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의 첫 소설집이 출간됐습니다.
오랜 세월 벼르고 벼르던 소설집이 드디어 태어난 겁니다.
지난해 가을 출판하려고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놓고 줄다리기를 하느라고 해를 넘겼고,
해를 넘기다 보니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다시 편집을 새롭게 꾸미고
결국 일 년이 지난 지금에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의 규정에 준하는 기준은 모두 거절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만 하라고 했더니
브레이크가 걸려서 수개월 동안 줄다리기를 했던 겁니다.
책 사이즈부터 페이지 수량, 표지 디자인과 레이아웃, 심지어 도서 정가까지 내가 원하는
대로하자니 설득과 인내의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표지 그림은 Illustrate를 전공한 딸이 그렸습니다.
이번 소설집이 나의 첫 번째 소설집이기도 하지만 내 마음에 쏙 들게 꾸몄고,
그동안 써온 단편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실었습니다.
내가 맛있어하는 작품들만 추려서 담았는데 독자들도 맛있어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간절합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겠습니다.
내 이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고
좋은 말과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 가겠습니다.
홍영옥
2020년 11월 9일 at 11:35 오전
신재동 소설가님의 이민
소설집 “유학”
아주 재밌는 이민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