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의사 장인환, 전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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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국문인협회 주관으로 LA에서 문학 캠프가 열린다는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문학 캠프에 초청 강사로 박덕규 교수가 초대되었다는 소식도 신문에서 읽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샌프란시스코와는 멀리 떨어진 LA에서 벌어지는 일이라서

크게 관심은 두지 않았다.

 

23일 문학 캠프가 끝난 후 일행은 대형 관광버스를 타고 23일 문학 여행길에 올랐다.

LA에도 관광할 곳은 많지만 멀리 샌프란시스코로 온다고 했다.

원래 샌프란시스코는 관광도시니까 당연히 스케줄을 그리 잡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문학 여행의 필수 코스인 존 스타인벡 문학관을 관람하는 목적이 있었다.

 

나는 오전에 카이져 병원에 예약이 되어 있어서 병원으로 달리는 중이었다.

카톡이 울린다. 열어보니 박 교수한테서 온 카톡이다.

선생님 샌프란 계신가요? 지금 샌프란입니다

어느새 일행이 샌프란시스코에 온 모양이다.

지금 병원에 검사받으러 가는 중입니다. 다녀와서 전화드리지요

운전 중이라서 간단하게 주고받았다.

 

오후에 전화해도 관광길이 바빠서인지 받지 않았다.

돈도 안 드리고 부담 없이 의사를 주고받기에는 카톡만큼 편리한 통신수단도 없다.

교수님 호텔에서 찾아뵐까 하는데요. 몇 시쯤 호텔에 도착할 것 같나요?”

“7시 반 이후 도착할 것 같습니다. 나오실 때 지난달에 출간한 청년 의사 장인환, 전명운

몇 권 가져오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일찌감치 크라운 프라자 호텔 로비에서 기다렸다.

 

아닌 게 아니라 대형 관광버스가 호텔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박 교수만 빼놓고 처음 보는 분들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리나스에 있는 존 스타인벡 문학관은 휴관이어서 그만 안타깝게도

관람하지 못했단다.

문학관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문을 닫았다가 이제 겨우 열었는데 관람객이 적어서

, 화는 닫는 모양이다.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호텔 로비에서 조그마한 문학 모임? 같은 게 열렸다.

마침 내가 가져온 새 책 청년 의사 장인환, 전명운을 나눠 보면서 책의 출간 동기며

과정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을 펴내야 했던 이유는 책의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다.

 

청년 의사 장인환, 전명운은 일본인보다 더 일본에 충성한 미국인 스티븐슨을 저격한

두 청년 의사의 이야기이다.

스티븐슨 암살은 세계에 대한제국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미국에 많은 한인 단체들을

하나의 국민회로 통합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독립 투쟁의 길을 열었다.

장인환 의사의 스티븐슨 저격 사건 이전만 해도 독립운동으로 의병은 많이 일으켰으나

개인이 독립운동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장 의사가 그 표상을

보여줌으로써 애국자들에게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1908323일에 일어난 스티븐슨 저격 사건은 그 이듬해인 19091026일 벌어진

하얼빈역 플랫폼에서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로 이어졌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전명운 의사와 함께 공립협회 회원이었던 이재명 의사가

19091222일 명동 성당(종현천주교회당: 鍾峴天主敎會堂) 앞에서 이완용을 비수로

찌른 사건도 모두 스티븐슨 저격 사건을 보고 자극받아 일어난 일들이다.”

 

책 내길 잘했다는 생각에 돌아오는 발길이 가볍다.

발걸음이 가벼운 까닭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해냈다는 뿌듯한 마음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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