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종말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81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77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요즘 ‘여든 살은 새로운 마흔 살(80 is the new 40)’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의료 기술 발달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60~70대를 넘어 80대에도 활력 넘치는 삶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 같은 ‘어르신 청춘’ 풍조가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연 늙은 청춘인가?

 

지난번 유세에서 “바이든은 대통령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트럼프가

꼬집었다. 아닌 게 아니라 바이든은 걸을 때도 넘어질 것처럼 조심조심 걷는다.

대통령 1호기의 트랩을 오르내릴 때 2번이나 넘어진 일도 있다.

그동안 바이든은 말실수가 많았다.

말실수라고 받아넘기기에는 그의 나이에 비해서 적절하지 못하다.

“바이든은 나이가 너무 많다”고 염려하던 트럼프가 요즘 들어서 고령 탓으로 의심되는

말실수가 잤다.

 

‘아이오와주 수시티시’ 집회에서 연설하면서 “수폴스시 여러분”하는가 하면(수폴스시는

사우스다코타주에 있는 도시다.)

또 다른 집회에선 대선에서 자신이 대결한 적도 없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을 착각한 것이다.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하머스로 거듭 잘못 발음하기도 했다.

고령인 트럼프는 2016년 유세 때의 혈기 왕성한 트럼프가 아닌 것이 드러났다.

 

이런 와중에 늙은 세포만 제거하는 제노제라는 치료법이 등장해서 화제다.

미국 미네소타대의 커크우드 박사팀은 늙은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제노제(除老劑)라는 개념을 제시하여 학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암 치료의 핵심이듯이, 늙은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개체를 회춘시킨다는 방법이어서 논리적으로 명료하고 효과 평가가 확실하게

보인다.

바이든이나 트럼프 같은 인물들의 귀가 번쩍 티일 것이다.

 

지금까지 노화 세포는 세포 사멸 저항성이 있어서 노화 세포 선택적 제거는 효과적이지

못하며 현실적이지 않다고 봤다.

그런데 커크우드 박사팀은 노화의 중요한 요인인 P16 유전자가 과발현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안을 개발했다.

이를 동물에게 적용한 결과, 늙은 개체의 활동성이 커지고 외모가 젊게 달라졌음을 발견했다.

 

거듭된 실험 결과 대단위 물질 스크리닝을 통하여 노화 세포 사멸 저항성을 와해하는

물질을 찾았고, 이어서 세포를 효율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약제를 찾았다.

둘을 병용하는 방법으로 퀘르세틴과 다사티닙 성분의 조합을 발견했다.

이후 유사한 여러 조합 약제가 연이어 개발되고 있다.

 

개체 노화의 주범이 결국은 세포의 노화임이 밝혀지면서, 제노제는 늙은 세포를 제거하여

개체 수명을 연장하고 활동성을 증대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노제 연구는 아직 기초 단계이기 때문에 바로 인체 적용 가능성을 거론하기는 아직 이르다.

더욱이 제거된 늙은 세포를 대체하기 위한 젊은 세포의 지속적이고 충분한 공급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특정한 약물을 사용하여 늙은 세포를 제거하여 개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세상이

머지않아 도래할 날이 있을 것 같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진짜 젊은이인지 가짜 젊은이인지 알아내는

기술이 있어야 온전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사람인 줄 알고 결혼했다가 재생품이면 어떻게 하나?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