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켄트 너번은 20여년 전 생계를 위해 택시 운전을 했었다(drive a cab for a living). 어느 날 밤 콜을 받고 승객을 태우러(take a fare) 갔다. 쥐죽은 듯 고요한(be deadly quiet as the graveyard) 사위 속에 희미한 불빛(a dim light) 하나가 보였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을 자주 봐 왔다. 위험한 기색이 있는 상황이 아니면(unless a situation smelled of danger) 나는 늘 문 앞까지 가곤 했다. 그 사람이 어쩌면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reason to myself).
"잠깐만요." 힘없고 나이 든 목소리(a frail and elderly voice)가 대답했다. 뭔가 바닥에 끌려오는 소리가 들렸다(hear something being dragged across the floor). 한참이 지난 후에야(after a long pause) 80대 나이로 보이는 작은 할머니가 문을 열었다. 곁에는 작은 나일론 여행 가방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집안은 휑했다. 가구는 모두 천으로 덮여 있었다. 벽에는 시계도 없었다. 한쪽 구석 판지 상자에는 사진이 가득 들어 있었다.
내 팔을 붙잡았다. 나는 그냥 남이 내 어머니께 해줬으면 하는 대로 해드리고(treat her the way I would want my mother treated) 싶었다. 할머니가 주소 쪽지를 내밀면서 말했다. "시내를 거쳐 가줄 수 있어요? 나 그리 서두를 필요 없어요. 호스피스(시한부 말기 환자 병동) 가는 길이에요."
남은 가족은 아무도 없다고(don’t have any family left) 했다. 나는 조용히 손을 뻗어 요금 미터기를 껐다(quietly reach over and shut off the meter).
잠깐만 세워달라고 했다. 엘리베이터 안내원으로 일했던 건물이라고 했다. 신혼 시절 남편과 살았던 동네라고 했다. 가구 창고 건물 앞에 멈춰달라더니(pull up in front of a furniture warehouse) 아무 말 없이 어둠 속을 바라다보았다(stare into the darkness without saying anything). 소녀 시절 춤추러 다녔던 무도회장이 있던 자리라고 했다. "이제 그만 가요."
호스피스 앞에는 두 사람이 나와 있었다. 할머니가 지갑에 손을 넣으며(reach into her purse) 물었다. "얼마 주면 되나요?"
안 주셔도 된다고 했다. "젊은이도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데(have to make a living) 무슨…." 거의 무의식적으로(almost without thinking) 할머니를 껴안았다(give her a hug). 나한테 꽉 매달렸다(hold onto me tightly). "이 늙은이에게 기쁜 순간을…." 잠시 말을 멈췄다가(after a slight pause) 말했다. "고맙소."
손을 꼭 쥐어 드리고(squeeze her hands) 돌아섰다. 등 뒤로(behind me)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한 인생이 닫히는 소리(the sound of the closing of a life)였다. 나는 그날 하루종일 생각에 잠겨 정처 없이 차를 몰았다(drive aimlessly lost in thought). 그때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일을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