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0년 9월 30일

삶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독일슈바벤마을에서자란나는네모란방이라표현이되는기숙사에서나를포함한5명의여자들과생활을한다.

그일원중롤라라는여자아이는자신의가난을벗어나고자해가지면기차역에서내리는흰셔츠차림의남자들을유혹하고기숙사에서돌아온후의그녀의등은숲속에서뒹굴고있는나뭇잎의그림이주를이룬다.

어느날체육시간에넘어진그녀를본체육교사는그녀를따로불러내게되고얼마후롤라는나의원피스에있는허리띠로목을매자살을한다.

여섯개의침대에서하나가비워지고나의트렁크엔그녀의일기장이숨겨져있었다.그안의내용엔롤라가강간을당하게됬고임신까지한상태에서쥐도새도모르게자살이란명목으로처리되었음을암시하게한다.

이후일기장은사라지게되고교내대회에서롤라에대한비판이제기되고그녀는당원에서제적이되면서이에찬성하는행동으로나는손을들게된다.

하지만이사건이자살이란점에의문을갖던세청년에드가,쿠르트,게오르크는나에게롤라에대한것을물어오게되면서교류를갖는다.

이들은불법으로낙인이된서적을들여오고읽으면서그책들을사람이살지않는여름별장이란곳에숨기고민요로내려오는시를읆는이들을경감인프옐레가감시를하게된다.

그는그들의부모집을가택수색을당하게되고다시경감에게끌려간그셋은모욕적인벌을받는다.

이에편지를쓰게된다면서로가알아볼수있게기호를정하게되고이런서신의왕래속에숨막히는감시를계속당하는생활이된다.

졸업후게오르크는외진곳에교사로,쿠르트는도축장에서기술자로,에드가는산업도시에서교사로,나는번역사일을하게된다.

어느날경감에게다시불려간나는그가불러주는대로시를읊어야했으며,이런와중에공장장의딸인테레쟈를여재단사의집에서비밀의책보관장소열쇠를맡기러갔다가만나게된다.

경감프옐레의앞잡이가아닌가하는의심에도계속그녀와만남을지속하던나는스파이노릇을하라는협박에응하지않는댓가로해고를당하게된다.

하숙집에서엄마로부터도움을받던중테레쟈의주선으로모피공장장아이들에게독일어를가르쳐주는일을하게되지만이역시도공장장부인으로부터나에대한해고경위를듣고잘리게된다.

한편에드가와게오르크도해고를당하게되지만쿠르트만은해고를면한다.

게오르크는쿠르트가있는곳에서같이지내다기차역에서폭행을당하게되고법에고소장을내밀지만병원에서준퇴원서병인은"구토를동반한여름철독감"이란진단서였다.

간신히정신을차린게오르크는출국신청서를작성하게되고허가가나올때까지에드가의부모집에서에드가와함께지내게된다.

홀로지내는시간이점차많아진게오르크는도시로같이가자는에드가의말을뿌리치고출국허가통지서를받고독일로간후두달뒤엽서를그들에게보내게되지만그들이받은시기는이미그의영혼은이승을떠난뒤였다.그리고얼마후프랑크푸르트임시숙소6층에서"즉사"로죽었단통보를받게된다

남겨진에드가또한경감에게끌려가협조하라는사인종용을받게되지만거절을하고경감이그에게내민것은쿠르트의머리카락이담긴봉투를보여준다.

에드가와나는쿠르트에게독일로같이갈것을권하지만둘이먼저떠난후자신도가겠다는말로거절을하고쿠르트는옷장맨안쪽에서게오르크가남긴시아홉편을찾아낸다.

세관을통해서쿠르트는도주자명단,붉은등대까지란시,자신이근무하고있는도축장에서불법으로동물의피를마시는자,그리고경감프옐레의사진을독일로보내는일을한다.

독일로무사히도착한후의나는에드가와엄마와도각기다른도시로정착을하고있던중끊임없이감시를당하고체포할수있을거란우편을받게된다.

그런와중에설상가상으로부당하게해고당했다는사실근거의자료를제출할수없게되자실업수당마저도받지못하는궁핍한생활을영위해나간다.

쿠르트가보내온두툼한편지가도착하기전에받은전보에는쿠르트가끈으로집에서목매달아죽었단소식을접한뒤였다.

나는테레쟈도겨드랑이아래에있던혹때문에애인이의사였음에도불구하고수술조차못받고죽었단사실과쿠르트가보내온사진속프옐레경감이손자의손을잡고쿠헨을사주는것이란글을보고경감이죽은사람들이모두들어있는자루를짊어지길원한다고생각한다.

헤르타뮐러의자전적청년기소설이라고할수도있는이책은끊임없이사방에서보이지않게조여오는숨가뿐삶을묘사한다.

루마니아내의소수민족의일원인독일인으로서루마니어와독일어에능통한그녀의주위는당시의독재자였던차우셰스쿠의정권하에서겪었던일을사실적으로그려낸글이기에더욱와닿는다.

독재하에서"인간으로서누릴수있는삶의가치란무엇인가?"란물음을던지고있는이소설은에드가의말"침묵하면불편해지고말을하면우스워져"처럼독재하에서자신의뜻대로되지않고자신의가족들에게까지그불편함을안겨주는체제하의고통을드러낸다.

감시를당하게되자편지의안부를묻는내용조차도감시를당하고있는지에대한확인을하고자자신의머리카락을넣는다든지,심문,수색,미행을나타내는말조차암호처럼써야했던당시의우울한시대를사실적인묘사와조어로보여준다.

경감앞에서끌려간나는그가요구하는대로민요의시를

구름한점마다세남자친구가들어있네
구름이가득한세상에서창녀란그런거지
어머니도원래그런거라하셨네
남자친구가셋이면어떠니
진지한일에나마음을쓰렴_125쪽

불러주는대로읆었을때의고통감과좌절,모욕감,두려움을모두동반한다.

독재하의어둠속에서억울한죽음조차도자살이란이름으로처리되고법조차도국민을일개의소모품으로전락시켜버리는체제를여실히보여준다.심지어는잡기위해일부러헛된소문을퍼뜨려서그런행동을보이는사람을보이는대로잡아가는이상한나라의체제를여실히보여준점은흡사지금의어느분단된나라의한쪽을보는듯이정확하게집어주고있다.

내가기억하는것은허리끈,자루,노끈이란말밖에모른단것처럼작가의분신인나는루마니아에살고있던이방인인독일인으로서자신의나라인독일을동경하고그곳을탈출해서정착하면서도두려움에떤협박속에살고있는삶의연장선을보여준다.

"숨그네"에서보여줬던작가가만들어낸말의조어는이책에서도그솜씨를발휘한다.

어릴적할머니가들려줬던노래의일부에서나온것이라고하는"마음짐승"이란조어로뮐러만의독창적인글의향연을보여준제목이다.

두려움과불안의연장선상인삶속에서진정한가치를느낀다는것자체가사치일수있는그당시의공산치하에서가슴속에도사리고있는마음한가운데에있는,가시가언제고날을세우고제모습을드러낼수있는그런조마조마한상황을작가는조어를통해서우리에게그맛을느끼게해주고있다.

루마니아독재자차우셰스쿠또한북한의열렬한신봉자로서북한의체제에대해서도친근감을표시하면서정책적으로도서로유지를했다고하던데,그래서그런가,읽어내려가면서도우리가처한현실과도비교를해보게만든책이다.

뮐러의책은처음부터쉽게빠져들게하지는않는다.

문체자체가읽어내려가면서글의문단과문단의연결성이부드러운편은아니지만다시책을들게만드는매력에는작가자신이만든조어의힘이아닌가생각한다.

시체를연상시키는자루,침대가있는기숙사의표현을네모난방이란표현처럼읽을수록독자의상상력을부추기고,조어의맛을곱씹어보는재미를느끼게해준다.

처음부터푹빠져드는책이있는가하면시간이갈수록점차속도가빨라지고그내용면에이끌려글의맛에빠져들게하는책이있다.

독자의한사람으로서모두를지향하지만뮐러작가자신이살아온인생의한내면적인고통과더불어그시대를살아견뎌왔고,자신이고백하듯이루마니아에서의삶자체가우연을가장한연극이었는지,아니면실제의진실된모습이었는지에대해선아직도판단이안선단말엔두려움과불안이란단어가이처럼생생하게전달된적은없다고생각한다.

테레쟈에대한작가의연민적인사랑,그녀를앞잡이로내세운프옐레경감의행동이자신의열쇠를카피하고전화를건곳이루마니아대사관으로연결된사실에다시돌아갈것을말하는나의심정은그누구를믿어야하는인간의신뢰에대한절망을나타낸다.

그리고제모를하기위한방법으로밀랍을녹여신체에붙였다떼어내는과정을묘사한장면은아직제모제가발달하지않았던그당시의생활상을엿볼수있는장면으로기억에남는다.

잘못된체제속에서끊임없이잘못을바로잡고자했지만,아니좀더자유스런인간으로서살고자했던청년들의삶이결국자유를찾아자신의조국으로돌아가게하고,경감에대한나의생각은누구나그렇게느낄수밖에없을거란생각을하게한다.

실제적으로친구인두사람의죽음을묘사한이책은그래서그현실감이어느것못지않게뒤떨어지지않는생생한감동을전해준다.

손자에겐한없이자애로운할아버지로변하는경감의모습의이율배반적인사진속의모습은그래서용서를할수없는감정으로번지게한다.

마음짐승은누구나가지고있지만때에따라선평생을내자신조차모르고살아갈수도있을것이다.하지만너무도일찍알아버린체제의부당한불안과두려움속에겪은작가내면의마음짐승은우리들에게진정한삶의가치란무엇인가란바로이것이다란말로답을내리기엔많은뜻을내포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