 항상 출출해한다. 스낵을 입에 달고 사는 이유다.
사이드 오더(Side Oder)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 역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거다.
우리는 사이드 오더에서 고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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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오더라고는 하지만 양이 많아서 우리에게는 벅찰 만큼 푸짐하다.
나는 피 수프와 크래커를 시켰다.
매일 신선한 수프를 무공해 자연산 재료에 화학 첨가제는 전혀 쓰지 않고
집에서 엄마가 끓인 수프처럼 끓인다고 했다.
여기에 금방 구워낸 말랑말랑한 대니쉬 빵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수프가 나오기 전에 사라드 디쉬가 나와서 참 반가웠다.
누나는 콘드비프 해쉬에 달걀과 해쉬 브라운 포테이토와 토스트를 시켰다.
비프 해쉬가 스테이크처럼 커다랗고 고기 덩어리 같아서 쿡이 잘못 알고 스테이크를 줬나
했더니 비프 해쉬가 맞기는 맞다.
양이 너무 많아서 먹기도 전에 비프 해쉬와 포테이토는 캐리온 박스에 반을 나눠 담았다.
푸짐하게 먹었지만 가격은 저렴했다.
내가 먹은 수프는 7달러 50센트, 누님이 먹은 디쉬는 5달러 99센트.
우리에게는 푸짐하지만 장정들에게는 말 그대로 ‘사이드 오더’인 간식이다.
가격이 싸다는 느낌이 드는 까닭은 역시 ‘사이드 오더’이기 때문이다.

1 Comment

  1. 엄 경옥

    2020년 1월 20일 at 2:04 오전

    지도에다 점 찍어 놓았어요.
    올 4월에 그곳을 지나 갈것 같아요.
    재미있는 글과 팁을 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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