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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암을 이긴 그녀의 행복한 일기 - 나는 암이 고맙다
암을 이긴 그녀의 행복한 일기

웃음보따里 회원 중 한분의 글을 본인 허락을 받아 올립니다.가평 북면의 하늘마루라는 펜션을 운영하는 분입니다. 이 펜션은 건강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장기 체류하기에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분은 그곳에서 건강을 되찾고 싶어하는 분들을 음으로 양으로 돕고 있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돌이켜보면 하루 하루를 바쁘게,
아니 너무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며 더 잘나기 위해 더 잘난척 하기 위해
앞만 보고 걸어갔습니다.
나 하나 잘되자고 살아온 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저희집 가장노릇을 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보란듯이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결과는 좋았습니다. 하는 일도 잘되고 주위에서 인정도 받고
소위 부르조아처럼 어느 재벌집 딸 부럽지 않게
돈도 흥청망청 써보았습니다.

세상의 주인공은 오로지 저 혼자인 것 같았습니다.
세상이 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31살…

… 난소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늘이 원망스러웠고, 부모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주위 분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이며 항암치료가 신속히 이루어졌습니다.
병원이 싫었습니다.
이리 저리 둘러봐도 저 보다 어린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서글프고 북 받쳐오는 설움에 나오는 건 눈물뿐이었습니다.
엄마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이미 엄마의 눈이 빨개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물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입니다.
제 앞에선 도저히 눈물을 보일 수가 없었다고…
그러면 내 딸 더 힘들어 하니까….
그 때 흘린 눈물이 너무 많아 엄마는 시력을 많이 상하셨습니다.

항암은 지독했습니다.
내 몸의 멀쩡한 장기들까지 다 파먹어가는 느낌,
그냥 포기하고 죽고만 싶었습니다.
도저히 6차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몸에 찌릿 찌릿 전기가 통하는 느낌…
잠을 청할 수도 그렇다고 깨어 있기도 힘들었습니다.
엄마는 구토때문에 화장실까지 간신히 기어가는 저를 보며
"도저히 난 너 앞에 보낼 수 없다. 나도 따라간다"고 하셨습니다.
울었습니다. 안될 말이지요.

그렇게 하루 하루… 긴 터널을 지났습니다.

그렇게 2년… 회사에 복직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어느새 그 총명한 아이는 독한 항암제와 함께
자신감을 많이 잃어버린 상태였습니다.
옛말 하나 틀린 것 없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

맞습니다. 저는 다 잃었습니다.
사람도… 자신감도…재물도…
많이 슬펐습니다. 더 괴로웠습니다.
심한 우울증에 사람들 만나는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모두들 내 뒤에서 수근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잘 난척 하더니만… 쯧쯧쯧’
안 하려해도 자꾸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예전이라면 절대 못 했을텐데 홀로 등산을 했습니다.

정상에 올라보니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저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였습니다.
말로 다른 사람들 가슴에 못을 많이 박았더랬습니다.
그것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절을 찾아서 기도하며 많이 울었습니다.
부처님께 도와달라, 살려달라 매달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맘이 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 맘속에 못된 응어리들이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었습니다.

산이 좋았습니다.
자연 속에 있으니 나라는 존재는 티도 안나는 존재였습니다.
항암 치료중에 어떤 지인이 제게 말했습니다.

"지금은 갈 때가 아닐거예요.
너무 열심히 살다보니까 하느님이 잠시 쉬어가라고
브레이크를 걸어 놓으셨을겁니다. 더 많은 일에 써먹으려고요."

그 분은 독실한 크리스찬인데 그 당시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1년이 넘게 아침마다 희망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셨던 분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지금까지 너무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제가 단지 가벼이 여기고 깊이 생각하지 못했을 뿐,
받는데만 익숙해져 있었으니까요.

보답하고 싶습니다.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불교에 ‘업장소멸’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쁜 짓을 많이 하면 업이 쌓이고 소멸을 위해
모든 허물을 지성으로 참회하는 것입니다.
알고도 범하고,모르고 범하기도 한 모든 허물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깊이 참회하여
선행을 닦는 것이지요.

제가 그렇게 해야합니다.
저는 지은 죄가 너무 많아서 그것을 다 갚으려면,
얼마가 걸릴지 모릅니다.
그래서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아픔과 고통의 시간 이후 7년이 지났습니다..

그옛날 받았던 많은 사랑…
다 돌려주고 싶습니다.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웃음보따里에 발 딛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고 또 행복합니다.

….

….

역시 저는 참말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강원도 삼척 출생. 강릉고 졸업 -서울대 외교학과 대학원 졸업. -1991년 조선일보 입사 -2012년 헬스조선 입사. 現 취재본부장 겸 헬스 편집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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