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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한복, 기모노, 치바오, 바틱, 폰초…. - 윤희영 기자의 뉴스 잉글리시(News English)
한복, 기모노, 치바오, 바틱, 폰초….

2005년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한복 두루마기 차림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정상회의가 끝날 때 주최국의 고유 의상을 입고(dress up in native attire of the host country) 기념 단체사진을 찍는(take a commemorative group photo) 관례에 따른 것이었다.

이 관례는 1993년 미국 시애틀 정상회의 때 빌 클린턴 대통령이 정상들에게 검은 가죽 폭격수 재킷을 입게 한(outfit the leaders in black leather bombardier jackets) 이후 이어져 왔다.

그러나 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폐막된 APEC 정상회의에선 이런 장면이 보이지 않았다. 전통대로라면 21개국 정상들이 기모노를 입고(put on a kimono) 나란히 줄지어 사진을 찍어야 했다.

이번 정상회의가 중·일 양국이 분쟁 중인 섬들(센카쿠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declare sovereignty over disputed islands) 다툼 와중에(in the midst of a row) 열렸기 때문이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기모노를 입으려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일본 정부가 지레 행사를 취소한 것이다.

앞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선 칠레의 폰초, 중국의 실크 재킷, 태국의 바틱, 한국의 한복, 베트남의 튜닉, 멕시코의 솜브레로 등 전통 의상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했었다. 옷 종류에 따라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한(look decidedly ill at ease) 정상들도 있었지만, 그 전통을 거부한 전례는 없었다.

일본 정부는 기모노 기념사진 촬영을 취소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배경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간 나오토 일본총리는 후 주석과의 양자 회담을 노려(angle for a bilateral meeting)왔다. 주변에 엄청난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분쟁 때문에 중·일 관계는 급격히 악화되던(take a sharp dive) 참이었다. 그 와중에 후 주석에게 기모노를 입게 했다면 분쟁 불길에 부채질하는(fan the flames of the dispute) 격이 됐을 것이다.

내년 APEC 정상회의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다. 이곳의 전통의상은 맨몸에 꽃무늬 셔츠와 풀잎 치마를 차려입는(deck out in flowered shirts and grass skirts)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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