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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셰어링’ 만으론 안된다

‘잡 셰어링’ 만으론 안된다/2009.2.4

요즘 ‘잡 셰어링(sharing·일자리 나누기)이란 말이 유행이다.

정부부처나 공기업, 일반기업에서직원의 임금을 줄여해고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계속 고용하거나 신규채용을늘리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 이명박 대통령이 잡 셰어링을 강조한 뒤, 각 부처와 공기업에서 이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잡 셰어링2~3년 전만해도 고용의 탄력성과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평등주의적 발상으로 비판 받았다. 그러나 실업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자라면서 새로운 갈등 해결책인양 각광 받고 있다. 이에 반대하던 경제계와 보수진영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비록 외부 충격요인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사회의 이념 좌표가 유럽식 사회민주주의 쪽으로 한걸음 옮겨가는 양상이다.

문제는 잡 셰어링이 얼마나 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런데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잡 셰어링은 고용 창출보다 고용 유지에 주안점이 있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나누기 활성화 방안을 보면, 전체 예산(767억원) 가운데 약 88%가 고용유지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약 300만에 달하는 실업자와 불완전 취업자, 특히 올 2월 대학문을 나설 55만 대졸자들에게 잡 셰어링먼나라 얘기가 될 공산이 크다. 일자리가 말라버린 현실에 좌절한 나머지, 194만 대학 재학생 가운데 43만명이 휴학을 통해 졸업시기를 늦추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엄청난 사회적 낭비이다.

지금은 고용의 유지보다 고용의 창출이 더 시급한 상황이다. 정상적인 고용 창출이 어렵다면, 비상한 방법이라도 동원해야 한다. 정부가 기왕에 사회민주주의로 정책방향을 잡았다면, 일자리 물려주기를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일자리 물려주기란 부모세대가 자식 세대에게 일자리를 물려주는 것을 뜻한다. 개인 자영업에서는 아버지가 자식에게 일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지만, 이를 정부부처·공기업 등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방식은직원자녀 채용 같은 불투명한 방식이 아니라, 공개경쟁을 통한 투명한 방법으로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공기업 직원 가운데 자녀들이 학업을 마쳐 학비 부담이 적은 만60세 이상 직원들이 정년을 앞당겨 퇴직하고, 거기서 나오는 예산상의 여유로 신규채용을 늘리자는 것이다. 이를 몇년간 계속하면 잡 셰어링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나이든 분들을 폄하하려는 뜻은 전혀 없다. 우리 사회는 부모 세대의 희생 위에서 이만큼의 생활을 누릴 뿐만 아니라, 그분들의 경험과 지혜는 여전히 소중하다. 다만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부모 세대가 담당하던 일자리 중 일부를 앞길이 창창한 자식세대에게 물려주어, 우리 사회에 피를 돌게 하자는 것이다. 명퇴하는 분들에게 재교육 기회를 부여한다면, 급격히 다가오는 노령 사회의 인력부족에 대비할 수도 있다.

일자리 물려주기에 대해 적지않은 반발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이는 국민적 공감을 얻은 이후에야 시행 가능하다. 또 부작용을 최소화할 정밀함이 요구된다.

이 땅의 부모는 늘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아왔다.미증유의 고용대란으로 고통 받는 자식 세대를 위해 부모세대가 일자리를 물려주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해보는 것은 어떨까? 비상시기에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제 위에서 제안해본다. 지해범 전문기자 hbjee@chosun.com

2 Comments

  1. 풀잎사랑

    2009년 2월 4일 at 9:44 오후

    정말 직장을 갖는다는게 너무 심각한 일이여요.
    특히나 고인력의 젊은이들이 일할 곳이 없어서 헤매고 댕기는 것을 보면…
    울 보쓰가 조선일보 모 지국을 운영하는데요.
    일ㅇ자리 구하시 힘들다는 요즘에도 일 하러 올 사람이 없어서
    인력난때문에 또 골치가 이픕니다.
    에효~ 그 생각을 하니 또 글을 쓸 맛이 안나네요…….ㅠㅠ   

  2. 八月花

    2009년 2월 5일 at 9:39 오전

    학력 인플레가 너무 심하다보니…
    의식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참으로 어렵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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