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울면서 얼굴로는 웃는다는 것은 [블로그비망록 No.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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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마음으로 울면서 얼굴로는 웃는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되도록이면 상대방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마음을 쓰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다. 그렇다면 극한 재난 상황 하에서 어떻게 이처럼 감정 제어가 가능한 것일까?
문득 지난해 초가을 일본 초카이산(鳥海山)에서 만난 하타나키氏를 떠올렸다. 그는 일본인 산악 가이드로 우리 일행의 초카이산 산행 시 선두 대장을 맡아 산 길을 안내했다. 본격 산행에 앞서 몇가지 당부의 말을 조곤조곤하게 전하는 그의 태도와 몸짓, 언행에서 일본인 특유의 몸에 밴 공손함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걸음걸이는 마치 물 위를 걷는 듯 독특했다.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뿐사뿐 가벼웠다. 너나없이 흉내내 보았지만 어림없다. 그의 신통방통한 걸음은 산행 9시간 내내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일정했다.
산길을 걷다가도 다른 산객들의 기척만 들려도 길 가장자리로 비켜서서 기다렸다가 진행했고 좁은 숲길에서 옷깃만 스쳐도 자동적으로 ‘스미마셍’이 튀어나왔다.
궁금해서 물어봤다.
“저벅저벅 묵직하게 걷지 않고 사뿐사뿐 가볍게 걸으면 무릎 연골도 아낄 수 있으며 발자국 소리나 흙먼지를 일으키지 않아 함께 걷는 일행들에게 폐를 덜 끼치게 되지요. 또 우리는 친구들이나 가족이 함께 길을 걸을 때도 나란히 서서 길을 독차지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한 줄로 걷거나 아니면 제자리에 서서 지나갈 길은 터 놓습니다.”

카스톱님의 ‘겉과 속이 다르지 말입니다’ 중에서
blogs.chosun.com/cha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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