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생명 없는 것에 대한 사랑에 대하여 - 윤희영 기자의 뉴스 잉글리시(News English)
생명 없는 것에 대한 사랑에 대하여
"시집보내는(give my daughter away in marriage) 기분이야. 그새 정이 들어서(grow attached to it)…."

장사하면서 이런 심경을 토로하는 분이 있다. 강아지·고양이도 아닌 생명 없는 물건(an inanimate object)을 팔면서 마치 정든 생명체 떠나보내듯(send a beloved animate one) 애석해한다.

헌신짝 버리듯 한다는(dump like an old shoe) 말이 있지만, 오랫동안 나를 업고 다니다(carry me on their backs) 닳아버린 신발을 내다버리는 데 죄책감을 느끼지(sense a pang of guilt for throwing away a pair of worn-out shoes) 않는 나는 왠지 낯설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be covered with dust) 방 구석에 처박혀 있는(be tucked in a corner) 인형과 어쩌다 눈길이 마주치면(meet a doll’s eyes by chance) 괜스레 미안하다.
오래 사용했던 전자레인지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는(bury a microwave in a sunny spot) 사람도 있단다.
윤희영의 News English 일러스트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pediatrician and psychoanalyst) 위니콧 박사가 도입한 ‘이행대상(移行對象·transitional object)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람과 주변 물건의 관계를 탐구한(explore the relationship between human beings and the stuff around them) 것으로, 생명 특성을 생명이 없는 물건에 투영하는 과정(a process of projecting living qualities onto non-living things)을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갓난아기는 생물을 무생물로부터 구분하기 시작, 생후 9개월쯤 되면 운동신호로 둘 사이를 구별할(distinguish between the two based on motion cues)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세 살 때까지도 인형과 로봇에 두뇌가 없다는(do not contain a brain) 사실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과정에서 생후 최초의 사랑 대상인 엄마로부터 감정적으로 분리되는 잠자리에서 곰인형이나 담요에 엄마와의 유대감을 옮겨 실어(transfer his or her maternal bond onto a favorite teddy bear or blanket) 그 불안감을 진정시킨다(ease the anxiety).

성인이 된 후에도 비슷한 맥락에서(in a similar vein) 물건에 감정을 불어넣는 성향(a propensity to infuse objects with feelings)을 간직하게 된다. 한 예로 일본에는 ‘하리쿠요(針供養)’라는 것이 있다. 부러진 바늘을 모아뒀다가 제사를 지내주는(hold a memorial service) 행사다.

장난감 가게의 어느 직원은 손님이 봉제완구(a soft toy)를 사갈 때 반드시 머리가 봉투 밖으로 나오게(leave its head sticking out of the bag) 포장한다. "혹여 숨 막힐까 봐."

어떤 이는 컵을 꺼내 쓸 때 한사코 뒤쪽에 있는 것을 집어든다(grab a cup in the back). "앞줄에 있는 것들에 치여 마음에 상처입을까 봐(have it’s feelings hurt), 울적해할까 봐(get depressed)."

생명 없는 존재에도 그런 사랑을 베풀줄(set their affections on inanimate beings)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의 사랑이 사랑스럽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