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날씨가 맑을 때 우산을 빌려주고(lend you an umbrella in fair weather), 비가 오기 시작하면 돌려달라고 요구하는(ask for it back when it begins to rain) 곳"이라는 말이 있다. 벼룩의 간을 내어 먹듯(skin a flea for its hide) 서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워(rip off the low incomers) 잇속을 차린다는(be self serving) 극단적 비판도 받는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아가르코프(42)라는 남성이 그런 은행에 기발한 방법으로(in an ingenious way) 보복을 해서(get his own back on such a bank) 화제다. 그는 원하지도 않던 신용카드 발급 권유를 우편으로 받았다(receive an unsolicited credit card offer by mail). 그런데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be one-sidedly unfavorable for the client) 내용이 신청서 아래 깨알같이 쓰여 있었다(be written in microscopic characters at the bottom of the application form). 대부분 읽어보지 않고 지나가게 해놓았다.
아가르코프는 이 신청서를 스캔했다. 그리고 깨알 같은 글자의 약정 내용을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들로 수정해 넣었다(amend the terms of contract in fine print with his own terms). ‘이자율 0%(0 percent interest rate), 일체의 수수료 및 요금 지불할 필요 없음(be not obliged to pay any fees and charges). 신용한도액(credit line) 무한(be unlimited), 약정 조건의 일방적 변경 1건당(for each unilateral change in the terms provided in the agreement) 300만루블(약 1억원), 계약 해지 경우 600만루블 지급….’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be in a double bind) 은행 측은 2년 뒤 그의 신용카드를 취소하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rule in his favor). 은행 측은 과거 고객들에게서 들었던 소리를 지르며 항변했지만 허사였다. "그 깨알 글자들 읽어보지 못했다니까요."
아가르코프는 은행을 맞고소했다(file a countercharge against the bank). 3000만루블(약 10억원) 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약정 내용을 위반했을(infringe the terms of contract) 뿐 아니라 위약금 600만루블을 지급하지 않은 채 약정을 해지했다는(cancel the contract without paying the penalty fee) 이유였다.
은행 측은 사기죄로 감옥에 처넣겠다며(have him thrown into a prison on charges of fraud) 길길이 뛰고 있다(be jumping up and down). 입장이 뒤바뀌고 나니 누가 할 소리를 누가 하는지 헷갈리는 상황이 돼버렸다.
황성식
2013년 8월 15일 at 9:50 오전
정말로 난넘이네.. 그걸 중간에라도 막지못한 러시아의 뱅킹시스템은 더 가관이고.. 한국이라면 곧바로 감방에 처넣을텐데..
TRUDY
2013년 8월 29일 at 11:29 오후
그참 난 사람이군요. 진료중 은행 얘기가 나오고 칫과 의사가 그러더군요.
what’s bank do for you except taking your money?
깨알같은 글씨로 날인을 요구하는 거 사기죄로 막아야 하지 않나요?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는 법이 보호해 주지 않는데 그건 바로 사업자나 은행같은
큰 기업들이 나랏님에게 더 큰 돈을 갖다 바친다는 생각에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