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곁을 지나간 소녀…

소녀는이름이없다.

평소엔얌전한샌님인아버지란사람은입에술만들어갔다하면엄마를마른북어패듯패고그런무서움과매질에어느정도익숙해진나는그저이년,저년으로불리었고정확한나이도알지못한다.그런소녀의머릿속엔진짜자신의부모를찾아서만나는것이다.

매를피하다가못한엄마가연례행사로트렁크에옷을넣고집을나가던날,그뒤를밟아기차가오는역에서머뭇거리는엄마를본순간자신이먼저떠날것을생각하는소녀다.

드디어엄마가며칠째집에안들어온것을본소녀는기차옆의황금다방에서마침방학을맞은마담의아들숙제와공부를봐준단핑계로드나들면서언나라는이름을얻게된다.

다방아가씨중장미란이름을가진언니를좋아했던언나는장미가좋아하는백수백곰의집에같이가게되고그곳에서백곰으로부터장미가자신을"고아에불쌍한년"이란소릴했단소리를듣고싸우게되지만장미가편을든것은백곰이란것을알고나온다.

뛰쳐나온기차길역에서만난태백할머니의손에이끌려서할머니가운영하는식당에서같이지내게되고벙어리행세를본의아니게하게되면서할머니에게글을가르쳐주는행복을잠시나마느끼게된다.

하지만사업에실패한할머니아들가족이들이닥치면서며느리의눈살어린눈치,손녀두명의멸시,아들이엄마에게사업자금대달라라는소리에결국할머니는소녀에게돈몇푼을쥐어주고경찰서에맡기고돌아선다.

경찰서에서빠져나온소녀는어느종착역에내려서목소리라불린사람손에이끌려교회에서식사를하게되고그곳에서폐허가에서살고있는어떤남자와살게된다.

그러나이마저도폐허가옆에서일어난사건으로인해서남자가오해를받게되자다시그곳을떠나거리의각설이패와함께동행하는여행을시작한다.

각설이패의대장또한자신을버린엄마를찾기위해서전국을돌아다닌단말을듣고같이찾기로한희망도그가집착하는미남이란여인과용이라는삼촌으로불린두사람의야반도주로인해서대장은무너진다.겨우추스린몸으로전국장터를배회하던중자리싸움으로인해서대장이경찰서에끌려가게되자달수삼촌은돈과초코파이,그리고이제여인이된소녀에게생리대를쥐여주며서울로가라말한다.

서울에도착한소녀는공원에서유미와나리를만나게되고상호를만나게되면서그와같이밤을보내게된다.

각기다른집안사정으로인해서가출소녀가된그들과같이지내게되던중나리가그가겪어온고통이그대로답습이되듯이새아빠에게붙들려집에갇히게되고나리가투신자살을함으로써생을마감한것을본두소녀는항의를해보지만소녀는결국청소년보호시설에서지내게된다.

어느날자신의몸에이상이생긴것을알게된소녀는그곳을몰래나와서나리가살던아파트를며칠째배회하던중새아빠를만나는시점을알고접근,칼로그를찌른다.

책을읽은지는좀됬지만바로내느낌을정리할시간이필요했던책이다.

흔히말하는결손가정이라고하기엔너무도소녀가처한환경이극단적이고그녀가자신의부모가가짜라고여기는어른들의행동은분노를느끼게한다.

‘내가진짜엄마를찾으러다니는이유는진짜엄마가그리워서도,진짜엄마가필요해서도아니다.가짜를가짜라고확신하기위해서,이유는그뿐이다.진짜를찾아내야가짜를가짜라고말할수있으니까."

이렇게말하는소녀는진짜부모가어떤사정에의해서자신과의연락을하지못하고있기에자신이직접찾아나선다는성장이야기는곳곳에서만나는사람들과의관계속에서가슴의상처를더욱아프게만든다.

정말의지하고싶었던다방언니장미의말한마디와잘못했음을알았음에도불구하고백곰의편을든점은처음으로감정적으로의지하고자했던소녀의마음을닫히게하는데일조한다.

태백할머니와의이별은아들이나타나지만않았어도진짜부모를찾겠단생각을잠시접을정도로행복을느낀한때였건만핏줄이앞선상황에선결국소녀를위한고육지책으로경찰서에맡기고가는가슴아파하는할머니의마음이엿보여우울함을줬다.

가장가슴이아픈것은각설이패와의이별이다.이들과만나기전의무언의폐허가남자의인생또한자신과비슷한만만치않은가슴을가졌단느낌을가지고있었던소녀는어른들의세계가결코자신이생각하는뜻대로되지않음을,억울함을호소할길이없다는막막함을느낀다.

전남자가소극적인비쥬류의행동형인간이라면각설이패의대장이나달수삼촌은모처럼만나는부초같은인생을보여주는동적인인생행로를보여준다.

자신과같은신세라는공통점을가지고있는대장에게의지하고언젠간딸을만날것을희망으로적금을붓던달수삼촌의인간상이따뜻한보금자리라면,이런인간들에게야반도주와돈을가지고간미남이모와용이란인물은가짜부모의형상을보여준다.

오래도록의지하고싶었고진짜부모를찾는단희망마저도무너진소녀에게유미와나리는그런의미에서한가닥의지하고픈희망이었는지도모른다.

비슷한환경속에서자란그들소녀들에게의지할것이라곤서로에게서로가힘이되어주는보이지않는의리와우정이었을것이다.

그런그들에게동질감을느꼈던소녀에게나리의죽음을새아빠란인간이보인최악의저질스런행동은소녀가용납할수없는말그대로가짜부모의모습그대로였고나리의복수를위해서행한행동엔그런의미가포함이되어있다.

누구는평범한일상속에서하루를살아가지만내가모르고지나치는,무언의눈빛을받았을지도모르는우리들곁을스쳐간소녀의성장은그래서읽는내내불편함과아련함을느끼게해준다.

만나고헤어짐을겪어오면서소녀에서여인으로변한몸의변화와함께세상의이치란것이맘먹은대로이루어지기가쉽지않음을,세상이만만치않음을알게된우리들곁의소녀의모습이라서더욱아팠는지도모르겠다.

우리들곁을스쳐지나간많은소녀들을우리들이기억못하듯이그소녀도우리를자신의곁을그저스쳐지나가는행인으로기억할것이란생각에가슴이먹먹해짐을느끼게한다.

작가의연령을보니비교적젊은층에속하는세대임에도불구하고적나라하게표현되는묘사법은나이에맞지않는인생의세월흔적을엿보게하고그런묘사를야한표현법이라고생각하게하지않으면서유아적인소녀의표현방식이라고생각되게하는서술법이눈에띄는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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