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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대만의 찻집에서 만난 무명가수의 노래에 반하다 - China Inside
대만의 찻집에서 만난 무명가수의 노래에 반하다

대만 노래 월금(月琴)에 담긴 한 예술가의인생

지해범

우페이쟈2.JPG

<대만 가수 吳珮嘉>

대만에서 1980년대에 대히트를 친노래 ‘월금(月琴)’을 최근 접하게 되었다.

지난 9월28일 대만 타이난(臺南) 시정부의 초청을 받아한 찻집에 들렀을 때이다.

타이난시국제관계처는 한국 기자단을 위해 매우 세심한 준비를 했는데, 우리들이 마시는 찻잔 뚜껑에 각자의 이름을써서 선물로 주기도 했다. 타이난은 타이베이(臺北)와 달리 현대식 고층빌딩보다는 전통주택과 사당(寺廟)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맛있는 음식과 과일이 풍부하며, 현지 생산되는 커피맛이 좋아또다시 방문하고 싶은곳이다.몸에 좋다는진흙 온천까지 즐길 수 있다. 타이난 시는 이날한국 기자단을위해 작은 악단을초청했다.

격조있는 찻집에서 우리를 기다리던2인조 악단의 젊은 여가수는 우페이쟈(吳珮嘉).TopMusic이란 악단(중국명 拓譜樂團) 소속이었다. 한국가수 장윤정이 부른 ‘이산’의 주제곡 ‘약속’을매우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멋지게 불러우리들의 가슴을 울린 그녀는악단장의 기타반주에 따라 ‘月琴’이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 노래는 음이 너무 높아 직업 가수들도 부르기를 꺼리는어려운 노래다. 우페이쟈는 기타반주 하나에 의지하여 가녀리면서도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노래 전체를 완벽하게 소화하여내 마음을 휘어잡았다.고음 부분에서도 전혀 막힘이 없었다.아래 음악 파일을 실행하면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삼성 갤럭시폰으로녹음한 것이어서상태가 안좋지만, 그녀의 호소력있는 노래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吳珮嘉的 月琴>

再唱一段思想起(다시 한번 사상기의 한 단락을 부르네)
唱一段思想起 唱一段唐山謠(사상기의 한 단락을 부르고, 당산요의 한 구절을 부르네)
走不盡的坎坷路 恰如祖先的步履(걸어서 다갈 수 없는굴곡많은 인생길, 선조들이 갔던 길과 닮았구나)

抱一隻老月琴 三兩聲不成調(낡은 월금 하나를 품고 소리를 내보지만 화음은 맞지않네)
老歌手琴音猶在 獨不見恒春的傳奇(늙은 가수<陳達>의 월금 소리는 여전하건만, 헝춘의 전설은 다시 볼수 없네)

落山風 向海洋(낙산풍은바다를 향하고)
感傷 會消逝(내 가슴의 만상도 사라질터)
接續你的休止符(당신<陳達>이쉬는 것을 이어받아)
再唱一段唐山謠 再唱一段思想起(다시 한번 당산요의 한 단락을 부르네, 사상기의 한 구절을부르네)

再唱一段思想起(다시 사상기의 한 구절을 부르네)

유튜브에 찾아보니 이 노래를처음 부른 가수는 쩡이(鄭怡)였다.

이곳(月琴)을 누르면 그녀가 18세때 이 노래를 부른유튜브 동영상으로 연결된다.

쩡이.jpg

<대만 가수 郑怡의데뷰 때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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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월금의 탄생과정)

이 노래는 대만의 전설적인 민속 음악가인 천다(陳達,1906~1981)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1980년 동시작가이자 시인인 라이시안(賴西安)이 가사를 쓰고 작곡가 수라이(蘇來)가 곡을 만들었다.

한편의 시(詩)라고 할 수 있는 라이시안의가사를우편으로 받아든 수라이는 가사를 두번 읽고 단박에기타를 들고곡을 써내려갔는데,걸린 시간이 5분에 불과했다고 한다. 가사 속에 등장하는사상기(思想起)는 천다 선생이 생전에 작곡하여 악기 月琴을연주하며 즐겨 불렀던 노래로, 대륙을 떠나 대만에 정착하기까지 민초들이 겪은온갖 고난에 대해 읋었다고한다. Youtube에 소개돼 있는 그의노래는민남어(閩南語/복건성남부방언)여서알아듣기 힘들지만,우리가 어릴 적할아버지 할머니들이삶이 고달플 때면 흥얼거리던가락을 빼닮았다.

吟遊藝人陳達2.jpg

<陳達 선생>

천다 선생은 대만의 남단 헝춘(恒春)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민요가수로 활동했다. 29세때 안질에 걸려 시력이 급속히 떨어졌지만, 그는 악기 月琴을 연주하며 ‘사상기(思想起)’ 등을 작곡하고 직접 노래를 불렀다. 1967년 수도 타이베이의 음악가들이 민간음악 수집을 위해 헝춘에 왔다가 그를 발견하고 그의 시적인 가사와 감성 풍부한 노래에 감동을 받아 타이베이로 초청했다.그를 TV에 출연시키는 한편,민요를녹취해 보존했다. 75세 되던 1981년 늘 길가에서 노래하던 그는 집으로 돌아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을 거두었다. 평생을 음유시인처럼 살다간 그는’헝춘의 전설’로 남아있다.가사 속의’낙산풍(落山風)’은 헝춘의 산간협곡에서 불어와 바다로 향하는강풍을현지인들이 부르는 말이다.’당산요’ 역시 천다 선생이 즐겨 부르던 노래로 추정된다.

작곡가 수라이는 원래 이 노래 ‘월금’을 다른 가수에게 줄 생각이었는데, 당시 갓 대학생이 된18세의 쩡이(郑怡)에게 한번 불러보게 했다가 그녀의 노래에 반해노래를 편곡해 주었다.맑고 깨끗한 고음을 자랑하는 쩡이는 이 노래로단번에 대만 최고의 가수 반열에 올랐다. 이 노래는 중국 전통의 선율과 비교적 단순한 음조지만,고음 부분이 높아 웬만한 가수도 부담감을 느낀다.2000년대 중반대만의방송사가’옛노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노래의 주인공인쩡이를 초청했지만, 쩡이조차도 가끔은 고음에 부담감을 느끼고 방송출연을 사양했다고 한다.이 노래가 나온 지 1년만에 천다 선생은별세했는데, "당신이 쉬는 것을 이어받아"라고 한 라이시안의 가사가 그의 운명을암시하는듯해 묘한 느낌을 준다.어쩌면 천다 선생은 자신의 삶을 그린이 노래를 들으며 이제는 후배들에게바톤을 넘겨줘도 좋다고 생각해 삶의 고삐를 놓았는지도 모른다./지해범

郑怡.jpg

<중년이 된가수 郑怡. 젊을 때의 앳띤 얼굴이넉넉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아래의동영상은 작곡가 수라이가 직접 부른 노래로, 쩡이의 노래와는 또 다른맛이 있다./지해범

작곡가 수라이의 동영상

수라이2.jpg

<대만가수겸 작곡가 수라이>

16 Comments

  1. 대천사

    2012년 10월 3일 at 9:04 오전

    감사합니다. 오래만에 이 노래를 들었습니다.
    望春風이라는 노래를 아세요?
    주소는 http://www.youtube.com/watch?v=TwWVZHz7OtQ 입니다.
    望春風는 한국의 아리랑만큼 대만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민남어 (대만어) 노래입니다.
    1930년 작품입니다
    그 외에 雨夜花도 반항적인 노래입니다. 1934년 작품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ZY4Mw0k52dw&feature=related
    장개석총통 통치시기에 이 노래는 반체제인사들의 애창곡이었습니다.

       

  2. 지해범

    2012년 10월 3일 at 12:12 오후

    대천사님, 반갑습니다.
    대만 옛노래 중에 좋은 노래가 많네요.    

  3. 대천사

    2012년 10월 3일 at 3:00 오후

    점반부 마지박 단락의 恒春는 대만 최남단의 지명입니다.
    "獨不見恒春的傳奇"는
    "단지 항춘의 전기(전설)를 보지 못하네" 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傳奇"는 앞의 노가수와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민남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많습니다.
    민남어에 대하여 혹시 도와드릴 것이 있으면 연락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4. 지해범

    2012년 10월 3일 at 3:17 오후

    대천사님, 감사합니다.
    헝춘은 아마도 천다 선생이 살았던 곳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5. 대천사

    2012년 10월 3일 at 3:37 오후

    "海角七號"라는 영화를 찾아서 구경하시면 항춘과 노가수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영화는 대만에서 매우 인기가 있었습니다.
    대만을 이해하고 싶으면 이 영화를 반드시 보아야 합니다.
    "悲情城市"도요.
    (앞 들의 점반부는 "전반부"입니다)
    감사합니다   

  6. 지해범

    2012년 10월 3일 at 5:07 오후

    좋은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역시 천다 선생은 헝춘이 고향으로 그곳에서 활동했더군요.
    노래 가사에 헝춘과 낙산풍이 등장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노래 하나로 대만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합니다.   

  7. 푸른초원

    2012년 10월 4일 at 3:05 오후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중에 하나를 아주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接續你的休止符(당신<陳達>이 쉬는 사이에) ‘당신의 쉼표를 이어가서’ 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원문에 맞을듯.
    노래도 그렇지만 가사도 너무 마음에 와 닿지요   

  8. 지해범

    2012년 10월 4일 at 3:26 오후

    푸른초원님, 반갑습니다.
    처음엔 그렇게 직역했다가, 가사의 뜻이 늙은 가수가 월금을 놓고 쉬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아 좀 의역을 했지요. 이제는 후대인들이 천다의 뒤를 잇겠다는 뜻으로…    

  9. 김진아

    2012년 10월 4일 at 9:06 오후

    ‘아리앙’을 떠 올렸는데…
    윗 분의 댓글에서도 역시나 그렇구나..느끼는 마음에선요. ^^

    다양한 문화 ..그 뒷편으로 흐르는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참 좋습니다.    

  10. 지해범

    2012년 10월 5일 at 5:32 오후

    진아님,
    저도 이 노래를 따라 배우면서 대만의 헝춘이란 곳을 가고싶어 졌습니다.
    일본의 한류팬들이 한국의 가수나 배우의 활동지를 오려는 마음을 이해하게 되네요.   

  11. 마이란

    2012년 10월 5일 at 7:48 오후

    링크 해 두신 것 따라가서 노래 들었어요.
    목소리가 참 맑고 곱네요.
    심성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노래군요.
    가사는 못 알아듣지만… ^^;

    댓글에서 가수나 배우의 활동지를 가고싶어 하는 사람들 마음
    이해하신 다는 글 읽으며 웃습니다. ^^

    노래에 얽힌 이야기 다 읽고나니
    당신이 쉬는 사이… 라고 의역하신 제목, 마음에 드는군요.

       

  12. 지해범

    2012년 10월 5일 at 9:10 오후

    마이란님,
    우리는 누군가의 뒤를 잇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은 부모, 은사, 그리고 사회에서 맡은 역할들…
    그래서인지 이 노래가 마음에 들어오네요.    

  13. 마이란

    2012년 10월 6일 at 3:35 오전

    저, 댓글 읽으며 ‘라이언 킹’ 생각했다고 하면 웃으실거죠? ㅎㅎㅎ
    엘튼 존이 부른 주제곡, Circle of life, 생각나서요.

    아이들 어릴 때 부터 덩달아 열번쯤은 봤을꺼예요.
    디즈니의 장편만화영화 팬입니다.
    같은 동네긴 하지만 요즘은 픽사. ^^

       

  14. 지해범

    2012년 10월 9일 at 9:52 오후

    저도 이 음악 많이 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해서…
    그런데 월금과 라이언킹이 어떻게…???   

  15. 마이란

    2012년 10월 10일 at 9:43 오전

    아, 제가 가사는 못 알아듣잖아요.
    근데 의역하신 제목 보자니 엘튼 존의 노래 떠올랐어요.
    역시 제목때문에..
    비단 혈통뿐만 아니라 예기나 정신도 이어받고 발전시키고 하다보면
    다시 또 되돌아와서 반복되는 그야말로, Circle of life… 란 생각 들어서요.

    좀 엉뚱하고 비약이 심했나요?^^
    그래서 제가 미리 자수했잖아요.
    웃으실거죠? 라고. ^^

       

  16. 지해범

    2012년 10월 10일 at 4:09 오후

    Circle of life 란 점에서 통하네요.
    그러고보면 이 곡을 작곡한 미국의 어떤 음악가와 대만의 음악인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이 노래의 가사가 마음에 와닿아 자주 듣다 보니 이제는 거의 외우게 되었어요.
    중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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