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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싸움 그만하고 밖으로 눈을 돌리자

美國과 中國이 한국의 양팔을 당기면

지해범(조선일보 동북아시아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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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박물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부부>

지난 26일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소장 김흥규) 설립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중국 군사과학원 왕이셩(王宜勝) 아시아·아프리카 군사연구실 주임(현역 준장)은 "사드 시스템이 한국에 구축되면 한국은 미국의 대중국 봉쇄의 가장 확실한 파트너가 된다. 이는 중국의 안보 이익에 중대한 위협이기 때문에 반드시 강력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드 기지는 중국 전략무기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한국 측 전문가들은 왕 주임의 주장을 반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정밀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핵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는 "사드가 중국 봉쇄용일 뿐 한국에 도움이 안 된다는 왕 주임의 발언은 ‘팩트(fact·사실)’가 잘못된 것"이라며 "사드는 장거리든 중·단거리든 종말(終末·떨어지는) 단계에서 150㎞ 고도까지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한국을 향하는 북한 미사일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방은 결론 없이 끝났지만, 최근 한국이 직면한 미·중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려는 미국과 이 봉쇄망을 뚫으려는 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점점 더 정책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그런 예다. 지난 7월 초 시진핑 주석의 방한 직전 미국 재무부 관리들이 두 차례나 한국을 다녀갔다. 이들은 한국이 중국 주도의 AIIB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IIB는 미·일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응하여 중국이 아시아 인프라 투자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은행이다.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AIIB 가입을 요청했을 때, 박 대통령이 "시의적절한 시도"라고 답변한 것도 미·중 사이에서 입지를 저울질한 ‘고민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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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사일>

중국 지도자가 평양보다 먼저 서울을 방문해 한국에 ‘구애(求愛) 공세’를 펼친 것은 결코 한국이 잘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다. 중국이 세계 전략을 펴나가는 데 한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지난 7월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기자회견 때 ‘중국방안(中國方案)’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중국 외교부가 ‘Chinese solutions’로 번역한 이 용어는 중국이 더 이상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순응만 하진 않을 것이며 ‘중국식 해법’을 제시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 역사적인 전환점에서 중국은 한·미 동맹을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체제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로 보고 한국에 ‘한·중 동맹’ 내지 ‘선린우호협력조약’ 카드를 내밀고 있다. 그 결과, 사드·AIIB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한국은 미·중에 의해 양팔이 잡아당겨지는 형국에 처했다. 가만 있으면 몸이 찢어지고, 어느 한쪽을 포기하자니 충격이 너무 크다. 북핵과 일본 우경화도 목을 죄어온다.

지금은 모든 지혜를 모아 생존 전략을 짜고 자위력을 키우는 조치를 하나씩 실천할 때다. 경제 규모 세계 15위 국가가 또다시 강대국의 손에 운명을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 집안싸움은 그만하고 밖으로 눈을 좀 돌리자.

2 Comments

  1. 데레사

    2014년 9월 29일 at 6:30 오후

    아주 시의적절한 말씀입니다.
    집안 싸움, 제발 좀 그만하고 밖으로 눈을 돌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정치인들 모두 안과에 데려가서 눈 수술시켜야 될것 같지요?

       

  2. 지해범

    2014년 9월 29일 at 6:38 오후

    ㅎㅎ 표현이 재미있네요.
    정치인들 눈은 모두 근시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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