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세태에 한국 식품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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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격리로 인적이 사라진 틈을 타서 야생 코요테가 샌프란시스코의 텅 빈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출근시간인데도 고속도로가 텅 비어 있다.
빈 고속도로는 처음 보았다. 마치 고스트 타운을 달리는 기분이다.

앞으로 한 달은 더 자택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한 달간 나가지 않고 먹고 살려면 식료품이 그만큼 있어야하겠기에 한국 식품점에 다녀오기로
했다. 뉴욕이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언 듯 듣기에 뉴욕은
살벌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뉴욕에 사는 한국 여자가 한국식료품점에 다녀와서 쓴 글을
읽었더니 식료품점에 손님이 북적대더란다. 마스크 하나 믿고 사람들과 부대끼고 왔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다는 글을 읽었다.

우리도 한국 식품점에 가기 전에 준비를 단단히 했다.
가게 문을 아침 8시에 연다니까 시간 맞춰 첫손님이 되기로 했다.
정시에 갔지만 우리 보다 일찍 온 손님이 괘 많았다.
젊은이들이 잠도 안자고 일찍 식료품 가게 먼저 들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어떻게 준비 했는지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있다.
우리도 며느리가 보내온 마스크를 하고 장갑을 끼고 식품점에 들어섰다.
속도전을 펼치기로 했으니 빨리 쇼핑하고 나올 참이다.
카트에 한국 배 4상자를 실었다. 후지 사과 30개 생강, 보라색 양파, 등
한 달 치 양식을 사려니 은근히 많다.

장보는 날로 화요일을 택한 이유는 주말에는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지 못해서 그렇지 주말 복작거릴 때, 손님 중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섞여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겁난다.
그 사람도 카트를 밀며 쇼핑을 했을 것이고 물건을 만졌다 놨다 했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고, 감각도 없으니 존재 자체를 알 길이 없다.
마치 하나님의 존재를 믿어야 하는 것처럼 바이러스의 존재도 믿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다녀간 공간에 가보기로는 한국 식품점이 유일하니 만일 2주 후에
코로나에 감염되었다는 진단이 나온다면 한국 식품점에서 걸린 거로 봐야 옳다.

뉴욕 병원 앞에는 시신을 보관하기 위한 냉동 트럭 85대가 대기 중이다.
1대당 시신 44구를 보관할 수 있단다.
시신을 넣을 플라스틱백이 없어서 홑이불로 둘둘 마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필요 없다더니 이제 와서 마스크 있는 사람은 써라다.
하다못해 마후라라도 쓰란다.
코비드-19로 병원에 입원하는 순간 친지 누구도 만날 수 없고 죽는다고 해도 장사도 치룰
수 없다.
알아두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 두어야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다 하면
유언장 쓸 기회도 없다.
어느 변호사가 그까짓 유언장 작성하려고 양성 감염자와 마주 앉겠는가?

전자현미경으로 보아야만 보일까 말까하는 미세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공포에
떨게 하고, 모든 걸 스톱 시키다니?
최선의 방법은 손을 씻어라, 모임에 가지마라, 집에 머물러 있어라 하는 거로 규결되었다.
손 씻기로는 어느 신부님이 강연에서 그러는데 자기는 하루에 30번 씻는단다.
하루에 30번을 씻으려면 자는 시간 빼고, 나머지는 16시간인데 신부님 말대로라면
매 30분마다 20초씩 씻어야 하는 거다.
신부님 말씀이니 안 믿을 수도 없고……
집에 머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허구장창 언제까지 집에 있으란 말인가?
기약 없는 정책에 우리는 지쳐간다.
지쳐가면서도 한 가닥 희망은 COVID-19도 페스트처럼 지나가는 급성전염병이다.
역사가 말해 주듯 전염병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참고 기다리면 COVID-19도 물러가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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