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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베이징 대기문제 놓고 미국에 꼬리내린 중국 정부 - China Inside
베이징 대기문제 놓고 미국에 꼬리내린 중국 정부

[만물상]베이징 스모그

지해범 논설위원

중국공장매연.jpg

<매연을 내뿜는 중국의 공장지대>

1997년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해 서우두(首都)공항에 내리자 매캐한 공기가 코를 찔렀다. 공장과 주택 굴뚝이 뿜어내는 매연과 자동차 배기가스, 황사가 뒤섞인 잿빛 안개가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 눈과 목이 금세 따끔거렸다. 와이셔츠는 반나절 만에 소매와 칼라가 새카매졌다. 밤이 되자 스모그가 땅에 깔려 아파트 9층에서 길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가족과 몇 년을 살아야 하나’ 하는 두려움이 밀려 왔다.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직후 자체적으로 공기 오염도를 측정해 날마다 인터넷 블로그에 올렸다.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대기 정보를 믿을 수 없어서 대사관·영사관 직원과 가족에게 정확한 오염 상황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이 블로그는 베이징 시민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자존심 상한 중국 정부가 발끈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공관이 대기오염도를 측정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의 미 국무부 대변인이 맞받았다. "중국에 사는 미국인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솔직히 말해 중국의 많은 도시에서 대기오염이 문제다." 미국 측은 지름 2.5㎛ 이하(PM2.5)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얼마나 많은지를 기준으로 삼아 중국의 기준(PM10)보다 훨씬 엄격했다. 미국 대사관을 더 신뢰하는 중국인들이 오염 기준 변경을 요구하자 중국 정부는 어쩔 수 없이 미국 기준을 따라갔다.

▶베이징·톈진·칭다오를 비롯한 중국 10여개 지역이 지난 10일부터 엿새째 최악의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 도심은 한때 PM2.5의 농도가 ㎥당 993마이크로그램(㎍)으로 세계보건기구 기준치 25㎍의 40배에 이르렀다. 호흡이 어렵거나 심장병을 일으킨 환자가 병원으로 밀려들었다. 가시거리 1㎞도 안 되는 고속도로와 공항이 한동안 폐쇄됐다. 스모그에 뒤덮인 도시에 고층 빌딩만 고개를 내밀어 구이린(桂林)을 도시로 옮겨놓은 듯 기괴한 풍경이다. 서울 하늘이 지난 12일부터 나흘째 뿌연 것도 중국 스모그 탓이라고 우리 기상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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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성 연운항시의 출근길/사진=신화망>

▶중국 인민일보가 그제 ‘아름다운 중국, 건강한 호흡에서 시작된다’는 칼럼에서 ‘선(先)오염·후(後)정화’의 경제 발전 방식을 꼬집었다. "거대한 오염대가 국토 3분의 1을 뒤덮었다. ‘너의 손을 잡았지만 너를 볼 수 없다’면 아름다운 중국이 아니다." 스모그는 환경을 파괴해 가며 이뤄지는 ‘중국식 발전 모델’의 업보라는 시각이다. 덩달아 한국 하늘까지 애꿎게 어두워졌으니 남의 일이 아니다.

4 Comments

  1. 김진아

    2013년 1월 16일 at 3:45 오후

    대기오염, 스모그에 예민해질 수 밖엔 없습니다.
    호흡기 관련된 부분은..

    큰 애가 제 동생보고 중국에서 안 태어난게 다행이라고 꼬집듯이
    말하더라구요. ^^

       

  2. 지해범

    2013년 1월 16일 at 5:18 오후

    제가 북경 있을 때 아이들이 3살,5살이어서 엄청 걱정했지요.
    스모그가 심할 때는 도시를 탈출하고 싶을 정도로…    

  3. 데레사

    2013년 1월 16일 at 10:24 오후

    우리 딸도 미국대사관의 오염측정도를 보고 그날 창문을 열까 말까
    외출을 할까 말까를 결정하더라구요.
    공기만 좋다면 그래도 한국과 가까우니까 베이징이 좋은데 공기가
    나쁘니까 그게 제일 걱정 스럽다고들 해요.

    그런데 제가 지난 가을에 갔을때는 하늘에 별이 보이고 날씨가
    아주 좋았거든요. 그래서 좋아했었는데 이번 뉴스를 보니까 그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걱정이 됩니다.   

  4. 지해범

    2013년 1월 17일 at 5:20 오후

    북경도 날씨가 좋고 오염물질이 잘 빠지는 날이 있지요.
    북경의 가을은 대체로 하늘이 맑지요.
    하지만 공기와 물이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서울 사는 중국인이 최근 북경에 보름 정도 갔다왔는데 북경에서 부에 문제가 생겼다가 한국에 돌아오니 말끔히 사라진 경우를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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