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작가 중의 한 명인 더글러스 케네디의 단편집 수록 작품이다.
그동안 꾸준히 국내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그의 작품들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모두 장편만 읽어왔기에 이번에 대하는 단편들 속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을지 무척 궁금했었다.
모두 12편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현실적인 감각을 동원한 그의 예리한 필력이 여전함을 느끼게 해 준다.
우리들의 일반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한 순간들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갖고 오게 되는지, 현대인들의 야망과 이상, 그리고 현실 사이에서 오는 갈등들을 표현한 글들은 단편이 주는 아쉬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첫 장의 ‘픽업’만 해도 그렇다.
횡령과 금융사기를 치는 고학력 사기꾼이 유령회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돈을 가로채게 되지만 법의 심판은 받은 적이 없는 행운의 사나이지만 배심원을 매수해서 무죄로 풀려나 자축의 술을 마시게 된 후의 그의 앞날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또한 ‘여름의 소나타’는 어떤가?
젊은 시절 마음에 둔 여인이 있었고 운명의 상대임을 느꼈으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 그 후에 많은 시간이 흐른 후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 주인공이 현재의 아내와 좋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현시점에서 느끼는 후회를 다룬 이야기는 역시 저자의 특허인 결정적인 순간에 내린 결정의 마무리가 어떤 결과를 맺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작품들을 읽을 때면 저자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싶은 마음과 주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선택한 결정 때문에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얼마나 힘들고 괴로움을 겪어야 하는지에 대해 새삼 되돌아보게 만든다.
여기 나오는 작품들의 주인공들도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아가면서 우리가 타인들과 맺는 관계와 이별을 통해서 책임과 의무가 함께 동반된다는 사실과 함께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국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의 주체는 나 자신이란 점, 행복한 결말이건 불행한 결말이건 모두가 내 탓이란 점을 일깨워준다.
매 작품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내용도 있었고 좀 더 길게 이어졌더라면 훨씬 좋겠단 이야기도 들어 있는 만큼 하루에 짧게나마 읽을 수 있는 단편의 묘미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