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장쩌민 전 주석의 ‘반쪽 회고록’ - China Inside
장쩌민 전 주석의 ‘반쪽 회고록’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반쪽 회고록’/2005.5.16

<장쩌민 전 중국국가주석 캐리커쳐. 인터넷에서 퍼옴>

한 시대의 지도자를 지낸 사람이’회고록’을 직접 집필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회고록을 직접 쓸수 있다는 것은, 퇴임후에도 신변이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뜻이며, 자신의 할말을 모두 할 수 있고, 후세들에게 교훈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수많은 지도자들 중에 ‘회고록’을 집필하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얼마나많은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회고록을 낸 사람이 많다는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그만큼 미국의 정치가 안정되고, 정치지도자들의 퇴임후가 평탄했음을 말해준다. 아이젠하워, 카터, 레이건, 클린턴 등이 회고록을 썼다.

반대로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 가운데 한사람도 회고록을 남기지 못했다는 것은, 중국의 정치가 그만큼 불안정했음을 말해준다. 마오저뚱(毛澤東)·류샤오치(劉少奇)·조우언라이(周恩來)·화궈펑(華國鋒)·덩샤오핑(鄧小平) 등 역대 지도자들은 회고록을 직접 집필하지는 않았다.

이들이 자서전을 내지 않은 것은, 치열한 권력투쟁 속에서 한가히책을 쓰고 있을 여유가 없었거니와, 자칫 책속의 내용이 비판의 빌미가 될까 두려워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이 그에 대한 책을 내게됐다. 가령 마오저뚱에 관한 책은 그의 주치의가냈고, 덩샤오핑의 일대기는 그의 딸 덩롱(鄧榕)이냈을 뿐이다. 마오의 주치의가 낸 ‘마오저뚱의 사생활’은 마오의 부정적인 면을 적나라하게 폭로했지만, 죽은 마오는 그에 대해 항변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장 전주석은 말할 때 제스처를 크게하는 버릇이 있다>

이런 점이 두려웠던 것일까? 현대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자신의 회고록을 집필한다고 한다.홍콩의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에 따르면, 장 전주석은 최근 상하이(上海)에 머물면서, 외교부 간부사(幹部司)팀의 지원을 받아 회고록 집필에 착수했다고 한다. 외교부 간부사란 외교부 전직 간부와 국가 지도자들의 대외활동과 복지후생 등을 지원하는 부서이다. 장 주석은 한달전 이들과 회의를 갖고, 회고록의 범위와 내용을 결정했으며, 이미 일부 단락의 집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회고록의내용은, 장 전 주석이 재임했던 1989~2002년사이 13년 동안의 외교와 경제가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아주주간은관측했다. 외교적 사안으로는 특히 1995년 리덩후이(李登輝) 대만총통의 미국 방문으로 야기된 양안위기와 1999년 주(駐)유고 중국대사관의 피폭, 2001년 하이난다오(海南島) 상공에서 발생한 중국전투기와 미군정찰기의 충돌사건 당시 최고지도자로서의 고뇌와 결단을 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을 ‘세계의 공장’과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시킨 자신의 업적을 묘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초미국 시티뱅크 이사 로버트 쿤씨가‘장쩌민전(江澤民傳)’이란 책으로장주석 전기를 출판한 적이 있지만, 장 주석이 직접 쓴 것은 아니다.

장 주석이 회고록 집필에 직접 나섰지만, 그것이얼마나 속깊은 내용을 담을지는 미지수다. 장주석의 회고록에서 기대하는 내용은, 가령 이런 것이다. 1989년 천안문사태 직후 상하이 당서기에서 어떻게 발탁되어 총서기가 되었는지, 집권초기 당내 반대파의 견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라이벌 차오스를 어떻게 물러나게 했는지, 리펑과의 관계를 어떻게 끌어갔는지, 외국지도자들, 특히 북의 김정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법륜공은 왜 탄압하게 되었는지 등등이다.

하지만 장주석의 회고록은’자기업적 홍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한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리펑(李鵬) 전총리가 6.4천안문 사태 당시 자신의 역할을 서술한 ‘6.4일기’를 집필했지만, 출판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 천안문사태 10주년이 되는 지난 1999년 리 전총리가 홍콩의 봉황위성TV와 2시간의 긴 회견을 가졌지만, 그 내용이 방송되지 못하고, 녹화테이프가 아직도 방송사 책상서랍에서 잠자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관측통들은 리 전총리의 책과 회견내용이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이런 각도에서 볼 때, 후진타오 주석에게 권력을 물려주고 퇴임한장쩌민이,후 주석에게 ‘압력’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담기 어려울 것이다. 또 자신의 사생활에 관한 부분도 제대로 공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회고록은 ‘반쪽 회고록’이 될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공산중국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회고록을 직접 집필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다. 중국 정치가 비로소 안정적 궤도에 진입하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주석의 회고록은 80세가 되는 내년 8월 생일을 앞두고 출판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6 Comments

  1. 지민영

    2005년 5월 16일 at 3:05 오후

    그 반쪽의 변명을 들어 보고 싶군요…비록 반쪽일 지라도 의미는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클런턴 마냥 흥미진진하지는 않겠지만요^^잘 읽었습니다..   

  2. 박일선

    2005년 5월 16일 at 6:37 오후

    강택민은 부정부패가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그의 임기중에..
    아마 별내용 담겨 있지 못할겁니다.   

  3. noonoo

    2005년 5월 17일 at 12:07 오전

    로버트쿤도 사실은 그 사람이 쓴 게 거의 아니라메여…ㅠ.ㅠ

    암튼 중국 대단함다…요새 CNN에서 계속 중국특집하는데…
    뭐 새로울 건 없지만여…
    암튼 옛날 80년대 일본보고 라이징 썬이라고 해가며 표했던 그 놀라움의 감정들이
    전부 요새 중국을 향하고 있더군여…

    강택민 전기도 뭐 내용이야 뻔헌 거겠지만…
    자기네 내부 돌아가는 저간의 사정을 공식적으로 기술한다는 점에서 볼 때
    아마 많은 다른 나라, 혹은 서구권쪽에서 어쨌든 관심은 가질 거 같으네여..
    인터뷰들 하는 거 보면 이미 북구유럽쪽에서는 중국을 두렵게 느끼고
    경쟁자로 느끼고들 있던데여…

    잘 보고 갑니다^^
    중국 정치가 안정기에 들어갔다니…아, 역시 대단한 잉간들임다…
    등소평이 위대한거져…   

  4. e-기원

    2005년 5월 17일 at 1:11 오전

    중국 정치가 비로소 안정적 궤도에 진입하는 신호가 …
    =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5. 지해범

    2005년 5월 17일 at 9:12 오전

    지민영님, 박일선님, noonoo님, e-기원님, 모두 감사합니다. 별 내용도 없는 글에 이렇게 댓글에다 추천까지 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누누님 지적처럼 요즘 미국 방송 신문 잡지는 온통 ‘차이나’죠. 서양인들의 두려운 시선속에서도 국제관계를 원만히 이끌어가며 경제발전에 매진하는 중국 지도자들이 간단치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6. e-기원

    2005년 5월 17일 at 9:16 오전

    추천 꾸욱 눌르고
    갑니당~!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