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이 ’empathy’를 기준으로 국가별 순위를 따져봤다는데(determine the ranking), 한국은 6위로 나왔다. 1위는 에콰도르,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 3위는 페루, 4위 덴마크, 5위 아랍에미리트, 6위가 한국, 7위는 미국, 8위 대만, 9위 코스타리카, 10위는 쿠웨이트.
이번 조사에서 그동안 인정 있고 관대한 거인(empathetic and generous giant)으로 여겨져왔던 미국과 영국이 하위권에 머무른(remain in the lower ranks)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단순히 미국인·영국인의 심성이 야박해진(become cold-hearted) 것에 그치지 않고, 국제정치에도 악영향을 미칠(exert a bad influence on international politics) 수 있다는 사실이다. 대선을 앞두고 이전투구(mudslinging)를 벌이고 있는 힐러리와 트럼프, 혼자 따로 잘살아보겠다고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유럽의 난민 사태(migrant crisis)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empathy’가 움츠러드는 중이다(be in the midst of a decline). 그런 심리적 상태(psychological state)가 신(新)고립주의로 이어질(lead to a neoisolationism) 수도 있다.
그나저나 ’empathy’ 대신 ‘정(情)’을 기준으로 한다면, 과연 한국이 6위가 아닌 1위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10위권 밖으로 밀려날지도 모를 만큼 우리 사회가 황폐화돼 있는 건 아닐까. “정이란 무엇일까. 받는 걸까 주는 걸까. 받을 땐 꿈속 같고 줄 때는 안타까워.”(조용필의 노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