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준비하며

  • 설이가까와오는데난시집의둘째며느리에
  • 친정의위로오빠들과밑의여동생들로중간입장이니
  • 딱히준비할것도없는설이지만몸으로준비하는설은아니더라도
  • 주위의많은식구들로마음은분주하다
  • 아파트한단지거리에서사는친정엄마야맨날놀고먹는딸로
  • 일에서도제외시켜주는것을딸에대한사랑으로
  • 여기시며잰뭘못한다느니잰안한다느니하시지만
  • 못하긴뭘못해아들딸다성장시킬동안난뭐손묶어놓고살았나하면서도
  • 일에다가가지않는못된버릇은몸에익숙하다

  • 그옛날나어렸을때는설이다가오면
  • 우리친정엄만늘설준비로이불빨래부터시작하셨다.
  • 지금이야가볍게시도때도없이
  • 날씨에따라기분에따라큰용량의세탁기에돌리면된다지만
  • 예전은하얀옥양목(?)이라는생각도가물가물한하얀천에
  • 손빨래로커다란솥에떡비누비벼대어푹푹삶아
  • 밥풀풀어빳빳하게풀먹인다음의천조각꾸김살없이하는다듬이질이였다
  • 밤늦도록마주앉아친정엄마와일하는언니리듬타며따닥따닥다듬이질하던소리아득하다.
  • 다듬이방망이소리나면동네에서는저집이불빨래했구나했지
  • 아마지금그렇게한다면경찰신고들어갈껄
  • 짝펴지는다듬이질을중간중간하며말린다음안방가득놓고이불꿰매
  • 장농에색동요를비롯하여색색들이차곡차곡채워놓는일부터
  • 우리친정엄마설준비하신것으로생각이난다.
  • 그땐우리집에드나드는머리에이고다니는광주리장사아줌마들의
  • 지금으로말하면아르바이트용이었다.
  • 아마그아줌마들도설대목으로이집저집돌며이불빨래
  • 설준비를도와주며이집이야기저집이야기옮겨주었던것같다
  • 그때들은종로언저리에살았던유명인들의이야기를하면
  • 비밀폭로가되겠지아~~그사람지가큰부인이라하지만사실은첩이야라든가
  • 음누구집에그옛날도덕군자노릇하던어느장관이드나들었다든가아,,,

  • 핫~~이러면좀살았다고자랑이되나???
  • 그럼~~서울하고도한복판한옥에살았으니뭐~~~그런대로…ㅋ

    꼬신내나는빳빳한하얀이불은지금은특급호텔에나있지아마~~

  • 이불속에들어가면바스락바스락소리나던그소리그립다.

  • 친정아버지께서종로와명동에서가게를운영하셨으니고향못가는점원들과

    공장직원들까지먹일생각에가래떡몇말인지커다란

    양푼이몇개였더라아떡썰다친정엄마는손에물집생겨서

  • 손아파서반창고부쳐가며설준비하셨던것이생각나는것을보면

  • 무지하게썰어댔던것같다.

  • 지금은사진과같이작게만들어5개씩묶어냉동에넣었다가

  • 떡국끓일적마다하나씩꺼내그때끄때썰어끓여먹는데에…호오!!

  • 집이인사동이니안국동에자리했던종로경찰서에근무하던

    형사아저씨도지나가다집에들려떡가래하나집어먹으며

  • 하얀공주공주하며뽈잡고흔들던김형사아저씨

    요아저씨지금생각하면설날아는집찾아돌며봉투뜯어내던

  • 짭새경찰???,,,,.ㅋ

  • 아버지하시는말씀

  • "그놈떡값으로몇푼줬지"하는말씀자주하시던생각이난다.

    아버진검찰에친구.경찰에친한인맥맺으며장사하신듯

  • 지금생각하면뇌물공여죄???.ㅋㅋㅋ

  • 지금은쉬쉬하고뜯어가겠지만그땐뭐어당당하게주고받는사이였던것같다

    김형사아저씬내결혼식까지와서꼬맹이였던것이

  • 시집간다고까지한기억이나는것을보면

    꽤나친분을맺었던것같다—이것도명절하면생각나는것

  • 서울을중심으로사는작은집들이라도이틀전부터다함께모여설준비하면

  • 누구누구방할것없이식당방까지꽉꽉차며

  • 장농에빨아놓았던그이불전부꺼내덮었던것같다.

    설음식준비하는동안의이야기중심에있던우리친정엄마께서는

  • "자네들은시집살이안해봐서모르지"하시며

    난이렇게살았다저렇게살았다이야기꾸미는것이소설몇권의분량이셨다,

    설빔~~그렇지설빔이있었지

    한복입을설날날짜못맞출까봐지금의인사동뒷골목의한복집에드나들며

    재촉하시던엄마우리엄만늘한복을입고계셨다

  • 그래서기생인가하는말씀도들으실만큼화사했나아???.ㅋㅋㅋ

  • 엄마쫓아한복만드는집쫓아가서한복짜투리색색으로얻어와서

    상자에보물처럼간직했던기억이~~

  • 참그거다어떻게했더라아???

  • 오랜동안끼고있었던것같았는데에

  • 그당시는문턱넘어드는부엌인데도어른들은한복입고잘도넘나들며

    아침제사상올리고방마루할것없이꽉꽉찾던식구들의식사준비로대단했다.

    식사준비하시던작은엄마들께서는이젠70들이넘으셨고다생존해계신다

    아버지9남매중그러고보면작은아버지한분빼고다생존해계시고다아~무탈하시니

    장수하는집이라할수있겠다.

    아침상물리면설겆이는마당한가운데로나왔다

    뜨거운물연방퍼다나르며김모락모락나는중에작은엄마들께서는

  • 한복에하얀고무신의버선에물기하나튀기지도않고그많은설거지다하신다

  • 아버지형제9남매이시니식구들이그밑의아들딸들까지어마어마했지.

    그많은설거지다하시고그리고도점심과저녁그리고

  • 밤이되어야각자집으로돌아가시고

  • 집에는할아버지할머니그때까지어린고모둘만이남아늘하룻밤더주무시고가셨다

    그다음날은음식과자식들에게받은용돈에또바리바리싸가지고집으로돌아가신다.

  • 그렇게잘지낸것같은설날임에도몇일지나면집안분위기가묘해간다

    문제는집으로가신할아버지할머니에게뭔뒷담이들어갔는지

  • 이상한불화가시작된다

  • 꼭그중심엔노인들사시면얼마나살겠냐역성들고나오는

  • 자식노릇제대로하지도않는한작은아버지의부추김이한몫하셨지이!!!

  • 늘짜증달고다니던막내고모도두몫하공~~

  • 아직두이작은아버진그작은아버지집안의문제중심에있단다..참나~

  • 어른이이말저말다눈감고침묵하고계셔야일이무마되는데

  • 이건사사건건그동안설날에있었던일들을하나하나되짚어사건만들어

  • 기껏몇날며칠힘들여서설지내몸과마음이아스라진듯지쳐있던우리친정엄마

  • 분한마음제어못하고끙끙앓게하셨다

  • 그러니우리친정엄마맏며느리의고달픔으로우리자매들

    맏이만아니면무조건서둘러시집보내셨으니

    친정엄마의탁월한선택으로하나같이시집살이면제!!!…ㅋ

  • 집안이조용하고형제간의우애가있게하려면

    섭한생각이들어도침묵하고있어야하는노인이문제다

    지금생각하면두분은관심에서벗어난설차림이였다고생각하셨기때문이였을까???

  • 지금도의문이지만돌아가신분들에게따질수도없는일이공…ㅋ

  • 문제만들어형제들을흔들어놓으셨던것같다라는생각은

    두분돌아가시고나니집안에문제될것이없이친정아버지엄마중심으로

    형제간의우애자랑하시며장수들하셨던것을보면그렇다.

  • 요즘의집안문제는이제홀로남으신친정엄마이시다

  • 매일아프다하고못마땅한표정에옆에있는사람들불편하게하신다.

  • 처음현관문들어서면기운없이내다보시다가

  • 그것도잠시쇼파에앉혀놓고그때부터그간전화왔던일들

  • 어느집에어떤일들을슬슬풀어놓으시며소설같이엮어가신다

  • 그럼눈길은총총해져가며기운없었던음성에힘이들어가계시다

  • 중간에어떤말로도짤라먹지못하게다풀어내셔야하니

  • 그러고보니다외로움에서오는투정이시리라생각하지만
  • 그런것을뭐어노인위한답시고역성들다가말질로번져가게하는말이나,,,

  • 형제간의싸움일으키기딱좋은말들은참아야하는데.,,,

  • 그래도중심에있는친정의나나시집에는우리시누이의중간에나서서
  • 이리누르고저리누르고무마하는덕에그래도시집과친정이그럭저럭

  • 별탈없이꾸려져가는것같은데

  • 모를일이지이~~~~

  • 아무리일이없는며느리노릇딸노릇이라도

  • 내딸내아들을위한설장만할것은또따로있다.

  • 뭘준비할까???

  • 뭐는해도안먹고뭐는좋아하고

  • 이것은아들이좋아하고저것은딸이좋아하고

  • 서로상반되는음식들을좋아하니

    좋아하는메뉴만따로준비하려면서둘러야겠다.

  • 할머니댁으로만가서한끼먹고오는날을설날로알고있을듯한우리아이들

    우리아이들에겐설날은어떤날로기억들이될까???

  • 차에태워가는길이막혀도게임기들고만화들고무심히가는길의설날???

  • 이번에한번물어봐야겠다.

  • 혹~~~먹기싫은만두와이북식빈대떡억지로먹이시는친할머니로명절을생각할까?…ㅋ

  • 설상에서친할머니의"먹으라우먹으라우"하시면서

  • 접시빌틈없이얹어놓는음식생각할까???

  • 아니다..늘두툼히주시던.세뱃돈이겠지???….ㅋ

  • 그러나이젠우리아이들에겐할머니께세배하려면세뱃돈드리고절하게한다

    몇년째그리했으니양쪽노인들세뱃돈생각하시겠지!!!

  • 설날즈음해서이생각저생각해보았다.

    • 새해임진년맞이하여다함께좋은기받아

    • 잘살수있는한해,좋은한해되었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