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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정주영 손자, 재벌도 사회에 섞이려고 노력해야…밑바닥부터 일해야 - 조호진의 세상만사
정주영 손자, 재벌도 사회에 섞이려고 노력해야…밑바닥부터 일해야

정경선루트임팩트

“재벌가 자제들도 어쨌든 이 사회의 일원이니, 한국 사회에 섞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밑바닥부터 일을 해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돕는 비영리 단체 루트임팩트의 정경선(28·사진) 대표는 2일 프리미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부자 조상을 만난 덕택에 재벌가의 후손들이 손쉽게 대기업의 임원과 경영진에 오르는 세태를 이렇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7남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외아들이다. 정 대표는 “재벌가 자제들이 유학 갔다와 컨설팅 기업이나 IB(투자은행)에 들어가니 현실과 격리된 그들만의 사회에 살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사회의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이나 공감대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가 일원이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되려는 노력을 당연히 해야 하며, 어떻게 보면 그것이 그들의 성공의 키(key)”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나중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물려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지분 상속과 납세는 다른 재벌가나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정 대표에게도 뜨거운 감자로 등장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상속이 어떻게 될지는 철저하게 아버지 마음”이라면서도 “다만 상속을 받을지라도 불법이나 탈법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게 너무나 당연한데 얘기하는 것 자체가 새삼스럽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재벌가의 지분과 경영 확보에 대해서도 “경영을 잘 해서 인정을 받으면 주주들이 인정한다”며 “지분 확보를 위해 아등바등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보통 재벌가와는 다른 정 대표의 인식은 그의 삶의 궤적과도 연관이 깊다. 정 대표는 청운중, 경복고 같은 공립학교를 나왔다. 정 대표가 중·고등학교를 다닌 시절은 특목고 열풍이 거세게 불 때였다. 정 대표는 특목고는 고사하고, 재벌가에서 흔한 외국 유학 한 번 다녀 오지 않았다.

“글쎄,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남들 다니는 대로 다녔다. 다만 부모님은 ‘항상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셨다.”

정대표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자신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건 인지했다. 할아버지가 소떼를 몰고 갈 때, 친척과 같이 판문점에 갔다가, TV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기도 했다.

정 대표는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남 다르게 자신을 대하는 것을 느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친구는 혼날 때 정 대표는 꾸지람을 받지 않았다. 정 대표는 “학교 다닐 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구들이 무시를 당하고 성실하고 착한 친구가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도 보았다”며 “이러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데 특권을 당연히 여기는 분들을 보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은 정 대표의 대학 동아리로 연결됐다. 그는 고려대 재학시절 문화기획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아마추어 음악인을 위한 콘서트, 미대생들의 졸업전시회 작품을 살 수 있는 전시회를 지원하기도 했다. 일종의 사회공헌활동인 셈이다.

“미대생을 돕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려면 200 만원이 필요했는데,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아버지에게 요청해 받았다. 돈을 갖고 전시회 하나하나를 신경 써 전시회 작품은 적은 금액이지만 모두 팔렸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는 자신의 역할과 한계를 깨달았다.
“재벌이라는 배경을 활용하면 곤란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하지만, 돈만 있다고 해결할 수는 없고, 직접 내가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 대표는 부모님에게 사회적 기업의 재정지원·경영자문·네트워크연결 등을 돕는 비영리법인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렇게 루트임팩트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이 2012년 탄생했다. 루트임팩트 자금 조성에 아버지의 지원과 정 대표 자신의 은행 융자도 포함됐다.

“어려운 사람들이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 정치도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겠지만, 나는 기업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정 대표는 전 세계의 빈곤, 소외 계층의 부실한 의료 체계에 신선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아쇼카를 주목한다. 그라민 은행의 설립으로 20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무하마드 유누스가 아쇼카의 펠로우이다.

“아쇼카의 창립자 빌 드레이튼이 제 역할 모델입니다. 자본주의 4.0 시대에 맞춰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도 전사적으로 진행하면, 장기적으로 주주와 기업에게도 이익이 된다. 기업이 등 떠밀려서 하니까,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 받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의 무료 혹은 저가 인터넷 보급 사업, 창업으로 1조2000억원을 번 사업가 토니 셰이의 라스베이거스 재건축 사업 등은 단순히 기업의 사회 환원 차원이 아니라, 경영에도 도움이 되기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정 대표는 지적한다. 루트임팩트의 모금을 위해 정 대표는 친척, 기업의 사주, 임원, 정부 인사 등을 두루 만난다.

“모금을 위해 만났던 한 공무원이 ‘대표님이 오히려 저희한테 돈을 주셔야 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어떤 분은 ‘필요하면 너네 아빠한테 받으라’고 하시기도 하셨죠. 거절도 많이 받았습니다.”

끝도 없이 생기는 사회 문제와 자신의 배경 사이에서 고민하던 정 대표에게, 록펠러 가문의 일원인 웬디 오닐이 “물론 우리는 풍족하지만, 사회 문제 전체는 거대해서 그 이상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시한다. 기업은 주주를 위해서 경영한다. 아직까지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한 현안은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도전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기업·개인 독지가가 감당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정 대표는 민간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정 대표는 “빌 게이츠가 교육 문제 하나만 해결하려 해도 너무 커서 못한다”며 “모든 사람이 사회 현안의 해결자가 될 수 있다는 아쇼카의 ‘체인지메이커(change maker)’ 정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1 Comment

  1. 돌새 노석조 기자

    2014년 10월 20일 at 8:09 오전

    대단한 분이네요. 사진으로나마 얼굴 한번 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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