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삶이 만연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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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해서 결혼한다는 이야기는 옛말이 된 세상이다.

더군다나 실연으로 자살했다는 말은 고전에서나 찾아볼 일이다.

갈수록 인기를 끄는 데이팅 앱은 연애 종말 시대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성인의 약 절반 이상이 데이팅 앱을 사용해본 적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용자 중 적은 숫자만 데이팅 앱을 통해 진지한 연애 관계를 맺는다는 통계가 있다. 스마트폰에서 쓱쓱 화면을 넘기며 이성을 찾다 보니 만남의 무게가 가벼워졌다는 얘기다.

진솔한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도 된다.

결국 연애도 결혼도 안 하는 미국인들은 점점 더 혼자가 되어 간다.

 

중년이나 노년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사는 중년 남성은 자녀가 셋 있지만, 따로 산다.

혼자 살면서 친구들과 연락하고 지내며 고독감을 털어내려 애쓴다.

외로운 삶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먼저 1인 가구가 많아졌음을 들 수 있다.

1960년 미국 전체의 13%를 차지했던 1인 가구는 202229%로 증가했다.

미국인 10명 가운데 3명은 혼자 살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혼자 사는 노인이 많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2020년 퓨리서치센터가 130국의 거주 방식을 조사해보니 60세 이상인 사람 가운데

혼자 사는 비율이 평균 16%였지만 미국은 27%로 훨씬 높았다.

미 인구조사국은 혼자 사는 65세 이상 미국인이 1,400만 명에 가깝다고 집계했다.

 

사람을 대면하기보다 소셜미디어에서 교류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외롭다는 감정을

더 많이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 예방 의학 저널에 따르면 하루 두 시간 이상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는 사람은 30

이하로 접속하는 사람보다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소셜미디어에 의지할수록 외로움이 커진다는 얘기인데,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는

미국 성인 비율은 20055%에서 201980%로 높아졌다.

 

강한 소속감을 갖게 하는 종교 활동도 줄었다.

오피니언리서치센터는 2020년 미국 성인의 종교 참여도가 47%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1937년 통계를 낸 이래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1999년만 해도 미국 성인의 70%가 교회 등 종교 단체에 속해 있었다.

 

외로운 삶도 담배만큼이나 몸에 해롭다.

무려 84년 동안 좋은 인생의 비결을 좇은 연구가 있다.

1938년 하버드 의대 성인발달 연구팀은 당시 만 19세였던 하버드 학부 2학년생 268명을

모집했다. 이후 보스턴시 빈민가 지역의 10대 후반 456명을 추가해 모두 724명의 삶을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했다.

대조적인 두 집단의 삶은 저마다 흘러갔지만, 이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된 결과가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은 재산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사람과의 따뜻한 관계라는 것.

 

로버트 월딩어(72) 하버드 정신의학과 교수는 이같은 연구 내용을 집대성한 책

굿 라이프(The Good Life)를 발간했다.

월딩어는 2005년부터 연구팀을 이끄는 네 번째 책임자다. 그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간관계는 몸과 마음 모두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

건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헬스클럽을 찾는 것처럼, 관계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경제적 안정은 행복의 중요한 조건이지만, 근본적인 비결은 될 수 없다.

일정 수준부터는 돈이 행복감을 높여주지 못한다.

돈보다는 아끼는 사람과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행복엔 더 중요하다는 것과

얼마나 많은 친구가 있느냐보다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중년에 접어들어서야 인간관계 대부분이 직장이나 자녀 위주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소셜 네트워크(SNS)도 상호작용하는 데 사용된다면 행복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

하지만 수동적으로 소비한다면, 오히려 불행해지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온라인 시대를 맞아 음식 배달이나 쇼핑까지 혼자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유통구조 발달은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더욱 차단한다.

 

건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할까.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가볍게 다가가서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슈퍼마켓 계산원이나 버스 운전기사와 웃으며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된다.

타인이나 친구를 만날 때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두고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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