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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경마축산고의 ‘반란’

전북 남원 경마축산고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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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축산고 학생들이 승마장에서 승마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사진=학교제공>

지난 7일 오전10시 전북 남원시 운봉읍 한국경마축산고(교장 고성기) 3층 다목적실에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말(馬) 관리 전문가와 기수를 키우는 이 학교는 전교생이래야 69명, 학년별로 22~24명에 불과하다. 2003년 특성화고 전환 이래 5회째 열리는 졸업식에 학부모와 각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고성기 교장이 연단에 섰다.

오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졸업생 23명 가운데 대학 진학자를 제외하고 취업을 희망한 16명 전원이 좋은 직장에 취업했습니다. 2005년 2월부터 5년 연속 취업률 100%입니다.

차분하던 졸업식장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학교측에 따르면, 16명의 졸업생은 한국마사회 부산경마장(9명)과 제주육성목장(3명), 승마클럽(2명), 내륙말생산자협회(1명), 제주블랙스톤리조트 승마장(1명) 등에 취업했다. 지난 2005년 졸업생 19명 가운데 17명(2명은 대학진학)이 원하는 곳에 취업한 것을 비롯, 농촌학교로서는 드물게 내리 5년간 취업률 100%를 기록한 것이다.

학부모 윤복순씨는 어린 나이에 힘든 과정을 마친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눈시울을 훔쳤다. 처음에 아들이 이 학교에 간다고 했을 때 왜 거기 가서 말 똥이나 치우려 하느냐며 말렸어요. 그런데 아들이 엄마 저를 믿어주세요. 제가 동물을 좋아하잖아요라고 우겨서 보냈는데, 지금은 참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대학 나와도 취직하기 어려운데, 이 학교 졸업생들은 노력한 만큼 모두 취업해서 당당하게 살아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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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실습을마친 경마축산고 학생들이수장대에서 말 안장 등을 벗기고 관리하고 있다./남원=지해범 기자>

이 학교가 5년째 경사를 맞은 최대 비결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배출한다는 점. 대문이 없는 이 학교는 일반 승마장과 외관이 거의 같다. 진입로 양편 넓은 목장에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교실 옆에 말들의 거처인 마방과 말을 씻기는 수장대가 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일년 내내 새벽 6시반에 일어나 마방의 오물을 치우고, 말 닦는 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목장조는 일주일에 두세 번 마사 내 숙소에서 말과 같이 잠을 자며 밤새 말을 돌본다. 수업내용은 마필관리,승마, 사육기술 등 실무교육에 집중돼 있다. 최준호 교사는 외부 승마장에 현장실습을 자주 가기 때문에 취업 후 재교육이 필요 없다면서 이곳 졸업생은 오라는 곳이 많아 좋은 직장을 골라서 간다고 했다.

학생들은 목표가 뚜렷하고 학교생활을 즐긴다. 여성 말 마이스터가 꿈인 정다원 양(2학년)은 공부에 찌든 생활이 아니라 선생님들과도 한 가족처럼 지내고, 땀 흘려 일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학교 다닐 맛이 난다고 했다. 장래 조교사(말과 기수의 총감독)가 목표인 김대연 군(2학년)은 승마 시간 말을 달릴 때 가장 신난다고 했다.

이 학교 졸업생의 초봉은 1800만~2000만원 수준. 그 후 기수·관리사·조교사가 되면 연봉은 억대로 뛰어오른다. 3년간 수업료 면제인 이 학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경쟁률이 2.8대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학교측은 인력 과잉공급을 우려, 당분간 정원을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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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마장에서 말을 달리고 있는 경마축산고 학생들. 졸업생 중에는 기수가 목표인 학생들도 많다./사진=학교제공>

이 학교 학생들에게 대학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부산경마장 취업이 확정된 김경휴 군은 대학을 꼭 가야 할 직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직업이 있다면서 일을 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대학에 갈 계획이기 때문에 대학간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고 했다.

편한 일 대신 좋아하는 일을 찾아나선 69명의 경마축산고 학생들. 대학은 무조건 가야 한다는 잘못된 편견과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는 엉터리 교육구조에 멋진 펀치를 날리고 있었다. /남원=지해범 전문기자 /hbjee@chosun.com /조선일보 2009년 2월9일자 11면 보도

4 Comments

  1. 김진아

    2009년 2월 9일 at 2:47 오후

    대학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
    대학을 꼭 가야할 직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직업이 있다는것..
    그리고..제일 중요한..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선다는것..

    제일 마음에 담기는 글이였습니다.

    저역시..부모의 타인시선에 맞추어진 계산적 잣대가 아닌..
    자식이 원하는, 자신이 할수있는 것에..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마음잡아가기가..꽤 어렵지만요..ㅎㅎㅎ

    좋은 말씀..
    훈훈한 기사..정말 좋았습니다.

    *^^*   

  2. 풀잎사랑

    2009년 2월 9일 at 4:19 오후

    첫 사진과 함께 쓰신 기사를 아침에 사회면에서 봤어요.
    언능 들려서 먼저 인사를 드릴락했는데 으뜨케나 조블이 늦게 열리는지…
    그랴서 기냥 집 청소하니라…ㅎㅎㅎ~

    이젠 우리나라도 자신이 원하고 사회가 원하는 그런 인재를 양성해야 된다고 봐요.
    무조건 대학을 나와야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죠.
    자기 취향에 맞고, 졸업하면 100% 취직이 보장되고,,,
    거기다 쯩 하나만 따 내면 연봉도 오르고… 으미~

    울 동네에 사는 여학생이 공부가 안 바쳐주닌깐 [미용학교]를 갈란다고 그랬는데 그 엄마가 고교졸업장도 못 받을 줄 알고선 결사반대를 하더라구요.
    결국은 정산고를 반년 다니더니 휴핫을 하고 다음해에 그 미용학교를 갔답니다.
    지금 졸업반인데요.
    여간 좋아해요.
    취미에도 맞고, 졸업만 타면 바로 현장으로 가서 돈도 벌 수 있다고요.
    지금은 제 머리를 맡기기가 좀 그렇지만 다음엔 한번 맡겨 봐야죠?ㅎㅎㅎ~   

  3. 풀잎사랑

    2009년 2월 9일 at 4:49 오후

    지금 보니까 메인의 [기자블러그]에도 크게 떠 있어요~   

  4. eyrie

    2009년 2월 11일 at 4:00 오후

    사진 보는 순간~~와~~!!! 나도 승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건^^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리네요~ 젊은이들의 당찬 포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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