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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아랍, 수년 내 민주주의에 실망할 것”

‘역사의 종언’ 후쿠야마 교수 새 책… 역사의 시작을 말하다
아랍권 민주화… 제도화는 더뎌지고, 혜택은 기대에 못 미칠 것
中 ‘나쁜 황제의 딜레마’… ‘좋은 황제’는 항상 나올순 없어
中모델, 자유민주주의 대안 안돼

공산권이 무너지기 전인 1989년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예견한 논문 한 편(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미국의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59) 프린스턴대 교수. 그로부터 20여년 만에 새로운 대작 ‘정치질서의 기원들(The Origins of Political Orders)’을 내놨다. 정식 출간은 오는 12일이지만 미국 서점은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새 책은 역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인간 정치제도의 방대한 진화사를 두 권에 담았다. 4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민주주의 콘퍼런스에 참석 중인 그와 전화 인터뷰했다.

후쿠야마 교수 홈페이지

ㅡ출간 전부터 뉴욕타임스와 이코노미스트가 리뷰 기사에서 호평을 쏟아냈다. 먼저 본 교수들은 ‘대작(Magnum Opus)’ ‘새로운 고전이 될 것’이라고 평했는데. 어떤 책인가?

"하버드대 은사인 새뮤엘 헌팅턴의 정치학 고전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정치 질서'(1968)를 상황에 맞게 전면 개정할 필요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정치 발전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국가의 기본 제도들, 가령 법치주의나 민주주의 같은 것들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 알고 싶었다. 헌팅턴의 책은 민주 제도의 역사적인 배경은 다루지 않았다. 직접 다시 쓰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원래 3권으로 계획했는데 출판사 사정으로 2권으로 조정됐다."

ㅡ정치발전과 민주주의가 주제란 말인가?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은 인간의 진화 자체보다 앞선다. 침팬지 같은 다른 유인원에게서도 인간과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사회적 행동의 패턴이 있다. 이런 특징들은 부족 시스템의 발달 과정을 관통하면서 유지된다. 이런 부족 사회 시스템에서 어떻게 국가가 출현하게 됐는지를 추적했다. 그 중 많은 연구 시간을 중국에 쏟았다. 중국은 근대적 성격의 국가가 처음 출현한 곳이다. 중앙집권화된 관료제와 능력에 따른 관료 충원, 혈연주의를 넘어서는 공적(公的) 성격의 행정 제도 같은 것들이 기원전 3세기 그곳에서 처음 생겨났다. 그 외에도 인도나 이슬람권, 유럽 등지의 정치 질서도 망라했다."

ㅡ첫 출세작인 ‘역사의 종언’과는 어떻게 연결되나?

"어떤 면에서 같은 주제를 다뤘다. 어떤 진화의 추동력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 제도가 출현하고 또 진화했는가의 문제이다. 이 책에서는 단선적인 발전론보다 보다 복잡한 진화의 경로를 드러내고 역사적 정확성을 기하려고 했다."

ㅡ현재 들끓고 있는 아랍권 민주화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까?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에서 나타난 내면의 욕구를 보면 이 지역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민주화에 대한 요구는 동유럽이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등 다른 어느 지역에서와도 같은 보편적 욕구다. 단지 아랍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20년 정도 뒤졌을 뿐이다. 그 전까지 많은 이들은 문화적 이유를 들어 아랍권의 예외성을 이야기했지만 이제 현실을 보면 그런 설명은 더이상 옳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책에서도 썼듯이 더 중요한 것은 민주화 운동 자체보다 그 이후의 제도화다. 장담하건데 아랍권은 수 년 혹은 5년 이내에 분명히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감이 일어날 것이다. 민주주의의 제도화는 아주 더디고 어려운 과정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내 책에서 보여주려는 것도 왜 민주적 제도가 새로 생기고 자리잡기가 어려운지에 대한 것이다."

ㅡ당신은 월스트리트 저널 3월12일자에 쓴 ‘다음은 중국(Is China Next)?’이란 제목의 긴 에세이에서 중국의 민주화를 전망하면서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과는 다르다고 했는데.

"중국은 아주 높은 질의 권위주의 정부를 갖고 있다. 억압적인 기제와 함께 나름의 방식으로 시민들 요구에 대한 책임성을 갖고 있다. 중국 국민 역시 국가 발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다. 그 결과 정치체제에 대한 일정 정도의 지지도가 유지되고 있다. 그 점에서 다른 아랍국가들만큼 체제가 취약하지는 않다. 하지만 중국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사회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자유 요구와 민주적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ㅡ하지만 당신은 최근 중국 모델의 강점을 인정했다.

"물론 몇몇 장점이 있다. 가령 복잡한 경제 상황에서 정책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정부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다."

ㅡ중국이 서구 자유민주주의의 경쟁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나?

"지금 현존하는 체제로는 유일하게 대안적인 경쟁 모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자체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이른바 나쁜 황제의 딜레마(Bad Emperor Problem)이다. 중국의 역사에서 고질적인 문제였다. 견제와 균형, 법의 지배. 민주적 책임주의는 없이 장기적으로 늘 좋은 황제를 가질 수 있을 거란 보장이 없다. 견제 균형 시스템이 없는 한 계속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요컨데 중국은 장기 지속가능한 모델로는 볼 수 없다는 뜻이다."

ㅡ포린 어페이즈 3~4월호에 ‘포스트-워싱턴 컨센서스’를 기고했다. 지금이 자유 시장과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보나?

"자유시장 경제의 위기가 아니라 금융부문의 자유화를 강조한 앵글로색슨식, 신자유주의 버전의 시장경제모델의 위기다."

ㅡ자유민주주의 승리를 이야기했지만, 금융 위기 이후 미국 모델을 비판했다. 생각에 변화가 있었나?

"나는 미국식 모델을 역사의 종언 모델이라고 한 적이 없다. 1980년대 레이건 시기 이후 경제 자유화가 전개되면서 너무 나갔다. 특히 금융 부문에서 그랬다. 스스로 규제하도록 내버려뒀다. 내가 역사의 종언을 이야기한 것은 미국의 특정 경제정책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 시장과 민주주의에 기초한 사회를 가리켰을 뿐이다."

ㅡ당신은 레이건 지지자로 알려졌는데.

"레이건은 당대에 중요한 일들을 했다. 1980년대 서구의 복지국가는 너무 비대해졌고 국가는 과대팽창했다. 시장과 정부간에 적정한 균형관계가 아니었다. 조정이 필요했다. 지금은 국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ㅡ한국에서도 국가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상적인 근대국가의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세가지다. 1)룰을 집행할 수 있는 집중된 강력한 힘 2)힘의 사용을 제한하는 장치인 법치주의 3)국민에 책임을 지는 기제인 민주주의다. 문제는 균형이다. 근대국가는 힘을 가져야 하지만 이에 대한 민주적 견제 장치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ㅡ’역사의 종언’에서 한국의 민주화 사례를 상세히 분석했다.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를 평가한다면?

"일반적으로 한국은 아주 인상적인 발전을 이뤘다. 민주 제도화나 경제 발전에서 그렇다. 국민들은 정치인들과 정당에 불만인 것은 안다. 하지만 아주 성공적인 국가들 중 하나다. 강한 근대국가 형성과 더불어 법치주의에 의한 견제, 민주적 책임성 등의 측면에서 진전을 이뤘다."

오바마가 최근 재선 운동을 시작했다. 가능성은?

"지금 예측하기엔 너무 이르다. 다만 공화당이 이번에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생각보다 빨리 호전되고 있다. 이건 분명히 대선의 주요 결정 요인이 될 것이고 오바마가 기댈 수 있는 요인이다."

세라 페일린과 티파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페일린을 심각한 대선 후보로는 보지 않는다. 심지어 공화당 내에서도 지지도는 아주 낮다.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아주 낮다. 티파티는 훨씬 더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미 보수주의를 구성해온 한 갈래였다. 국가에 대한 불신 기류를 말한다. 지난 200년간 미국 정치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ㅡ한국은 신흥수퍼파워(중국)와 쇠락하는 수퍼파워(미국) 사이에서 외교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몇년간 그전에 비해 훨씬 더 공격적이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이 때문에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균형자로서 미국쪽으로 기우는 양상을 보인 것은 이해할 만하다. 중국에 대한 균형자로서 미국 힘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지역이 친중국 반중국 캠프로 양분화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문제는 중국이 앞으로도 공세적으로 행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국은 그 경우 둘 사이에서 등거리 유지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긴밀한 민주동맹으로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일본과는 독도 문제가 갈등 요인이다. 최근 교과서 문제로 또한번 불거졌다. 해법은 뭐라고 생각하나?

"최근 상황은 자세히 모른다. 다만 일반적으로 말해서, 일본은 과거 역사의 모든 유산에 대해 좀더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그러기를 꺼렸다. 이 때문에 아시아에서 갖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ㅡ미·중 관계는 갈등과 조화 어느 쪽으로 갈까?

"많은 것은 중국에 달렸다. 미 행정부들은 최근 몇년간 대중국정책에 관한 한 아주 실용적이었다. 중국은 외교정책에서 아주 신중했지만 최근 몇년 사이 변한 듯한 인상을 준다. 한국과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행동에 다소 자극을 받은 듯 보인다. 중국은 특히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스스로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는데 그 결과 미국을 너무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것은 위험하다."

ㅡ한반도 통일 이후 미중 헤게모니 갈등 가능성은?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 한국의 통일을 원치 않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나는 중국이 북한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본다. 중국은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한국에 의해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게 주된 장애물을 극복하고 난 다음에야 통일 한국에 대해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책 ‘정치질서의 기원들’] "인류 첫 근대 국가는 중국 진나라"

‘역사의 종언’에서 후쿠야마는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 경쟁은 자유민주주의의 우위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을 논증했다.

새 책은 분석의 시·공간적 범위를 넓혀 인류 이전 시대부터 현재까지 인간 정치제도의 진화를 분석한다. 진화생물학의 성과와 동서양을 넘나드는 사례들이 동원된다. 압권은 근대국가의 출현과 변천. 국가만이 생존의 더 나은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족 시대의 자유를 포기하고 국가의 강제력에 복속했다. 국가 형태는 지역에 따라 달랐다. 인류 최초의 근대적 국가는 기원전 221년 진(秦)이었다. 처음으로 강력한 중앙집권제와 혈연주의를 넘어 국가에 충성하는 공인(公人) 계급을 낳았다. 법치주의가 중세 수도원 독신주의에서 유래했음은 특기할 만하다. 성공적인 근대국가의 3요소는 강력한 국가권력, 법치주의, 책임성을 담보하는 민주제의 메커니즘인 반면 시공을 막론하고 국가를 위협한 것은 혈연주의였다. 이를 막기 위해 중국 황제들은 환관계급을 제도화했고 교황 그레고리 7세는 성직자 독신제를 강요했다.

김진명 "김정일 죽으면 중국이 북한 먹는다"

1 Comment

  1. 그냥

    2011년 4월 12일 at 1:44 오전

    자유민주주의는 한개의 정형화된 국가제도라기 보다
    인류가 보다 나은 미래를 추구해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시대와 사회에 따라 그 모습은 제각각이 되겠지요.

    역사를 예술처럼 단선적 변화가 아니라 발전이라 판단 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그 오랜 시간들 속에서 끊임 없이 확장되어 온 개인적 자유가 확인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오늘을 지배하는 시장경제, 화폐경제 속에서는
    빈곤으로 부터의 해방이 개인적 자유의 기초 부분을 실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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