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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화려했던 위구르의 역사는 가고 - China Inside
화려했던 위구르의 역사는 가고<上>

(지해범의 ‘중국 벗기기’)

화려했던 위구르의 역사는 가고<上> 한때 唐을 호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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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 소녀.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수가 놓인 스카프를 둘렀다. 이 해맑은 웃음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당(唐)나라 시인 왕지환(王之渙)은 그의 시‘양주사(凉州詞)’에서 지금의 신강(新疆)위구르자치구에 해당하는 서역(西域)의 삭막함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黃河遠上白雲間(황하는 멀리 흰 구름사이를 오르고)
一片孤城萬仞山(만길 높은 산에 한조각 외로운 성곽)
羌笛何須怨楊流(강족의 피리는 어찌 절양류곡을 연주하며 원망하는가)
春風不度玉門關(봄바람이 옥문관을 넘어가지 못하는 것을…)

옥문관은 양관(陽關)과 함께 만리장성이 끝나는 변방의 요새이다. 지금의 돈황(敦煌) 서북쪽 98킬로미터 지점에 있다.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옥문관을 벗어나면 더욱 황량하고 넓은 사막이 기다린다. 이 시는 당나라 때 변방을 지키는 군인들이 현지 강족(羌族)의 피리를 불며 외로움과 고난을 견디는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의 ‘春風’은 당의 풍요함을 상징한다. 이 시를 통해 당시 중국 사람들이 옥문관 밖의 지역을 얼마나 삭막한 땅으로 여겼는지 알 수 있다. 같은 당대의 시인 왕유(王維)도 ‘원이를 안서 땅으로 보내며(送元二使安西)’란 시에서 ‘서출양관무고인(西出陽關無故人/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벗이 없으리니)’라고 읊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먼 길을 떠나는 벗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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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문관의 유적. 흙과 갈대 등으로 쌓아올린 이요새는 1000년 이상의 풍우를 견뎌 지금까지 남아있다.>

그 만큼 신강위구르지역은 그 옛날부터 중국인들이 두려움의 눈길로 바라보던 땅이다. 이곳의 중심지인 우루무치 공항에 내리면, 맨 처음 드는 인상은 ‘이곳은 한족의 땅이 아니다’는 것이다. 1996년 여름 이곳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도로의 간판, 식당에서 풍기는 음식냄새는 북경이나 남경에서 접하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중국 국토의 17%를 차지하는 이 땅의 원래 주인은 위구르·카자흐·타지크 등 중앙아시아 투르크계 종족들이다. 이들은 지난 수천년 동안 실크로드의 한 가운데서 동서교역의 중계자 역할을 하면서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일구어왔다. 너무나 이질적인 이 지역을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3일자에서 ‘차이나스탄(Chinastan)’이라고 이름붙였다. 중국의 ‘차이나’와 중앙아시아 이슬람 국가명에 공통적으로 붙는 땅이란 뜻의 ‘스탄’을 합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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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바를 쓴 위구르족어른들>

이 지역 소수민족 중에 인구가 가장 많은 위구르족(965만명)은 외모부터 중국인과 판이하다. 이들은 피부색이 흰 편이며 눈썹이 짙다. 남자들은 수염을 잘 기르며 ‘돕바’라는 사각 모자를 하루종일 쓰고 다닌다. 여자들은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옷을 즐겨 입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지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처럼 부르카로 온몸을 감싸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도시의 젊은 위구르족 여성들은 술을 마시기도 하고 몸에 달라붙는 패션을 즐기기도 한다. 같은 이슬람권이면서도 경직된 종교규범을 따르는 중동과 달리 이들의 생활은 비교적 자유롭다. 위구르족은 고유의 언어는 물론, 종교와 일상이 결합된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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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식 볶음밥과 양고기>

이들은 돼지고기를 먹지않는 대신 양고기를 즐겨먹는다. 볶음밥에 구운 양고기를 얹어 먹거나 양꼬치로 만들어 먹는다. 이 양꼬치는 이들의 특색음식으로 자리잡아,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 중국 대도시의 골목길에 밤이 오면 돕바를 쓰고 가로로 길쭉한 직사각형 철제 화덕에 숯을 넣고 그 위에 양고기 꼬치를 구우며 이들 특유의 향료를 뿌리는 냄새가 진동한다. 이 양꼬치에 맥주 한잔이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위구르족들은 식사가 끝나거나 손님이 찾아오면 차에 양우유를 탄 ‘밀크티(女乃 茶)’를 즐겨 마신다. 양우유의 구수함과 차의 씁쓸함이 섞여 독특한 맛을 낸다. 쓴 맛을 줄이기 위해 굵은 각설탕 덩어리를 넣어준다. 사막의 찬바람을 맞은 뒤 뜨거운 양우유차를 마시면 온 몸이 사르르 녹는다./조선일보 지해범 전문기자 hbjee@chosun.com/계속

4 Comments

  1. 장성구

    2009년 7월 17일 at 4:27 오후

    강족이 위구르족인가요? 강족은 나관중의 삼국지에도 나오던데요.   

  2. 지해범

    2009년 7월 17일 at 4:57 오후

    강족은 위구르족이 아니고, 사천성 서북쪽 민강(岷江)부근에 사는 소수민족이며, 인구는 30만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외모는 한족과 비슷합니다.   

  3. 이정생

    2009년 7월 17일 at 11:14 오후

    요즘 외신을 달구는 이들의 뉴스를 세세히 읽어볼 시간이 없었는데 블러그 뉴스에서 기자님의 글을 읽고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천천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음 하는데 2편으로 끝이 나는 건가요?   

  4. 광혀니꺼

    2009년 7월 19일 at 11:05 오전

    뜨거운 양 우유에 각설탕이라구요.
    흠…

    전 오늘
    당직근뭅니다.
    간만에
    여여롭게 블러그 도는 중이랍니다.

    건안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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