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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구월산 여성 유격대원의 생환율이 높았던 이유 - China Inside
구월산 여성 유격대원의 생환율이 높았던 이유

구월산 유격대

지해범(조선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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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미군 노병 에드워드 뉴먼씨. 북한에 한달 넘게 억류돼 있다./사진=APNEWSIS>

6·25 때 한국군을 돕던 미 극동군사령부 ‘켈로'(KLO·한국연락사무소)의 한국인 부대원이 황해도 앞바다 석도에 갔다. 그는 거기서 초라한 행색을 한 ‘구월산 유격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엄동설한에 홑바지저고리만 걸치고 신발도 없어 짚신에다 광목천 둘둘 말고 돌아다니며 유격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일본군이 쓰던 구식 장총을 들고 인민군과 싸우겠다고 악을 쓰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불법복제-전재금지]

▶구월산 유격대는 황해도 기독교 청년들과 1·4 후퇴 때 남하하지 못한 국군이 만든 비정규 부대다. 이들은 신천군과 은율군에 걸쳐 있는 구월산과 웅도·피도·석도로 들어가 유격전을 벌였다. 구월산은 909개 봉우리와 깊은 골짜기를 품어 임꺽정·장길산이 반란을 일으켰던 곳이다. 유격대는 농민 수백 명에게 몽둥이와 낫을 쥐여주고 후방에서 함성을 지르게 해 큰 병력인 것처럼 꾸며 북한군을 새벽에 기습해 무찔렀다.

▶여성 대원도 몇 십 명에 이르러 적군 정탐과 아군 간호는 물론 전투에도 나섰다. 행상으로 가장해 다닌 덕분에 북한군에 들키지 않고 임무를 해내곤 했다. 가장 활약이 컸던 여자 대원이 ‘구월산 여장군’ 이정숙 대장이다. 원산 갑부의 외동딸 이정숙은 전쟁 직전 공산군 손에 부모와 남편을 잃고 유격전에 뛰어들었다. 1952년 황해도 장연에 갇혀 있던 재령부대원 89명을 구해내 정일권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불법복제-전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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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산 유격대원들. 오른쪽이이정숙 대장>

▶그녀의 활약상은 최무룡 감독 영화 ‘피어린 구월산’과 고우영 만화 ‘구월산 유격대’에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한동안 잊혔던 구월산 유격대 이야기는 1998년 정부가 문서 창고에서 기록을 찾아내면서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책 네 권에 대원 3329명 명단과 조직 편제, 공식 마크가 실려 있었다. 북한 관광에 나섰다가 한 달 넘게 억류된 미국인 메릴 에드워드 뉴먼씨가 엊그제 읽은 ‘사죄문’에 구월산 유격대가 등장했다.

▶6·25 참전 용사 뉴먼씨는 조선중앙TV에 나와 "구월산 유격대 생존자와 가족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가 "구월산 일대에서 정탐·파괴 행위를 벌이던 간첩, 테러 분자와 그 족속들을 찾아내 남한 유격대 전우회와 연계시키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유격대와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간첩으로 몰려 어쩔 수 없이 사죄문을 썼을 것이다. 헐벗고 굶주리며 나라를 지키려 했던 구월산 유격대. 우리는 다 잊어버린 그때의 그들을 기억하고 챙긴 여든다섯 살 노병(老兵)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지해범(조선일보 논설위원) [불법복제-전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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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강압에 의해 사죄문을 낭독하는뉴먼씨>

**참고/뉴먼씨 석방, 42일만에 귀향/조선일보 2013.12.8

경찰 한 무리의 경호를 받으며 공항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연단 앞에 도착할 때까지, 꼭 잡은 아내의 손을 놓지 않았다. 환한 미소를 띄웠고, 건강해보였다. 북한에 42일간 억류됐던 미국인 메릴 뉴먼(85)이 7일(현지시간) 자신의 고향에 도착했다. 뉴먼을 태운 비행기는 중국을 떠나 11시간 30분간 비행해 아침 9시(한국시간 8일 새벽 2시)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뉴먼이 사는 팔로 알토는 이곳에서 불과 30㎞ 떨어져있다.

기자회견에서 뉴먼은 "집으로 돌아와 기쁘다. 멋진 귀향이다. 피곤하긴 하지만 가족과 함께 할 준비는 되어있다"고 말했다. 억류기간 중 음식은 어떠했냐는 질문에 그는 "위생적이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어떤 곳에 머물렀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뉴먼은 북한에 다시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아닐 것"이라 답했다.국무부 대변인도 억류 중 뉴먼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메릴 뉴먼은 북한을 방문했다가 10월 26일 베이징으로 향하는 평양발 고려항공 비행기에서 이륙 직전 체포됐다. 뉴먼은 60년 전 미군특수부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게릴라전을 펼친 구월산 유격대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북한은 그를 전쟁범죄의 혐의로 감금했다. 지난 달 30일 그는 한국 전쟁당시의 자신의 임무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선 중앙통신은 7일 "뉴먼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추방했다"며 "본인이 잘못 생각하고 저지른 행위라고 하면서 그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했으며 심심하게 뉘우친 점과 그의 나이와 건강상태를 고려했다"고 발표했다. 또 "해당 기관에서는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첩보장교로서 자기가 직접 양성, 파견한 간첩테러분자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광객의 외피를 쓰고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미국 공민 메릴 뉴먼을 억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익명을 요청한 미 정부관계자는 "평양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이 보여준 영웅적 노력에 대해서는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왜 북한이 그를 석방시켰는지는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는 단지 추측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이제 모든 노력은 케네스 배에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는 2012년 11월 북한에 억류됐다. 2013년 5월 북한은 그에게 15년 강제노역을 선고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북한이 뉴먼을 석방시킨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케네스 배에 대해서는 얘기가 다르다. 그는 북에 잡혀있을 이유가 없으며, 즉각적으로 풀려나야 한다. 우리는 그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5일 방한한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DMZ를 찾아 북한 지역을 바라봤고, 북한 그 직전 뉴먼을 추방형식으로 석방했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사는 뉴먼의 아들 제프리는 "우리의 가족에게 너무 기쁜 순간이다. 몇 시간후 그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기쁘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는 가족에게 돌아가려는 정신력과 열망으로 버텼을 것"이라며 "그의 특이하고 힘들었던 여행에 대해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6 Comments

  1. 데레사

    2013년 12월 5일 at 3:40 오전

    구월산 유격대, 그분들의 애국정신앞에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당시는 옷도 얇았지만 추위도 더 심했을텐데…

    아직도 생존자가 많은 6,25 참전 용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기막힌
    사연들도 많지요.

    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할텐데 이런 사실에 접할때 마다
    그저 부끄러울뿐입니다,.   

  2. 지해범

    2013년 12월 5일 at 4:27 오후

    데레사님,
    저도 이번에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이익’만을 위해 안달하는 건 아닌지…
    다시 국가에 위기가 오면 구월산 유격대처럼 모든 것을 희생할 사람이 몇명이나 될지…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3. 풀잎사랑

    2013년 12월 5일 at 8:53 오후

    가슴이 먹먹합니다.
    지금 우리는 두꺼운 털옷을 입고서도 춥다춥다.. 하는데…
    고생을 모르고 자랐을 갑부집의 따님이….

    사실 뉴먼씨의 사죄문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무담시 화가 났었습니다.
    왜 그가 그런 글을 읽어야 하는지 안타깝기도 했구요.
    구월산유격대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또 다른 애국이네요.
       

  4. 지해범

    2013년 12월 6일 at 10:35 오전

    풀사님,
    그러게 말입니다.
    60년전 자유 대한을 지키기 위해 청춘을 바치고, 다시 이땅에 와서 구월산 유격대 후손들을 도우려다 핍박을 당하다니….참으로 안타깝습니다.    

  5. 벤조

    2013년 12월 8일 at 2:44 오전

    처음 뉴먼씨가 억류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그 후 소식을 몰랐습니다.
    변하지 않는 북한 상황에 가슴이 아픕니다.
    그 북한을 옹호하는 남한의 정신나간 세력들도 불쌍합니다.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는 저 자신도 한심합니다.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지만, 가끔 묻습니다.
    "카톨릭 신부의 하나님과 나의 하나님이 다른가요?"

       

  6. 지해범

    2013년 12월 8일 at 8:27 오후

    벤조님,
    뉴먼씨가 7일 석방되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가 건강한 모습으로 고향에 돌아가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삶을 보내기를 기대합니다.
    다시는 북한에 가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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