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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풀뿌리 선거도 ‘돈잔치’

진통겪는 중국의 풀뿌리 민주주의/2005.5.11

<1989년 6월초 북경 천안문광장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학생시민들 앞에 나서 설득하는 조자양 총서기>

중국의 민주정치 발전을 향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험이 진통과 시행착오를겪고 있다.

중국 광뚱성(廣東省)의 기초 행정조직인 촌(村·한국의 자연부락에 해당) 단위 인민위원회 선거에서접대를 통한 매표(買票)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홍콩 동방(東方)일보가 11일 보도했다. 이같은 부패상에도 불구하고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권익옹호에나서는 등 성숙된 정치의식도 보여주고 있다.

◆10일 동안 유권자 접대에 1억3000만원 사용

광뚱성 내 2만여개 촌민(村民)위원회는 지난 3월 중순부터 10만명 가량의 제3기 촌민위원을 뽑는 선거를 진행중이다. 촌은 향(鄕·한국의 면에 해당)과 진(鎭·읍에 해당) 아래의 최기층 행정단위이다.

과거 촌민위원은 상급정부에서 임명하거나 파견해왔으나, 지난 2002년부터 복수의 현지 주민들이 직접 후보로 출마, 경쟁선거를 통해 위원을 선출하고 있다. 촌민위원회는 역시 직선으로 선출된 촌장(村長·한국의 이장)의 행정을 감독하고 주민여론을 수렴해 건의하는 주민자치조직이다.

올해부터 달라진 것은 후보자들이 공약을 제시하거나 유세를 벌이는 등 공개 선거운동이 허용된 것. 하지만 이로인해 나타난 것은 부패현상의 만연이다. 몇몇 지역에서는 후보가 유권자들을 식당에 초대, 비싼 음식을 접대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광뚱성 쩡청(增城)의 모 촌에서는 2명의 후보자가 10여일 동안 유권자를 고급식당에 불러 접대하면서 무려 100만 위안(약 1억3000만원)의 돈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노동자의 평균 월급이 1000~1500위안(한화 약 13만~2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액수다.

4명의 후보자가 출마한 다른 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4명 모두로부터 돌아가며 ‘공짜접대’를 받는 통에 지역 식당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기초선거과정에서 과열 부패현상의 확산은중국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한 정치학자는 "농촌지역의 공개 선거운동이사실상 뇌물선거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돈으로 선거를 조종하는 것은 중국의 민주건설과 사회진보에 역행하는 것이며, 부패한 사람을 뽑으면 결국 주민들이 피해를 입게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정치민주화 실험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자유민주선거의 역사가 오래된 나라에서도부정부패선거가근절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중국의 갈길은 아직도 멀기 때문이다.

◆주민의 권익의식도 성장

하지만 중국의 기초선거에 부정적인 현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선거과정에서 중국 농촌지역 주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동방일보는 전했다.

지난 4월6일부터 선거가 시작된 광뚱성 판위(番禺)의 경우, 주민들이 3일동안 촌민위원회를 에워싸고 촌정부의 재산과 토지매매 장부를 공개할 것을 요구, 3일만에 촌정부가 이에 굴복해 최근 3년간의 장부를 공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지역에서는 또 선거과정에서 투표함 1개에 투표인수보다 많은 표가 들어있는 것이 발견되자, 주민들이 강력히 항의, 재선거를 실시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촌민위원회 직선제는 공산당이 주도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중국은 이에 앞서 80년대말~90년대 초 1000여개 시범 촌에서 공산당 말단 조직인 촌당(村黨)위원회 선거가 실시됐다. 이어 1992년에는 전국 84만개 촌으로 확대됐다.

공산당 통치체제의 약화를 우려해 경제발전은 ‘빨리빨리, 정치개혁은 ‘만만디’로 추진하는 중국에서 합리적인 국민 보통 직접선거가실시될 날은 아직도멀어 보인다.그것은 아마도 북경 올림픽(2008년)이 끝나고 한참 뒤인2010년대 중반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2 Comments

  1. e-기원

    2005년 5월 11일 at 7:47 오후

    경제발전은 ‘빨리빨리, 정치개혁은 ‘만만디’로 추진하는 중국에서 합리적인 국민 보통 직접선거가 실시될 날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 네 그리보입니다. 명료한 글 잘 읽구 공부했습니다. 훈장님.   

  2. 지해범

    2005년 5월 12일 at 9:09 오전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겠죠? 우리나라가 그랬듯이 중국의 정치도 이런 시행착오와 진통을 겪으면서 서서히 발전하지 않겠습니까. 그나저나 정치도 경제도 제자리걸음인 한국이 더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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