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씨는 심사위원단으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우승은 따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look set to snatch the title). 음악성에서 단연 돋보여(show decided superiority) 1위가 확실한 것으로 여겨졌다(be considered the red-hot favorite). 그런데 예기치 않게(against all expectations) 시청자 투표에서 우크라이나의 자말라에게 역전을 당해(allow her to turn the tables)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miss out by a whisker on the title).
그런 점에서 임씨에겐 좀 억울한 부분이 있다. 자말라를 시기해서가(be jealous of her) 아니라 더 가슴 아린 사연(a more poignant story)이 있기 때문이다. 외할아버지 이석영씨는 북한 출신이다. 마른오징어(dried squid) 보따리를 메고 남한에 팔러 왔다가 6·25가 일어나면서 가족과 생이별하게 됐다. 오랫동안 가족을 그리다가 남한에서 인연을 맺은 이가 외할머니 문봉희씨였다.
임씨는 9세 때 엄마·남동생과 함께 호주로 갔다. 아빠는 가족 부양할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남았다(stay behind to earn money to support them). 그렇게 살다가 2013년 호주 오디션 ‘The X Factor’에서 우승하면서 일약 유명해졌고(shoot to fame), 이번 유로비전에서 2위까지 차지하게 된 것이었다.
임씨는 늘 “나는 100% 한국인”이라고 밝힌다. “내가 받은 유산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2년 전엔 외할머니·어머니와 함께 판문점을 방문했다. 평생 고향을 그리다 숨진 남편의 사진을 품에 안고 공동경비구역 북한 땅에 건너가본(cross into North Korean land at the Joint Security Area) 외할머니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25만명 타타르족 후손인 자말라에 이어 2500만명 북한 주민 후손인 임씨가 부른 노래 제목은 ‘Sound of Silence’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