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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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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대만 영화 ‘쓰리타임즈’가 내게 던지는 질문

지금 서울 명동 한가운데서 대만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대만의 대표적인 영화 12편을 무료로 볼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장소는 명동내 M플라자 5층 서울문화교류관광정보센터이고, 기간은 10월1~10일까지이다.

처음가는 사람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출구나 2호선 을지로입구역 6번출구로 나와서 명동을 관통하는 메인 도로에서 우리은행 옆길로 남산방향으로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미리 지도를 검색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대만배우舒淇2.jpg

<대만 여배우 슈치(舒淇)>

이곳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모두 12편.

-쓰리타임즈(원제 最好的時光)/10월1일

-쿵푸덩크/2일

-피싱 럭(Fishing Luck)/3일

-성월무진(星月無盡)/4일

-1895(Blue Brave)/5일

-The Shoe Fairy/6일

-海角七號/7일

-陽陽/8일

-巧克力重擊(Chocolate Rap)/9일

-우울한 남자아이들(Orz Boys)/10일

-無米樂(Let it be)/10월1~5일

-뒹굴어라, 남자아이들아(飜滾口巴,男孩)/10월6일~10일

자, 이제 그럼 첫날 상영한 영화 ‘쓰리타임즈’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개막식날, 대만대표부의 초청으로 첫 상영작인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원제는 ‘가장 좋은 시절'(最好的時光)이다.

대만의 대표적 감독 호우샤오시엔(侯孝賢)의 작품인 이 영화는3개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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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쓰리타임즈 포스트>

첫 무대는 1966년 대만의 2대 도시 까오슝(高雄). 배를 타야만 닿을 수 있는 작은 섬의 흐름한 당구장이다. 카메라 앵글은 항상 집 안에서 당구장 문쪽을 향해 있다. 묵직한 나무문이 열리면 아침 햇살이 쏟아지고 당구장 종업원 슈메이(舒淇)는 당구대의 먼지를 닦는다. 그 문 밖에서 머리를 박박 깎은 군인 첸(張震)이 나타난다. 어느날 당구장에서 친해준 두 사람은, 슈메이가 다른 지방의 당구장으로 일자리를 옮기면서 멀어지는 듯 했으나, 첸이 물어물어 슈메이가 일하는 타지방의 당구장에서 재회한다. 시간은 이미 늦은 밤, 마지막 버스가 끊기고 비는 내린다. 택시도 오지 않는다. 비 내리는 거리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우산 아래서 조심스럽게 손을 잡는다. 첫 장면의 제목은 ‘연애의 꿈(戀愛夢)’이다.

두번째 무대는, 1911년 신해혁명(1910년)이 실패한 뒤 주도자인 양계초 선생이 일본으로 망명한 뒤가 시대적 배경이다. 장소는 대도정의 유곽. 아메이(舒淇)는 가야금처럼 생긴 전통악기를 뜯으며 노래를 부르는 기녀다. 노래는 특유해서 목소리를 짜낸 듯한 음색에 상하를 오가는 특유한 창법이다. 경극의 노래와는 또 다르다.

양계초를 따르는 신지식인 창(張震)은 아메이를 좋아한다. 유곽의 또 한명의 기녀(이름이 생각나지 않음/아메이의 후배)가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으나 유곽 주인에게 돌려줄 몸값이 모자라자, 아메이는 자기 돈 100원을 보내, 후배가 결혼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일본의 양계초 선생을 따라 몇차례 일본을 들락거린 창인 어느날 아메이에게 말한다.

-일본의 대만 지배가 오래 갈 것 같소. 이번에 들어가면 한동안 나오지 못할 거요.

"가지 말아요."

그러자 창은 국가를 위해서 떠날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에아메이는 이렇게 묻는다.

"그럼 당신에게 나는 뭔가요."

아메이는 얼굴을 묻고 흐느낀다.

이 모든 대화가 사람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마치 한편 한편의 시처럼, 자막 위에 위에서 아래로 쓰여지고, 그것이 특유의 전통 창법으로 불린다. 두번째 무대의 제목은 ‘자유의 꿈(自由夢)’이다. 여자에게나 남자에게나자유가 꿈인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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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대표적 남자배우 張震>

세번째 무대는 2005년 타이베이. 칭(舒淇)은 클럽에서 노래를 부른다. 칭은 양성애자다. 즉 같은 클럽의 여자후배와 동거하지만, 남자와의 사랑을 거부하진 않는다. 직장인 첸(張震)은 그녀에게 반해 매일 클럽을 찾아와 그녀 사진을 찍는다. 핸드폰 문자로 거리에서 만나 사진을 전달하던 날 두 사람은 첸의 집에서 진한 사랑을 나눈다. 그 시간 집에서 칭을 기다리던 동성애 후배는 자신이 배신당한 것을 알고 자살한다. 거리에서 다시 만난 칭과 첸은 첸의 오토바이를 타고 타이베이의 다리를 내달려, 차량 행렬 속으로 사라진다. 세번째 무대의 제목은 ‘청춘의 꿈(靑春夢)’이다.

영화는 마치 두 연인이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사랑을 나누는 듯하다.

영화는 적은 대사와 무표정한 풍경, 그리고 중국의 전통 음악과 복장(만주족 복장) 등이 강조된다.

3개의 시대적 배경이 다른 스토리를 통해 호우샤오시엔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본 느낌으로는, 제목 그대로 ‘가장 좋은 시절’의 3가지 다른 풍경이다.

1960년대와 1910년대, 그리고 2005년 현대.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회적 환경을 뛰어넘지 못하는 1910년대 한 지식인과 유곽 기생의 사랑.

손을 잡는 것이최고의 사랑 표현법이었던 1960년대, 대만의 평범한 청년과 처녀의 풋풋한 사랑.

그리고 온갖 사랑이 난무하는,그리하여동성애와 양성애까지범람하는2005년 물질문명 시대의 두 남녀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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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영화감독 侯孝賢. 영화 비정성시도 그의 작품이다>

이 세가지 사랑법을 관통하는 것은 ‘시대가 어떻게 변해도, 환경이 어떻게 달라져도 진정한 사랑은 존재한다’는 것 아닐까? 한 인간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란 곧 ‘진정으로 사랑했던 시간’, 즉 영화의 제목 ‘最好的時光’인 것이다. 이것을 찾아 무수한 청춘 남녀들이 제 짝을 찾아헤매고, 심지어기혼 남녀들까지도 가슴 속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탈선, 혹은 이혼의 길로 들어서는 것 아닐까?

사람은’진정으로 사랑했던 시간’을 기억의 금고속에 꼭꼭 숨겨두고, 가슴이 허전할 때나 힘들때 그것을 꺼내 회상함으로써,삶의 고단함을달래곤 한다. 자신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려보라. 그 회상의 방식이란 곧 호우샤오시엔(侯孝賢)의 무표정하지만 기억속에 또렷이 남는 그런 영상처럼회상될것이다.

이 영화는 나에게 묻는다.

"당신의인생에서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지해범 조선일보 중국전문기자

4 Comments

  1. 풀잎사랑

    2010년 10월 3일 at 9:34 오후

    흠…..
    몸도 맘도 인쟈는 홀가분한데..ㅎ
    뭣부터 봐야할까요?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 Hansa

    2010년 10월 5일 at 10:37 오전

    지해범님 영화이야기, 좋은데요. 하하

       

  3. 지기자

    2010년 10월 5일 at 5:13 오후

    풀사님, 친구분들과 명동 나들이 한번 하세요.
    맛있는 것도 먹고, 영화도 보고…   

  4. 지기자

    2010년 10월 5일 at 5:14 오후

    한사님, 영화도 잘 모르는 놈이 괜히 아는체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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