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때문에 벌어지는 황당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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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났는데 날씨가 춥다.

하는 수 없이 겨울 점퍼를 꺼내 입었다.

아침 신문에 미국 텍사스주를 위시해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단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서늘하다 못해 춥다.

한국도 무더위로 곤욕을 치르는데 나만 춥게 지내는 것 같아서 조금은 미안하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지 더운 한국에서 별별 희한한 일이 다 벌어진다.

분당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벌어져 시민 14명이 상해를 입었다.

날이 더우니까 20대 젊은이가 회까닥한 모양이다.

삶 속에서 무엇인가 억울하다는 생각의 표출이 “다 죽여버리겠다”로 나타난 모양이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청년 간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똑같이 표결을

하냐”는 아들의 말을 언급하며 “합리적”이라고 해 ‘노인 폄하’ 논란을 빚었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니까 잠시나마 회까닥해서 아들의 말이 합리적으로 들렸던 모양이다.

교수까지 지낸 분이 아들의 말이 부적절하다고 깨닫는데 사흘이나 걸린 것이

날씨가 더워서일 것이다.

 

노인회 회장님도 그렇지, 김은경 혁신위원장 사진이나마 뺨을 때려야 속이 시원하다니?

참으로 별난 속도 다 있다. 속이 안 풀린 까닭은 날씨가 더워서일 것인데 엉뚱하게

여자 뺨이나 때리면서 속이 풀린다니 이것도 날씨가 더워서 잠시 헷갈렸을 것이다.

정치는 무슨 정치! 집에서 아들 교육이나 잘 시키라고 했었으면 좋았을 것을.

 

무더위의 극치는 엉뚱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 벌판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더위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간척지 벌판에서 4만 3,000여 명이 야영 행사를

하다 보니 한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피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최대 4,000명의 대원단을 파견한 영국·미국·캐나다 등 각국 정부도 이날 주한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안전조치를 확인하는 등 사실상 항의했다.

 

여의도 3배(8.84㎢) 규모의 간척지에 들어선 대회장은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다.

조직위가 덩굴 터널 7.4㎞와 그늘 쉼터 1,720곳을 만들었지만, 수만 명이 더위를 피하기엔

역부족이다. 대원들은 행사장 중 유일하게 에어컨이 설치된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에

몰렸지만 환자 수용만으로도 비좁았다.

대신 에어컨이 나오는 기념품 가게와 편의점만 북적였다.

 

대회 직전 폭우로 대회장 곳곳이 습지인 데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모기와

화상벌레(청딱지개미반날개) 등 날벌레도 창궐하면서 벌레 물림 환자도 급증했다.

벌레 물림 318명, 온열 질환 207명 등 99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날씨가 무덥다 보니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진다.

이게 다 무더운 날씨 때문이라고 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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