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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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간 한반도를 가장 괴롭혔던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과 울타리를 마주하고 있으니 운명이라면 운명이고 숙명이라면 숙명이겠지만

중국은 우리에게 우호적이라기보다는 늘 괴롭히는 조폭 두목 같은 존재였다.

오죽하면 조선은 생존 전략으로 사실상 무력을 포기하고 중국 밑으로 들어갔을까?

그에 따른 피해나 수모도 전쟁 못지않게 고통스러웠다. 처녀들을 바치라, 금을 바치라,

은을 바치라, 사냥용 매를 바치라, 말을 바치라는 등 조공 요구는 끝이 없었다.

바치라는 단위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중국인들은 뇌물을 주면서까지 조선에 가는 사신이 되기를 원했다.

조선에 와서 금과 은을 내놓으라며 부린 행패는 끔찍한 재앙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어진 세종대왕도 중국 사신이 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 않더냐.

조선이 미국에 외교관을 파견하자 가로막고 미국 대통령도 만나지 못하게 방해했다.

20대 중국 애송이가 조선에 와서 대신들을 때리고 조선 왕 위에 군림하기도 했다.

중국의 간섭과 행패로 조선은 한순간도 빛나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국은 미국과 수교한 지 겨우 120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 120년 사이에 일궈낸 역사는 지난 2,000년 동안 중국과 수교하면서 얻어낸 역사와는

비교가 안 된다.

언더우드, 아펜젤러, 스크랜턴과 같은 선교사들이 한국인을 위해서 뼈를 이 땅에 묻었으며

가장 희망 없는 나라에 와서 자신과 가족의 모든 것을 바쳐 희생했다.

이들이 세운 학교와 병원은 지금 우리나라의 한 뼈대를 이루고 있다.

 

로제타 홀 여사는 가족 전체가 한국에서 봉사하다 전염병으로 남편과 딸을 잃었다.

둘을 한국 땅에 묻고도 한국을 떠나지 않고 “한국에서 더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고대 병원, 이대 병원을 세우는 등 43년간 봉사하다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죽으면 한국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 지금 서울 양화진엔 홀 여사와 아들 부부까지 5명이 묻혀 있다.

고개가 숙여지고 목이 멘다.

 

우리는 중국과 2,000년 이상 관계를 맺어왔지만, 미국 선교사들과 같은 도움을 준 중국인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중국의 억압과 행패만이 기억에 남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불과 120년 관계를 맺은 미국은 세계 변방의 이 나라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도움을 주었다. 우리와 함께 피 흘려 싸우고, 식량을 주고, 돈을 주고, 미국으로 불러

들여 가르쳐주었다.

우리가 지금 세계 10위권 국가가 된 것은 우리 지도자들과 우리 국민의 노력 덕분이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마침내 중국에서 벗어나 미국을 만났다는 우리의 역사적 선택과

행운이 있다.

 

한국은 과거와 차원이 다른 나라가 됐지만, 중국은 한국과 맺은 관계를 과거 조선과

맺었던 관계로 고착시키려 하고 있다. 지금도 조공 받던 시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 대통령 특사를 중국 지방 장관이 앉는 자리에 앉히지를 않나.

시진핑은 미국 대통령에게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였다”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지를 않나.

주한 중국 대사는 계속 부국장급 정도의 하급 관리를 보내고 있지 않나.

이 모든 것은 의도하고 계산한 행동이다.

 

‘세 살쩍 버릇 여든이 돼도 못 고친다’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중국은 영원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꿈속을 헤매는 중국이 마치 우리의 파트너인양 시진핑 앞에서

고개 숙이던 전 대통령을 보면서 우리 국민은 얼마나 비통했던가?

이제 중국은 우리와 1:1 대등한 관계다. 마치 미국이 우리와 1:1 대등한 관계인 것처럼.

 

(조선일보 주필 양상훈의 글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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