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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윈터

마리사 마이어 저/김지현 역
북로드 | 2016년 09월

책 표지의 그림이 보면서 무엇을 연상하였는가?

빨간 사과를 손에 쥐고 바라보는 여인의 얼굴이라면 당연히 동화 속 백설공주가 떠오를 것이다.

맞다.

이 책의 주인공의 이름이자 책의 표지 제목인 윈터는 백설공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백설공주의 이야기가 아닌 저자는 상당히 빠른 회전의 두뇌를 이용한, 청소년들에게는 물론이고 성인인 독자들도 어! 이것 재밌는데! 를 연발하게 하는 책-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1권만 읽은 사람은 없다!”는 문구가 거짓이 아님을 알게 하는 책이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로 알려진 전체 시리즈 중 완결편에 속하는 이 이야기는 그동안 이 책에 대한 오랜 기다림을 인내했던 독자들에겐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을 듯하다.

 

신데렐라, 빨간 모자, 라푼젤, 백설공주의 모티브를 차용한 저자는 시종 로맨스와 SF의 성격을 제대로 맛깔스러운 양념을 하면서 시종 독자들의 눈을 현혹시킨다.

 

신데렐라 모델인 신더, 빨간 모자의 스칼렛, 라푼젤의 크레스, 그리고 백설공주의 윈터는 모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되 강인하면서도 때로는 부드러운 면을 간직한 성격을 드러낸다.

 

루나 왕국의 여왕인 레바나 여왕의 의붓딸이자 루나의 공주인 윈터는 루나와 지구 사이의 평화를 위해서 자신의 의붓 엄마를 배신하고 신더 일행에 합류한다.

신더가 누구인가?

사이보그로서 동방 연방의 황제 카이토 황태자와의 사랑을 느끼는 사이지만 자신의 진정한 존재의 실체를 모르고 있던 차, 루나 왕국의 진정한 승계자임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시리즈로 나왔던 등장인물들이 합세해 레바나 여왕과의 한판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윈터의 아름다움이란 신체적인 얼굴의 상처 때문에 마이너스가 아닌 오히려 그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마음씨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하고 죽일 수도, 그렇다고 자신의 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둘 수도 없는 레바나 여왕의 눈에 가시 같은 존재로 등장한다.

그렇다고 윈터 자신이 강력한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드라마에서 주연보다 조연이 더 빛을 발하듯이 윈터의 역할은 신더가 무사히 루나 왕국의 평화로움을 위해서 승계를 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로 표현된다는 점이다.

 

여기엔 스칼렛과의 오묘한 설전 비슷한 대화 속에 싹트는 우정, 늑대인간으로 길러졌지만 스칼렛을 생각하는 아련한 마음을 드러내는 울프(늑대)의 관계도는 기타 다른 등장인물들과 함께 재미와 흥미, 그리고 책을 일단 잡고서는 쉽게 놓을 수 없는 중독성에 빠지게 만든다.

 

판타지에 대한 기대를 별로 하지 않고 즐겨 읽지도 않지만 머지않아 인간의 지구 세계도 이런 날들이 올 수도 있을 것이란 상상력의 재미를 불러일으킨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는 네 소녀의 성장기와 맞물리면서 고난과 역경, 그리고 그녀들에게 다가오는 네 남자와의 성공적인 사랑 스토리도 완결 편에 속하는 이 책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고 느껴 볼 수 있기에 저자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꿈같던 동화세계를 생각나게 했다.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싸움을 하는 주인공의 이미지처럼 이 책에서의 악인으로 나오는 레바나 여왕과의 일 대전을 벌이는 신더의 활약은 900페이지에 육박하는 두 권의 분량은 잊어버려도 좋을 듯하다.

 

그래서 그런가?

이미 헐리우드에도 이 원작을 놓칠 리가 없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영화화 결정이 됐다고 하는 만큼 주인공들의 선정과 영상미가 궁금해지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이 더 재미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 일단  개봉한다면 필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다.

성인들에 맞는 이야기도 될 수도 있고(어린 동심의 세계로 갈 수 있는 시간), 청소년들에겐 새로운 세계의 창작물이란 점에서 저자의 무궁무진한 캐릭터의 발전상을 새겨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재미를 주는 책이기에 아직 이 책에 대한 시리즈를 접해 보지 못한 독자들은 천천히 전 시리즈를 읽어본다면 분명 색다른 책의 경험을 할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