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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의 전례를 모두 깬 한국 외교관

"한국이 도덕적이어야 중국의 존경을 받는다”

서평/김하중의 중국이야기 1·2

조선일보 지해범기자

김하중대사3.jpg

<김하중 전 통일부장관>

지난 5년간 한중관계가 삐그덕거릴 때마다 중국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찾은 사람 중 하나가 김하중(66) 전 통일부장관이었다. 김대중 정부부터 3개 정권을 거치며 최장수(6년반) 주중대사를 지낸 그는 외교가에서 최고의 중국전문가로 통한다. 중국어로 책을 쓸만큼 중국어가 유창하고 1992년 한중수교 비밀회담부터 참여해 중국문제에 해박하며 현지인맥은 누구보다 넓었다. 2001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이 그를 중국대사로 임명했을 때, 중국 정부는 “오랜 친구가 온다”며 베이징 도착 이틀만에 장쩌민(江澤民) 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바로 다음날 조어대에서 대대적인 환영만찬을 열었다. 보통 짧게는 열흘에서 길게는 한달이상 걸리는 절차였다. 중국 외교부의 모든 전례를 깬 파격(破格)이었다. [불법복제-전재금지]

참여정부 때청와대 고위인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사 임기가 보통 3년인데 김하중 주중대사는 이를 훨씬 넘겼다며교체를 두번이나 건의했다가 모두 묵살당했다.그가 노 대통령에게 “혹시 김 대사를 잘 아십니까”라고 묻자, 노 대통령은 “잘 모르지만그보다 더 나은 중국전문가를찾을 수 있느냐"면서유임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대사는 2008년초 중국대사직을 마치고 이명박 정부 첫 통일부장관으로 기용됐는데, 3월10일 인사청문회 때도 ‘새로운 기록’이 만들어졌다. 청문회 시작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김 대사에게 “그동안 참 재미없게 사신 것 같아요”라고 말을 건넸다. “무슨 말씀이시냐”고 하자, 의원들은 “이번에 장관님에 대해 조사해보니 아들 둘 다 군대 갔다왔고, 재산도 별 볼일 없고, 주중대사만 오래 하셨더군요.”라고 말했다. 꼬투리 잡을게 없다는 뜻이었다. 오전10시쯤 청문회가 시작된 뒤 1시간 조금지나김원웅 위원장이 “효율적인 의사진행을 위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먼저 의결하고자 한다”고 제안해 반대가 없자 보고서 채택을 가결시켰다. 청문회 도중 사실상 ‘임명동의’를 해준매우 드문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불법복제-전재금지]

2009년 2월 통일부장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홀연히 사라졌다. 휴대전화는 꺼놓았고 이메일도 거의 열지 않았다. 지방을 다니며 종교활동에 전념한다는 소문만 들렸다.한중관계의 개선방안 등을 물어보려는 무수한 인터뷰 요청도 다 거절했다. 그랬던 그가 4년의 은거 끝에 ‘김하중의 중국이야기’ 두권(1,2)을 들고 세상에 나타났다. 지난 31일 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맑고 편안했다. 그는 “4년 동안 책쓰고 교회 등에서 집회하며 조용히 지냈다”면서 “공무원 생활 36년 동안 쉬지않고 일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제2의 인생은 과거를 조용히 정리하면서 남은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싶었다”고 했다. [불법복제-전재금지]

그는 고교시절부터 세가지 소망이 있었다고 했다. “첫째는 외교관이 되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과의 수교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며, 셋째는 중국대사가 되는 것이었다. 이 세가지를 다 이루었다. 나라와 국민으로부터 입은 사랑과 은혜가 너무 커서 죽을 때까지 그것을 갚고 싶다. 책을 쓰거나 종교활동을 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불법복제-전재금지]

김 전장관이 책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11월 중국에서 낸 첫저서 ‘떠오르는 용(騰飛的龍)’은 중국 공산당 16차 당대회 개막일에 인민일보에 소개돼 큰 화제가 됐었다. 주중대사 재직시절 그가 지방 어디를 가든지 “인민일보 인터뷰를 봤다”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퇴임 후 출판한 간증집 ‘하나님의 대사(3권)’는 총 100쇄를 넘겨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본인이 직접 얘기하진 않았지만, 가까운 지인에 따르면 인세로 받은 돈의 상당부분을 어려운 사람들 돕는데 썼다고 한다. [불법복제-전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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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낸 ‘중국이야기’는 그가 대사시절 만난 장쩌민·후진타오(胡錦濤)·시진핑(習近平) 등 국가 최고지도자를 비롯, 중앙과 지방의 수천명의 고위인사 및 지식인들과 대화한 결과물이다. 또 황장엽사건, 6자회담, 탈북자문제 등 다른 중국 관련서에선 보기 어려운 생생한 실화와 경험이 녹아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중국문제의 최고 전문가는 아니다. 나보다 중국을 더 많이 깊이 아는 분들이 많다. 다만 이 책은 외교관으로서 본 중국과 중국인 이야기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불법복제-전재금지]

‘중국이야기’ 1권(떠오르는 용,중국)은 2002년 중문판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으로 중국인의 기질에서부터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발전과정과 고민, 중국외교의 원칙과 목표, 중국의 장래 등을 다루었다. 2권(영원한 이웃, 끝없는 도전)은 현대 중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중관계의 역사와 과제 및 미래를 다루었다. 책의 기조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柔之勝剛)’는 노자 도덕경의 경구와 통한다. 사랑과 지혜를 갖춘 부드러움은 무엇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불법복제-전재금지]

김 전장관은 “한국이 중국에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첫째 부강해야 하고, 둘째 국제적으로 존경받아야 하며, 셋째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야기’ 2권에서 그는 중국을 상대하는 한국정부와 사회리더들에게 *무조건 높은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말것 *서두르지 말것 *한국인의 품격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가령 한국기업이 중국기업의 의사결정체계를 잘 모른 채 협상 상대방을 재촉해봐야 별 소용이 없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협상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중국사업에서 중요하다는 ‘꽌시’도 사람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얼마나 깊이 마음을 나눌수 있느냐가 중요한 만큼 상대를 배려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김 전장관은 조언했다. ‘골프 안치는 외교관’으로도 유명했든 그는 후배 외교관들에게는 *중국어와 중국역사를 공부할 것 *중국에서의 근무를 전쟁터라고 생각할 것 *중국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 등을 당부했다. [불법복제-전재금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장점을 가진 김 전장관은 커피숍에서 2시간 동안한중관계와 북한문제 등현안에 대해막힘없이 대답했다. 임박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그는 “현상황에서 완전히 포기하기보다는 그래도 협상을 하는게 낫다.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우리는 미국 등과 연합하여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도록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6자회담도 계속되는 것이 낫다. 중국이 6자회담을 주최하는 한 자신들의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불법복제-전재금지]

G2시대 한미동맹과 한중 동반자관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국외교의 방향에 대해 김 전장관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미중 사이에서 한국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과 공간이 있으며 중국도 그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중국 외교에 대해서는 “아직 정권이 출범도 안했는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매년 생일(1월9일)에 책 한권씩을 내는게 목표”라며 “다음 책이 무엇인지는 비밀”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위 글은 조선일보 2013년 2월2일자 북스면에 실린 서평에일부 내용을 추가한 것임/불법복제-전재금지>

9 Comments

  1. 데레사

    2013년 2월 4일 at 1:22 오후

    한번 읽어 보고 싶어지네요.
    한국이 도덕적이어야 중국의 존경을 받는다 는 말에 많은
    생각을 해 봅니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군요.

    고맙습니다.   

  2. 대천사

    2013년 2월 4일 at 5:27 오후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중 사이에 한국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과 공간이 있으면 중국도 그것을 원한다"
    ==============
    참 좋은 말씀입니다. 제가 전에 말씀드린 사대교린정책이 바로 이것입니다.한미동맹은 당연히 강화해야 합니다. 미국은 초강대국이라서 모셔야지.(事大)그러나 땅이 넓고 인구가 많고 중국사람의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에서 중국과 交隣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게다가 북한문제는 중국과 직접적 영향력이 있어서 중국과 사이좋게 왕래해야지요.
    그러나 미, 중 양국은 현재 조어도 때문에 관계가 매우 나쁩니다. 미국이 일본과 손을 잡고 있으니 중국의 기분이 좋을 수가 없지요.
    조어도문제에 있어서 한국은 중국편, 일본편에 다 설 수가 없으니 애매한 입장을 일관할 수 밖에 없지요. 게다가 한중 사이에 이어도문제도 있지요.
    제 보기에 이어도문제는 중국식으로 가置爭議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조어도문제를 대만편에 서 주면 간접적으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 혼자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국과 대만의 관계도 개선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하중대사님은 그리 많지 않은 좋은 외교관이지요. 제가 존경하는 분입니다.騰飛的龍은 중국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필독한 책이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차이나워처

    2013년 2월 4일 at 5:45 오후

    데레사님,
    중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4. 차이나워처

    2013년 2월 4일 at 5:49 오후

    대천사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사대교린과 함께 남북교류도 활발해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5. jibong

    2013년 2월 4일 at 7:18 오후

    조선일보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발굴기사 쓰셨오.고맙습니다. 이 인물이 문제가 아니라 조선일보가 계속 이런 발굴을 해 주시기만 바랍니다.
    나라에 왜 사람이 없겟습니까. 더 찾으세요 그리고 알리세요. 감사 또 감사.   

  6. 차이나워처

    2013년 2월 5일 at 5:40 오후

    jibong님,
    반갑습니다.    

  7. 그냥

    2013년 2월 5일 at 10:43 오후

    원래 전문가는 자기를 들어내거나 자랑하지 않습니다.
    모자라는 전문성의 제곱 만큼 떠들고 장식하며 설치는 것이지요.

    훌륭한 공무원으로서 김하중 대사님을 기억하는 재중 국민들이 아주 많습니다.

       

  8. 만년 중년 !!

    2013년 2월 6일 at 4:30 오전

    대한민국의그수많은법관들중에는 김하중같은인물이 없다는말인가 ??

    ㅊㅊㅊㅊㅊㅊㅊ두아들 전부군에복무하엿다는것을보아도 흠결이없는분인데

    발가락의 때많큼도 닮은인재가없는대법관들 참으로 쪽팔리겟다

    앞으로세정부가들어서면 전부골라내서 삭탈관직해야합니다

    미필이를 아들로 둔분들은 본인이 면제이거나 미필인것들도

    전부 원세훈이처럼    

  9. 차이나워처

    2013년 2월 6일 at 2:04 오후

    그냥님,
    반갑습니다.
    진정한 인재는 시간이 지나도 빛이 나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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