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박 영문 표기가 Kim·Lee·Park로 굳어진 배경

김현수

 

“킴(Kim)!” “리(Lee)!” “파크(Park)!”

한국인 성씨(family name) 김(金)·이(李)·박(朴)을 외국인들은 이렇게 발음한다. 영어 표기를 그렇게 발음되게끔 하기 때문이다. ‘김’의 실제 발음에 맞추려면 ‘Kim’이 아니라 ‘Ghim’으로 써야 한다. ‘이’는 ‘Lee’가 아닌 ‘Yi’, ‘박’과 ‘최’는 ‘Bahk’과 ‘Chwey’로 써야 원래 발음을 반영할(reflect their original pronunciations) 수 있다.

한국어를 로마자로 전환하는(convert the Korean language into the Roman alphabet) 표기법은 지난 2000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be last revised). 이에 따르면 ‘김’은 ‘Gim’, ‘이’는 ‘I’, ‘박’은 ‘Bak’, ‘최’는 ‘Choe’로 써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표기하는 사람은 적다. 집단 순응 사고방식(herd mentality)에 따라 가족들이 써온 것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식으로 따라간다(go with the way everyone else does it).

한국 성씨가 요즘 같은 영어 표기로 굳어진 기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differ about their origins).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잠시 미 군정 지배하에 있을(be briefly under U.S. military rule following the end of Japan’s colonial occupation) 당시 미국인들이 한국 성(姓)과 비슷하게 소리 나는 기존의 영어 성씨 또는 단어들을 선택해 썼다는(choose existing English surnames or words) 설이 있다. 5000만 인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account for nearly half) Kim, Lee, Park는 그렇게 들어왔다는 것이다. 거꾸로 한국인이 그 영어 단어들을 빌려 쓰기 시작하면서(start borrowing those English words) 굳어졌다는(be firmly in place) 설도 있다.

AP통신은 개정 로마자표기법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for instance) 강남을 ‘Gangnam’으로 쓰는데, 범죄조직 ‘갱(gang)’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Gahngnam’으로 하는 것이 낫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강정호는 그래서 영문 성을 ‘Gang’ 대신 ‘Kang’을 선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래 ‘Noh’로 썼었는데, 부정적 어감 때문에 대선 출마 기간 중(during his presidential run) ‘Roh’로 바꿨다. 전통 고추장으로 유명한(be famous for traditional red pepper paste) 순창은 ‘Sunchang’으로 쓰고 있어 sun의 발음 ‘선’을 따라 ‘선창’으로 읽힌다. ‘Soonchahng’으로 써야 한다.

로마자표기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는 하지만(be far off from the reality), 개정하는 것이 손쉬운 일은 아니다. 발음에 딱 맞게 표기하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또 공공 표지판과 정부 발행 출판물 등을 수정하는(revise public signs and government-issued publications) 과정에 무려 3000억원이나 소요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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