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본문스크랩]    ‘태산회’‘강남회’등 폐쇄모임 활발, 중국의 관시경제 - China Inside
[본문스크랩]    ‘태산회’‘강남회’등 폐쇄모임 활발, 중국의 관시경제
입력 : 2013.04.19 10:32 | 수정 : 2013.04.19 10:36


	지난 4월 7일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세계 각국 정상급 인사들. 사진 신화·뉴시스
지난 4월 7일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세계 각국 정상급 인사들. 사진 신화·뉴시스

지난 4월 8일 보아오(博鰲)포럼이 폐막했다. 중국 하이난성의 휴양지 보아오에서 열린 포럼에는 세계 굴지의 기업인과 정치인이 총출동했다. 저우원중(周文重) 보아오포럼 비서장은 “2000여명의 정재계 지도자와 1000명의 기자 등 모두 3800명이 보아오포럼을 찾았다”며 “역대 최대 규모였다”고 밝혔다.

보아오포럼이 열린 것은 2001년부터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을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아이디어의 교환장인 다보스포럼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중국도, 서구의 다보스포럼과 같이 지식권력을 쥐기 위해 보아오포럼을 만들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열리는 비교적 신생 포럼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중국 특유의 관시(關係) 비즈니스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중국의 기업인과 관료들은 중국 특유의 폐쇄적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업계 3위 내 기업만 가입할 수 있다는 ‘중국기업가클럽’, 베이징 중관촌의 IT기업인들이 주축이 된 ‘태산회(泰山會)’, 저장 출신 신흥기업가들이 주축이 된 ‘강남회(江南會)’, 베이징 장강상학원(MBA)과 상하이의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MBA)을 졸업한 기업인들이 결성한 ‘화하동학회(華夏同學會)’ 등이 대표적인 기업인 클러스터다.

중국에서 잘나간다는 기업가들은 대개 이들 모임 소속이다. 세계 최대 PC제조사인 롄샹(레노버)의 류촨즈,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의 리옌홍 등은 태산회 회원이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윈,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성다의 천톈차오는 강남회 회원이다. 류촨즈, 마윈을 비롯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을 운영하는 마화텅 등은 화하동학회에도 적을 두고 있다.

중국인은 과거부터 혈연·지연에 기초한 ‘상방(商幇)’을 결성해 상호이익을 도모했다. 상하이의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는 닝보방(寧波幇) 등 ‘9대 상방’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 같은 전통에 기초해 각종 회에 가입된 회원 상호의 사업 정보교환과 교차 지분인수 등을 통해 경영권 방어에도 나선다. 수감될 경우 구명활동에도 나선다. 일부 모임은 “회원이 되면 무조건 한 차례는 구명해 준다”는 회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2008년 멜라민 분유 사건이다. 2008년 멜라민 분유 사건의 여파로 중국 최대 유제품기업인 멍뉴가 파산 직전까지 몰렸을 때다. 당시 몽골족 출신 유목대왕으로 불린 멍뉴의 뉴건성(牛根生) 회장은 중국기업가클럽 회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당시 이들 클럽 회원들의 자금지원으로 멍뉴는 기사회생했다. 이 사실은 ‘중국기업가클럽 회원들께’로 시작하는 장문의 친서가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2006년 출범한 중국기업가클럽에는 멍뉴의 뉴건성 회장을 비롯해 중국을 대표하는 31개 기업가가 회원이다. PC제조업체 롄샹의 류촨즈를 이사장으로 삼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윈,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기업인 완커의 왕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운영하는 신랑의 차오궈웨이, 중국 최대 교육기업인 신동방학원의 위민홍 등이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정기적으로 모임을 여는 ‘구락부(俱樂部·클럽)’도 중국에서 잘 발달돼 있다. 일례로 만주족 여성 기업가인 천리화(陳麗華) 푸화그룹 회장이 연 베이징의 장안클럽이 있다. 중화권 최대 부호 리자청 장강실업 회장,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장이 이 클럽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1년에는 남북한 간 회담이 장안클럽에서 열리기도 했다.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강남회의 클럽은 중국의 반체제 건축가 겸 설치미술가로 유명세를 탄 아이웨이웨이(艾未未)의 작품이다.

이 같은 기업인 모임과 사교클럽은 ‘금권교역(金權交易)’이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금권교역은 ‘돈과 권력을 교환한다’는 뜻으로, 정경유착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관(官) 본위 사회여서 기업인의 지위가 낮았고 사유재산을 보호받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인들끼리 연합을 통해 일종의 클러스터를 만들고 관료들과 줄을 대는 것이다. 반면 이에 접근하기 힘든 외국기업인은 관료와 기업인들을 합법적으로 만날 수 있는 포럼을 관시 형성의 매개로 삼는 것.

실제 보아오포럼은 포럼 자체 내용보다는 누구와 누가 만났는지가 더 주목거리다. 실제 막강한 보아오포럼의 위상을 반영하듯 올해도 호주, 멕시코,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 7개국의 대통령과 3명의 총리가 찾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전 국무총리)과 이윤우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각각 만났다. 시 주석은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보아오포럼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리커창 총리가 보아오포럼의 최고 스타였다. 매년 참석을 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감생활로 이번 포럼에 불참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포럼 참석 요청을 받았으나 북한 문제가 악화돼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보아오포럼과 함께 야부리(亞布力)포럼도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인 포럼으로 각광받는다. 야부리포럼은 옛 청나라 만주족 황실 사냥터인 헤이룽장성 야부리의 스키장에서 열리는 기업가 포럼이다. 사실 스위스의 스키장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을 노골적으로 베낀 짝퉁 포럼으로 매년 정월대보름마다 열리는데 올해로 13년째다. 야부리에 스키장을 만든 야부리포럼의 설립자가 스키장 경영 악화로 고전하던 가운데 스위스의 다보스를 방문하고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한다.

반관적 색채가 짙은 보아오포럼과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기업활동에 관한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남방의 보아오포럼과 비견되는 북방의 기업인 포럼으로 불린다. 마오쩌둥의 손녀사위인 천동성 타이캉생명보험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중국 최대 부동산기업인 완커그룹의 왕스와 소호차이나의 판스이 등이 포럼 이사진으로 등재돼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