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6년 11월월

책을 읽기 위한 월동 준비물

책독서

 

슬슬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니, 책을 읽으려고 해도 잘 읽혀지질 않는 요즘이다.

특히 시국도 그렇고 뭐하나 손에 잡혀서 읽고자 하면 왜그리 잔 일들이 많은지…

 

일하고 돌아오기 바쁘게 내일을 위한 준비와 함께 이것 저것 하다보면 어느 새 취침 시간이 되어 있고 마음 잡고 오늘은 꼭 완독을 해야지 하면 손님 방문과 가족 모임에 친구들 모임까지….

 

핑계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적립금 모아 놓은 금액이 만기가 되어 꼭 사용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지라 큰 마음 먹고 그동안 눈여겨 보아왔던 신간 책 예약 판매 3권과 책 읽기에 필요한 부수적인 용품들을 결제했다.

 

한꺼번에 모아놓고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기본적인 것은 스탠드 등-

기존에 삼파장인 등으로 사용했던 것을 요번에 LED등으로 바꾸면서 구매한 필립스 스탠드다.

집에 학생이 있는 집 안에서는 대부분 이것을 추천했기에 결제 완료!

두번 째는 5년 정도 사용하고 있는 독서대-

겉 표면이 헤져서 모두 벗겨버리고 다시 새로 덮어 씌울까 생각 중인데 그런대로 사용하다 보니 나무 색깔도 괜찮아 보인다.

 

세번 째는 일명하여 독서 쿠션이다.

밑에 뽀복 소리가 나는 충전재가 들어있는 초코 색깔의 푹신한 느낌이 들게 한 것으로 위에 책을 놓거나 별도의 건전지를 넣고 스마트 폰에 연결하면 스피커 폰으로도 들을 수 있는 기능이 들어 있다.

책상에 앉아서는 스탠드를 사용하다가 소파에 앉아서 읽을 때나 침대에 앉아서 읽을 때,  무릎에 놓고 책을 올려 놓고 읽으면 좋기에 이것 또한 결제 완료!!

 

네번 째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읽을 때 유용한 휴대용 독서대-

책 중간에 줄을 끼워서 고정시키고 손에 쥐고 읽을 수 있는 밴드형의 손잡이가 있어 아주 유용하다.

 

다섯번 째는 보조 배터리 개념의 샤오미 usb라이트-

작은 책을 볼 때나 굳이 큰 불 사용이 필요 없을 때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여섯 번째는 북 다트와 포스트 잇-

모두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이나 기억해야 할 부분들, 메모해 두고 싶은 구절이 있을 때 사용하는데, 이것 또한 작은 힘을 무시하지 못한단 느낌이 들 정도로 애정하는 물품이다.

 

마지막, 무릎 담요-

포근하면서도 큰 부피를 차지하지 않기에 긴 겨울 독서에는 안성맞춤인 물품이다.

 

이렇게 조금씩 장만해서 사진을 올려보니 마음의 부자가 별건가 싶다.

내 마음에 충족하고 필요한 것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독서의 느낌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바로 부자의 지름길이 아닐까?

 

여러분들은 책 읽으실 때 어떤 물건들을 사용하시는지요?

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월터가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브라이언 스티븐슨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0월

법 체계에 관한 여러 가지 다양한 소재로써의 이야기들이나 실화를 통해서 우리들은 간접적, 혹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법이 만민 앞에 고루 평등한 것이고 눈을 가리고 양 손에 다른 것을 쥐고 있는 대표적인 동상을 굳이 연상시키지 않더라도 이미 곳곳에 하루가 멀다 하고 복잡한 시스템의 현대의 법이 주는 중요도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진 자,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는 자, 피부, 나이, 성별, 국적을 떠나서 법 앞에서 판결을 받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각지대에 이르러서 가장 절박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듣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 이 한 권의 책으로 인해 또 한 번 사법체계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아프리카 계 미국인으로 2012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린 TED 강연에서 “우리는 불의에 관해 말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사법 제도의 폐해와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발표해 TED 역사상 가장 긴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 주인공이다.

 

월터저자

사실 그는 처음에 철학을 전공했지만 밥벌이가 원활하게 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법을 공부한 사람이다.

제목 ‘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은 바로 저자가 맡았던 사건의 주인공이며 그가 겪은 사건을 통해 미국의 법 체계의 통렬한 비판과 함께 무죄라고 밝히기 위해 애를 쓴 과정을 담은 이야기와 함께 그동안 그가 다룬 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사법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한다.

 

흑인 월터는 배운 것은 없지만 소위 말하는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백인 소녀의 살인 사건의 범죄자로 지목되면서 그가 무죄임을 밝혀내는 이야기인 만큼 책 처음 제목처럼 ‘앵무새 죽이기’를 연상시킨다.

앵무새 죽이기가 인권차별에 대한 비판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린 책이라면 이 책은 훨씬 실생활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사실적인 것을 떠나서 매우 통렬함을 느끼게 한다.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월터는 그 현장에 없었던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해결을 위해 모의 조작해서 범인으로 몰아가려는 경찰의 음모, 그 안엔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상황들이 현재의 사실로 드러나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무죄한 사람들이 사형수가 되어 사형집행을 받게 되고 미성년자들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무기 징역을 선고받는 체계, 영화 속에서 가끔 그려지는 교도소 안에서의 여성 재소자들이 다시 성폭행당하고 그 행동을 한 교도관들은 가벼운 처벌만 받는다는 인권 사각지대의 한계성들을 경험을 토대로 그려낸다.

 

가장 잊은 수 없는 장면은 사형인을 집행하는 과정인 전기의자 장면이다.

실제로 의사가 참석해 죄수가 죽었는지의 판단 여부를 하는 과정에서 죽지 않았단 사실이 밝혀지면 다시 실행하는 처벌 장면은 죄는 정말 용서받지 못할 짓이지만 사람을 처벌하는 데에 있어 꼭 이런 절차들을 실행해야만 하는 것일까? 에 대한 회의를 들게 한다.

 

무조건적으로 사형을 해야만 한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정말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간으로서 차마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는 생각될 수 없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을 보면 사형에 대한 찬반에 대한 의견들을 다시 되새겨 보게 되지만 위의 경우처럼 무고한 사람들을 단지 자신들의 급급한 사건 해결 처리에 입각해 마구 몰아가는 식의 인격모독의 월권행위에 대해서는 월터가 백인이었더라도 이러한 행동들을 했을까 하는 인종의 피부색에 대한 생각까지도 넓혀보게 한다.

 

할머니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브라이언, 멀리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단다. 가까이 다가가야 해.」 – p.25

 

자신의 소신대로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던 저자의 행동 양심, 이러한 결과는 2012년 7월, 살인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미성년자들에게 종신형에 대한 헌법상의 금지 결정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고 지금도 여전히 이러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책에서도 밝혔다시피 미국 내에서의 인종 간의 피부색에 따른 한 눈 감고 이미 확실치도 않은 사실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한 쪽 눈으로만 보려는 인간의 이기심과 인종차별에 관한 의식은 여전히 험난한 여정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월터뒷면

 

– “인종적 선입견에서 기인하는 누적된 모욕과 굴욕은 상상할 수 없는 파괴력을 갖는 법이다. 끊임없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기소되고, 감시당하고, 의심받고, 불신의 대상이 되고, 유죄 추정을 당하고, 심지어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 p.451
민주주의 제도에 따른 누구나 고른 법의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제도 아래 2013년 9월 11일, 치매를 앓던 월터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  “그는 내게 가난하고 결백한 사람보다 부유하고 유죄인 사람을 대우하기만 하는 형사 사법 제도를 왜 개혁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법률적 도움을 제공하지 않고, 죄의 유무보다 부와 지위를 더 중시하는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월터의 사건을 통해 나는 두려움과 분노가 정의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고 저자는 말한다. – p.470

 

사건의 종류도 다앙하고 그 가운데서 무죄와 유죄를 밝혀내는 과정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인종의 피부색을 넘어서 누구나 고루 평등하게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인간적인 양심과 그 행위를 처리하는 과정의 깨끗한 법 체계의 구현이 절실히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도둑비서들…그녀들의 통쾌한 반란이 시작됐다!

도둑

도둑비서들 – 상위 1%의 눈먼 돈 좀 털어먹은 멋진 언니들
카밀 페리 지음,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1월

이탈리아 이민자 2세로 뉴욕대를 나온 티나 폰타-

알바를 거쳐 소개를 통해 세계 굴지의 언론사 회장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 출장을 가기 위해 로버트 회장의 부탁으로 항공권 결제를 하다, 회사 카드 한도가 차는 바람에 졸지에 자신의 카드를 결제하게 된 그녀, 당연히 회사에 결제를 올리고 기다리던 중 항공회사에 전한 은근한 부드러운 협박으로 무료로 타게 된 것을 깜박하고  잊던 차, 회사에서 거금의 2만 달러가 굴러들어 온다.

 

우리의 착한 티나는 당연한 수순으로 회사에 정식으로 알리고 되돌려주려던 했지만, 달콤한 이브의 속삭임을 듣게 된다.

나이 서른이 되도록 천장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물 웅덩이와 월세의 압박감, 더군다나 아직까지 학자금 대출을 갚을 날은 요원하기만 한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2만 달러는 고스란히 그녀의 학자금 대출을 갚는 것으로 클릭 한 번으로 해결이 된다.

 

영수증 조작으로 인해 아무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

 

아후!!!

복병을 만났다.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경영관리팀 비서인 에밀리 존슨(코네티컷  주 출신의 왕재수 년: 책의 내용이다.)이 바로 그 당사자!

거짓으로 올린 결재의 비밀을 알아버린 그녀는 티나에게 자신의 학자금도 갚아버릴  수있게 도와 달라고 도움 아닌 협박을 가하게 되고 졸지에 둘은 공모자가 되어 다시 허위 영수증 조작을 하게 된다.

이 일만 성사되면 이젠 깨끗이 손을 털게 될 것이란 희망도 무색하게 회계팀의 왕초 마지의 협박이 또 한건을 하게끔 만들었으니…

 

오래간만에 통쾌하고 유쾌하면서도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를 접했다.

표지 자체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상사를 연상시키게도 하고, 영화 ‘나인 투 파이브’도 같이 느끼게 해 주는 책-

 

우리들의 2030 세대들이 겪고 있는 취업난과 취업을 했더라도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삶의 투영을 통해 삼포 세대, 오포 세대를 연상하게 하는 저자의 현실적인 적나라한 묘사들은 펄떡 살아있는 기운을 느끼게 한다.

 

부자도 아닌 이민자의 후손으로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뉴욕대를 나온 티나였지만 여전히 학자금 대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 일로 인해 자신이 보기엔 자신만 빼고 모두가 그럴듯한 옷차림과 허식으로 가장한 삶을 보지 못했던 주위의 비서들의 동병상련 의식은 티나도 모르는 새에 ‘빈손 연합’이란 비영리 단체를 만들게 되는 과정, 케빈과의 밀당을 주고받는 듯도 하다가도 허당처럼 느껴지는 연애의 패턴을 통해 시종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버젓한 직장만 있으면 모든 일이 해결될 줄 알았던 자신들이 누릴 삶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겉보기에, 남들이 보기에 자신들이 성공한 백인 커리어 우먼으로 보일 진 몰라도 속내의 텅 빈 깡통뿐인 현실, 그렇게 연봉 4만 달러에 자신이 배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차 심부름과 예약 잡아주기, 회장의 개인적인 수발까지…

이런 것은 누구나 시키면 할 수 있다는 자괴감마저 들게 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들의 학자금이 고작 회장이 누리고 있는 호사에 비하면 발에 낀 때와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현장의 속속들이 이야기들이 무대는 미국이지만 한국과도 그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해 준다.

 

도둑1

자신의 내면에 깃든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새로운 일에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과정들 속에 사랑 또한 아름답게 이뤄나가는 티나란 주인공의 털털한 매력과 그 주위를 감싸도는 또 다른 매력덩어리들의 4인방의 캐릭터들의 조합이 정말 잘 어울리게 그려진 책이다.

 

각 장면마다 연상되는 영화나 노래, 유명 배우나 가수들의 이야기를 포함해서 뉴요커들의 진짜 삶을 엿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

 

영화로 나온다면 무척 재밌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슈퍼 울트라 금수저들에게 대항해 자신의 흙수저들끼리 똘똘 뭉쳐 하나의 커다란 의미를 지닌 일을 해나가는 과정들이 유쾌하게 그려지며, 이 시대의 모든 청춘들의 공감대 형성을 충분히 느끼게 해 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열세 번째 이야기

열세번째

열세 번째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10월

요즘 눈을 크게 뜨고 봐도 헌 책방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간간히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던 신촌의 모 책방이 문을 닫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특히 이 책 속에서 나오는 배경에 대한 애착이 더 크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의 전기를 쓰는 마거릿 리.

그녀는 아버지의 헌책방에서 일하며 책을 벗 삼아 오로지 책에 묻혀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책에 대한 애정이 크다.

어느 날 발신자는 ‘금세기의 디킨스’로 불리는 유명 작가 비다 윈터란 이름으로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는데 내용인즉슨, 평생 거짓 인터뷰로 일관해온 그녀가 진실을 말하겠다고, 왜 하필이면 자신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 하며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비타 윈터의 저택을 찾아간 마거릿은 18세기 영국 시골 마을 앤젤필드 가(家)의 3대에 걸친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대저택이 폐허로 변해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쌍둥이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녀의 작품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이고 여러 나라에 번역이 되는 초일류 작가임이 분명한데도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비다가 지은 「열세 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을 가진 소설에서  열두 가지의 이야기만 들어 있을 뿐 열세 번째 이야기가 빠져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마거릿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만남을 수락한 것이었다.

즉  그 나머지 이야기가 궁금해서, 혹시 그녀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의 진실이란 것이 바로 열세 번째에 해당되는 이야기인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다면 정말로 그녀의 숨겨진 인생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에 대해 독자들은 읽어나가면서 마거릿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분위기는 폐허가 된 대저택의 이야기를 필두로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엄마의 방치와 선생의 지도 아래 서로가 분리되어 살아가는 쌍둥이에 대한 인생 이야기들은 책 속에 나오는 유명 작품들의 분위기와 워낙 비슷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읽으면서도 유명 작품을 연상하면서 비교해보게 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책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별다른 커다란 사건의 진전 없는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서 폭풍의 언덕이나 제인 에어.. 고전의 제목만 들어도 당시 읽었던 기억과 감동들, 그리고 비다나 마거릿이 간직했던 이야기들이 하나로 연결이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전개는 또 다른 읽는 감동 흡입을 이루게 만든다.

 

 

책방은 한때 너무도 사랑받았지만 더 이상은 아무도 찾지 않는 책들의 안전한 보금자리다.p25

 

오래된 책의 고유의 냄새조차도 이제는 맡기 어려운 시대,  하루가 멀다 하고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내가 필요로 하는 소중한 책들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 주는 이 이 책은 이 이야기의 내용과 함께 다시 한번 책장을 둘러보게 만드는 시간을 만들게 했다.

 

과연 비다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니면 소설가 특유의 발단, 전개, 결말에 충실한 허구의 이야기인지는 독자들의 판단으로 내려지겠지만 이 모든 것을 뒤로하더라도 모처럼 고색창연한 책들의 속에 파묻혀 지치도록 책을 읽고  싶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 책이다.

 

 

                                                                                                                          
                                            

시체 읽는 남자

시체

               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언뜻 제목을 봐서도 알겠지만 시체 부검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주인공은 송나라의 실존 인물이자  1247년 간행된 5권짜리 법의학 전서인 ‘세원집록’을 집대성한 송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3세기 송나라-

송나라의 수도 린안에서 펭 판관의 조수로 일하면서 신임을 얻던 그는 할아버지 죽음을 맞아 온 가족이 예를 지키고자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고 형 ‘루’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된다.

 

고향인 푸젠으로 돌아오면서 곧 린안으로 돌아가 미처 마치지 못했던 학업을 완수하고 꿈에 그리던 시체 검안과 범죄의 진상을 다루기 위해 각오를 다지지만 아버지가 몸담고 있었던 관리직에서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알게 되고 형 ‘루’가 살인혐의로, 그것도 자신이 밝힌 증거를 통해서  끌려가면서 그의 꿈은 영영 멀어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집마저 화마에 휩싸이면서 간신히 자신과 셋째 여동생만 살아남자 그는 병에 찌든 동생을 살리기 위해 린안으로 향하게 된다.

린안으로 모험을 건 탈출을 견디며 점쟁이 ‘슈’와 함께 시체 매장 하는 일을 하는 동시에 부유한 집안의 시체 매장을 통해서 자신이 배운 학문을 마법사처럼 읊조리며 이미 마음의 상처를 입은 남은 가족들로부터 돈을 받는 행위까지 하게 되는데, 병들고 어린 동생을 살리기 위해선 자신의 모든 것을 담보로 해야만 했던 자의 인생의 흐름이 책 중반부까지 이어진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밍’교수의 만남은 그를 유심히 보던 그에게 발탁이 되고 꿈에 그리던 공부를 다시 하게 되면서 그의 진가는 발휘를 하게 된다.

 

황궁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토대로 그가 펼치는 인생역정과 온갖 고난 속에 그가 자신을 변호하고 살인의 주범은 누구인지에 대해 시체를 통해 검안하는 그의  행동은 쉼 없이 책장을 넘기게 한다.

 

우선 이 책은 일본, 중국, 한국에 있는  ‘세원집록’의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동양인이 아닌 스페인 공과대학 교수가 썼다는 점에서 의외성을 지닌다.

자신의 나라 사람도 아닌 지리상으로도 멀리 떨어진 중국의 실존인물에 대한 관심도가 이렇게 좋은 역사소설로써 탄생이 됐다는데서 독자들은 서양인이 바라 본 동양의 역사, 그것도 그 당시 유교가 중심을 잡고 있었던 시대였으며 죽은 망자에게도 혼이 있기에 시체 부검을 한다는 것 자체에 염두를 두지 않았던 당시 세태의 시선을 무시하고 오로지 죽은 자의 몸에 나타난 상처를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통증(선천성 무통증: 저자의 상상력)을 못 느끼는 송자란 인물이 동생을 살리기 위해 위험한 일들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현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일시에 무너뜨린 공직자로서의 아버지 죄를 온몸에 담고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꿈을 향해 나갔던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송자의 험난한 일대기들은 저자의 꼼꼼한 조사와 상상에 기대어 펼쳐진 이야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동료의 모략과 믿었던 사람의 실체와 배신, 그러면서도 역사 속에 힘없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끝까지 삶에 대한 의지와 자신이 관철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변호하는 장면은 지금의 시체 부검을 토대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데 일조를 하는 이런 병리학적인 부분들이 송자란 인물이 엮은 책으로 하여금 빛은 보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인류 최초의 법의학자 ‘송자란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그가 실천했던 죽은 자들의 억울함을 푸는 과정들은 지금의 발달된 기술의 원초적인 근본을 제공했다는 점, 백정과 다름없었던 당시의 대접을 무시하고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과학적인 수사방법을 동원해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송자의 활약이 책의 두께가 560페이지가 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장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지닌 책이다.

 

서로 실타래처럼 서서히 풀리는 종반부의 범인의 실체, 과연 그는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갈지, 감옥에서 자신의 증명을 통해 황제로부터 풀려날 수 있을지…..

 

반전의 묘미와 함께 시체 검안 부분을 다룬 부분들은 재미와 상식도 함께 느끼게 해 주는 책이기에 책을 덮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상대적이며절대적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1월

한나라의 말이란 것은 그 국민들이 사용하고 어떻게 발전이 되는가에 따라서 지속 여부와 함께 다양한 언어의 체계는 물론이고 더없이 소중한 자산임을 깨달을 수가 있다.

제목을 언뜻 봐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이 다시 후속 편이 나온 줄(^^?) 착각하기도 했지만 우리말의 소중함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 것이 포켓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한 손에 쥐고 쉽게, 어디서든 펼치면서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단 점이다.

 

대개 이런 책들의 내용들은 일반 책 크기로도 손색이 없을 듯도 하지만 이런 크기로 출판했단 자체도 좋게 여겨질 만큼 아주 다양한 단어와 이와 비슷한 단어들 간의 비교를 통해 일상적으로 흔히들 문장 속에 포함되어 내뱉는 말의 정확한 어휘와 뜻을 이번에 다시 한번 제대로 알아가는 책이 아닌가 싶다.

 

우리말상대

사전이라고 해서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도가 들어있지만 한 단어 안에 품고 있었던 과거와 현재의 변화된 흐름 속에 어떻게 이 단어의 뜻을 알고 사용하면서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편찬 부분들이 그동안 알게 모르게 사용해왔던 우리말의 실체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게 한다.

 

사람, 동식물, 가성, 자연현상… 그 밖에 실 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도량형, 법률 약속, 규정, 지리, 지형, 24절기의 해당되는 자세한 계절의 구분 기준, 시간, 시각의 차이….

 

사례2

사례3

 

책 속에 파묻히다 보면 어느새 일반 책들처럼 재미와 함께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다가오게 설명한 부분들을 통해 온갖 부분에 해당되는 단어들을 알아가는 재미를 준다.

 

주변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을 갖게 하는 책으로서, 저자의 앞부분 들어가기에 들어있는 내용들을 되새기면서 읽어가는 것 또한 이 책의 장점을 더욱 기억할 수 있게 한다.

 

특히 한자권에 속한 나라인 만큼 9장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한자어> 차트는 단어 끝자 하나가 틀림으로써 어떻게 달라지고 이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룬 부분들은 지금의 청소년들이 한문을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 기회에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 말과 한자권의 다양한 정보를 접함으로써 보다 원활하고 자신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실력을 길러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게 한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은 우리말 어휘를 더 바르고 정확하게 정의한 사전이다. 아울러 우리말 어휘에 생명과 힘을 부여한 성과물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이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시리즈’와 함께 우리말을 가다듬고, 키우고, 늘리고, 또렷하게 자리 잡는 데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 중에서-

 

 

토정비결의 저자로서 창작활동을 하면서 느꼈을 실제의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단어 알기와 상용하기에 중점을 둔 책인 만큼 우리들이 실제 생활에 체감하면서 접했을 단어들을 집중적으로 다루었기에 가볍게 소지하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읽어도 좋을 책이다.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킬러안데르손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시작으로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를 통해 거침없는 유머와 세상 풍자에 대한 비판을 그려낸 저자의 신작이다.

아마도 위의 두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그의 취향에서 과연 이번 이야기는 어떻게 그려질까를 무척 궁금해하고도 남는 것이 북유럽의 이런 유머가 독자들에게도 일말 시원스러운 해소를 날려 버릴 수 있게 도와준다는 데서 더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제목부터가 킬러다.

그는 무슨 죄목으로 킬러란 이름을 붙여가며 자신의 본명보다 이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을까?

힘을 쓰는 일이라면 천하장사도 당해내지 못할,  폭행과 살인을 주무기한  안데르스-

 

덕분에 도합 30년을 감옥에서 지내고  이제야 자유인의 몸으로 풀려나 ‘땅끝 하숙텔’이라 불린,  호텔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찜찜한 장소로 기억되는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곳엔 할아버지 때부터 부를 이루고 살았지만 할아버지의 세월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투자에 실패한 결과로  가난에 찌들어 살아가던 리셉셔니스트 페르 페르손이 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오직 자신의 이러한 생활에 불만을 갖고 있던 청년, 어느 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며 접근한 여자 목사를 만나게 되니, 그녀의 이름은 요한나 셸란데르다.

 

그녀의 집안 내력?

대대로 목사로서 일하던 집안인 관계로 남자아이가 생산되지 못하고 딸만 줄줄이 출산이 이어지나 냉철한 아버지는 딸들 중에 요한나에게 목사로서 승계직을 이어 주기 위해 억지로 신학대학을 보내게 되며 이런 불만은 그녀의 성장 과정에서 항상 목마른 갈증이 된다.

 

자신이 근무하던 교회에서 뜻하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쫓겨나게 되면서 떠돌이 목사로 전락하고 페르와 이내 의기투합, 두 사람은 모종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바로 안데르스를 이용해서 돈을 벌어보자는 것-

 

온갖 음지의 청탁을 받아주고 돈을 받게 된 후 안데르스로 하여금 행동 개시를 부탁하게 되면 안데르스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일정 금액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이런 사업은 매체를 이용해서 안데르스를 더 없는 악랄한 악당으로 몰아가게 되고 이들의 사업은 번창하게 되지만 여기서 일이 꼬이고 만다.

바로 여 목사의 설교를 듣던 안데르스가 더 이상 패는 일도 없이 , 오로지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하단 말씀을 따르기로 한 것-

두 사람은 안데르스가 청탁할 일을 미리 선금을 받고 안데르스를 떼어놓고 도망칠 계획을 세우게 되지만 엉뚱하게도 여전히 안데르스를 데리고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익명의 돈으로 돈을 뿌린 안데르스는 졸지에 유명 인사가 되고 이  두 남녀는 또 다른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바로 교회를 세우고 안데르스를 설교자로 내세우면서 헌금을 거둬들이는 돈을 또다시 갈취한다는 것인데, 과연 이들의 계획은 성공할 수가 있을까?

 

종교에 얽힌 이야기를 시의 적절하게 각 대화마다 그럴듯한 포장으로 그려놓은 저자의 풍자와 유며는 여전하다.

시종 낄낄거림과 웃음을 유발하는 가운데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선의적인 태도와 헌금을 어떻게 이용하고 유익하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비판, 더군다나 선한 일반 보통 사람들이 아닌 특이하게도 킬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제목 자체만으로는 무거움을 줄 수도 있었을 문제들을 저자는 부드럽게 진행시킨다.

 

세상 사에 불만이 많았던 두 남녀, 그들이 미워해야 하고 제거해야 할 사람들의 목록은 어느 순간 돈이 쌓이고 일정기간 호화스러운 호텔의 생활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통해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가난하고 종교에 대한 불만에 싸였던 두 사람은 어쩌면 킬러 안데르스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이를 이용하려다 오히려 자신들이 한발 더 나아가 세상과 타협하고 마음의 부자가 되려는 행동으로 변해가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킬러 안데르스가 아닌 행복의 길을 전도하는 안데르스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을 패고 부러뜨리는 일을 다반사로 했지만 유독 어린아이만은 손을 대지 않는다는 안데르스의 주장에서 폭소를 터트리게 되고 이는 곧 그가 차후 어떤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지에 대한 변수를 제공한다.

 

「내가 소싯적에 우리 엄마가 가르쳐 줬던 어떤 기도가 생각나. 전에 얘기했잖아. 그 이빨 빠진 늙은 멍청이 말이야. 술독에 빠지기 전에는 그렇게 형편없진 않았어. 그 기도가 뭐였더라? 그래, <어린아이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여기 엎드려 있는 저를 굽어살피소서······.」

?

「그래서요?」

?

「<그래서요>라니! 전에 당신 입으로 말했잖아! 하나님께서는 어린아이들을 사랑하신다고. 그런데 우리 모두가 어린 아이들이란 말이야! 이건 내가 바로 어제 변기에 앉아서 읽은 건데······.」? – p.111

 

저자의 성경말씀을 어리숙하게 해석하는듯한 안데르스란 인물의 묘사도 웃기지만 그 안에서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믿음이란 실체에 대한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사람들의 행동, 킬러를 죽이려는 백작과 백작부인, 킬러가 밉지만 킬러가 죽음으로써 자신들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질까 봐 오히려 백작과 백작부인을 죽이려는 암흑가의 사람들의 이율배반적인 행동들은 한 편의 블랙 코미디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전히 웃긴다.

 

웃음 가운데 또 다른 깨달음인 인생의 진정한 행복함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에 대한 생에 대한 진지한 물음도 깨닫게 해 주는 저자의 이번 책은 또 하나의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조선은 왜 무너졌는가

조선무너짐

조선은 왜 무너졌는가
정병석 지음 / 시공사 / 2016년 10월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현재의 우리들은 반면교사로서의 지침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지구상의 많은 왕조들이 생성되고 쇠퇴기를 거치면서 지속하는 기간이 짦았거나 길었던 통치를 통해서 과감히 취할 점은 취하되 현재의 실정에 맞는 정책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일들이지만 우리나라, 특히 지금의 현대사회가 있기 바로 전의 왕조인 ‘조선’이란 나라를 통해서 알아가는 비판과 고수해야 할 점들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500여년의 역사 속에서 찬란한 많은 유산을 남긴 왕조였지만 달이 차면 기울듯이 역시 조선왕조 또한 세태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쇠망한 그 원인을 다룬 책인만큼 , 요즘의 시국이 그다지 평탄치 못한 점이 있어서일까? 더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된 책이다.

 

저자는 30여년간 노동부에서 근무하면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펴냈다.

왜, 무엇이 조선을 망하게 했을까에 대한 접근 방식을 통해 오늘 날 우리들에게 들려 주는 이야기는 사뭇 고찰적인 생각을 하게함과 동시에 무엇이 가장 옳바른 정치의 길인지를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저자는 ‘제도’란 부분에 입각해서 글을 다뤘다.

 

조선순서

 

실패한 요인을 살펴보자면 많은 부분들을 세세하게 구분할 수도 있었지만 저자의 말처럼 ‘제도’가 주는 중요성에 비춰어 볼 때 이 책은 이 점에 근접해서 다뤘고, 그 ‘제도’안에서 벌어졌던 안타까운 정책들과 위정자들의 권력고수들을 통해 여전히 안타까움을 던지게 한다.

 

고려 멸망 후에 건설된 조선이란 나라의 이념이 이성계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성리학자였던 정도전과 그 무리들에 의해서 건국이 되었고 이웃인  중국이나 일본이 ‘성리학’을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활용하고 이용하는데서 오는 차이들은 조선이 유독 두 나라와는 상반된 길을 어떻게 걸어왔는지에 대한 사례들을 들려준다.

 

조선은 태동부터가 중국의 조공국가로서 출발을 했다지만 중국이 성리학을 받아들이되 현실적인 사회간접자본에 역성을 두고 집중 활용, 일본의 경우엔 쇄국 정책을 펼쳤어도 일부 지역에 한해서 외국 문물을 접함으로써 보다 빠른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여건이었던 반면 조선에는 이러한 상반된 행정들을 고수했기에 퇴화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례들을 들려준다.

 

조선일깨침

 

일례로 서양의 구텐베르크의 활자 발견 시기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금속활자개발을 갖추고 있었음데도 종이에 대한 국가의 독점권과 원할하지 못했던 계급층의 유동을 이용하지 못했던 결정적인 문제, 초기의 계급간의 유동이 원활했던 것들이 중기를 거치면서 양반제도, 사농공상으로 구분되어지고 노비제도의 혁신적인 제도를 반대했던 기득권자로서의 양반들의 세력을 넘지 못했던 중앙 왕권의 한계 때문에 조선사회를 취약하게 만들었단 사실들이, 읽으면서 여전히 답습되다시피한 오늘날의 모습들을 비추는 것아 안타까움을 지니게 한다.

 

피로인으로서 납치되 갔던 한국인들이 대부분 고국행을 거절한 사유 또한 나라의 제도적인 한계와 우대정책이 실패한 결과로써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점, 관료사회라 지칭된 조선의 관료주의로써의 등용문제와 교육의 불균형, 같은 학문을 받아들이더라도 우리의 실정에 맞는 법을 수용해야함을 무시한 채, 근본적인 원리만 내세우다 폐쇄적인 정책으로 변질되버린 조선의 ‘제도’의 한계를 통해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할 지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오늘도 여전히 광화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계획이라고 하는데, 국가가 해야할 일들은 무엇이며, 위정자들은 문제점이 발생 될 때마다 어떤 행동을 통해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들을 대표해 나라를 이끌 것인지, 저자가 말하는 조선의 제도에서 배움으로써 한 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음 하는 바람이 들게 한 책이다.

                                                 

 

 

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

요시하라

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 – 조선탐정 박명준
허수정 지음 / 신아출판사 / 2016년 11월

***** 박수영이 임진년의 변란을 당하자 적 속으로 들어가 나라를 배반하였으니  형벌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윤허 한다고 답하였다.

                                                       1665년 선조 38년 6월 17일

                                                                         조선왕조실록 

 

 

팩션의 구상 중에서 이런 글 하나로 인해 커다란 재미를 선사해주는 책들을 만나게 될 때면 이야기 소재로써 뿐만이 아니라 그 당시의 풍경과 실정들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재미가 있다.

 

윗글에서 상상력을 깃대어 글을 펴냈다고 하는 작가의 말을 곱새기면서 이 책을 들었던 바, 의외적으로도 배경이 일본의 에도 시대이고, 주인공이 기존의 책에서 다뤘던 박명준이란 등장인물을 다시 내세워 시종 그 시대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재미를 준다.

 

에도시대로서 부산 왜관에 있던 상인 박명준에게 어느 날 10여 년 전에 알고 있었던 마쓰오 바쇼란 청년이 찾아온다.

그는 현재 일본을 지배하고 있는 에도 막부의 쇼군 도쿠가와 이에쓰나의 쌍둥이 동생으로서 몇 달 전 오사카에서 벌어진 살인 참사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기 위해 박명준을 찾아온 것-

 

단순히 야쿠자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세력다툼이라고 생각했던 이 사건은 죽은 인물들 가운데 쇼군의 하타모토(무사)인 야마나카 사효에노스케의 시신도 발견되어 의문을 더하게 되고 야마나카의 죽음에 석연치 않음을 느낀 바쇼에 의해 다시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두 사람은 일본으로 오게 된다.

 

유일하게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중 야마나카와 같이 있었던 불한당의 오야분의 양녀로서 입적이 되어있던 15살의 오하루, 그녀는  그 현장에서 참살을 목격했으며 그녀의 품 안에는 소설책이  종반부가 찢긴 채 발견이 된다.

 

그런데 이 소설이라 불리는 책의 제목부터가 왠지 서늘함과 궁금증을 유발한다.

<히데요시 모노가타리>라 쓰인 제목의 내용은 누가 썼으며, 어떤 내용이길래 최고 막부가 금서를 내렸을까?

이 책이 금서로 내려진 이후에 발생한 이 살인 사건과의 연관성은 무엇 일지에 대해 바쇼와 박명준의 활약은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오사카를 비롯해서 요시와라 유곽으로까지 가게 된다.

 

요시와라의 유녀들 중에서 최고 등급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다유란 명칭을 갖고 있는 노가제란 여인과의 만남, 그녀는 이 책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죽은 야마나카와 오야분과의 관계는? , 그리고 야마나카의 행실을 감시했던 류조지와 그 윗선의 관직을 갖고 있던 사람의 죽음까지 얽히면서 파헤쳐지는 이 사건의 스릴들은 당대 에도 시대의 풍경과 어우러져 또 다른 재미와 추리로서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 준다.

 

소설 속의 소설이란 형식을 갖춘, 금서로 지정된, 막부로부터 금서 명을 받은 히데요시 모노가타리의 내용은 임란을 조장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을 둘러싼 역사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현재의 내용을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전혀 다른 발상으로서의 죽음을 다뤘기에 읽는 동안 정말로 위의 역사 한 줄로 인해 실제로 벌어졌을지도 모르겠다는 독자로서의 상상력을 더하게 만든다.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후에 남겨질 어린 아들의 후계문제와 토쿠가와 이에야스의 야망으로 맺어진 역사적인 사실들이  소설 속의 ‘린’이라 불린 항왜자 출신의 기구한 운명과 그려지면서  지키려는 자와 전복을 꿈꾸는 자들 간의 첩보전을 연상케 하며 그 와중에 역사 속에서 힘없는 백성들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대대로 전해져 오면서 벌어지는, 최종적으로  두 가지의 이야기들이 합쳐지면서 진실들이 밝혀지는 구상들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한국 작가가 일본의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그린 점도 색달랐지만 지금도 간간히 독립을 원한다는 소리가 들려오는 오사카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들, 오사카가 상업도시로써 발전이 될 수 있었던 조닌(町人:도회지에 거주 하는 상인이나 장인들)의 활성화가 이후 일본의 역사 속 한축으로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던 이야기, 박명준이란 인물의 출신(피로인:被虜人:임진전쟁 때 일본으로 끌려 간 일반 백성들)도 이 사건의 해결에 한층 더 다가설 수 있었던 이점이 그려진 책이기에 이미 전란이 끝나고도 자신의 가문 유지와 후세에까지 권력을 이으려 전쟁 침략을 세웠던 히데요시의 야심을 간파했었던 당시 일본의 상황을 들여다볼 수도 있는 책으로써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또한 사건을 통해 공부할 수도 있는 재미와 민초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얽힌 역사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착잡함을 느끼게도 해 주는 책이다.

 

원 제목은 ‘제국의 역습’이라고 하던데, 다시 좀 더 보완을 해서 지금의 책으로 나왔다고 한 만큼 저자의 세세한 자료 조사와 함께 전쟁이 주는 아픔 뒤에 여전히 지속되어오고 있는 우리 한민족의 피로인에 대한 관심도 들여다보는 계기를 제공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실화를 바탕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델핀 드 비강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6년 10월

책의 표지가 앞. 뒷면을 경계로 같은 여인이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듯도 하고, 앞 면의 다른 여인인지 동일 인물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인을 외면하고 있다.

 

저자의 첫 작품을 읽은 것은 2013년도에 출간된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란 책이었고, 얼마 전  읽은 ‘길 위의 소녀’에 이은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간 지 며칠 안됐지만 이 작가의 세 작품의 느낌은 상당히, 모두가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다.

자신의 어머니의 자살 사건을 다룬, 자전적인 소설로 이름을 알리게 된 저자는 이 작품 때문에 오히려 주위의 아는 친척들로부터의 다양한 호응성을 받고 고심도 하고 또 다른 문학의 글쓰기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 이 시점부터가 바로 이 소설의 출발점이다.

 

처음 시작은 ‘L’이란 여인과의 만남이 우습지도 않게 이어지는 상황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회상의 형식으로 이어진다.

 

뜻하지 않게 독자들과 문단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게 된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란 작품으로 인해 독자와의 만남과 여러 문화 초대 행사의 게스트로서 바쁜 생활을 해나가던 중 주인공인 델핀은 ‘L’이란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책 사인을 거절했고 이후 파티에서 만나게 된 후부터 마치 쌍둥이처럼 자신의 마음과 너무나도 잘 맞는 그녀를 델핀은 다른 친구들처럼 가깝게 대하기 시작한다.

 

작품의 성공에 이은 꾸준히 독자들로부터 받는 질문, 다음 작품을 언제 쓸 것인지, 준비 중인지, 언제 출간이 될 것인지, 기존의 작품의 연장선으로 책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다음 이야기를 쓸 것인지….

 

자신은 이 책을 내면서 실제 자전적이라고 해서 전부 사실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썼다지만 문학이란 진실된 것만이 제일이 아닌 허구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진실처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델핀에겐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그녀 옆에 ‘L’ 은 전혀 다른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다.

즉 문학이란 진실만이 있을 때 그 기능을 다하는 것이며 곧 허구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쓰라고 계속 되뇌는데, 그런 가운데 델핀 조차도 자신의 문학적인 생각을 저버리고 점차 ‘L’이 말한 부분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초대 메일에 대한 답장이나 행사에 가는 절차, 그리고 뭣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글을 쓸 의지가 없어진 것이다.

컴 앞에서 않아 있을 수도 없으며 ‘L’의 도움 없이는 모든 일을 해 나갈 수 없게 될 정도의 의지를 하게 된 델핀은 점차 남자 친구와 주위의 아는 친구들, 그리고 쌍둥이 아이들에게조차도 자신의 내밀한 부분을 말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타 책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글자 한 글자 두 사람이 나누는 문학적인 태도와 독자들이 어떻게 문학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른 책임감, 그리고 책이란 진실과 허구 사이, 양갈래 사이에서 어떻게 조절을 하느냐에 따라서 작품이 이루어지고 선택이 되는지, 창작자로서의 고뇌와 취재에 얽힌 절차와 그에 따른 심리적인 압박감들이  사실적으로 전해지면서도 이것이 저자 자신을 대표하는 주인공 델핀(실제 저자의 이름과 동일)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드러낸 부분인지, 아니면 이마저도 독자들로 하여금 진실에 가까운 허구성을 내세운 작품인지를 헷갈리게 한 작품이었다.

 

 

***** 그렇다면 인물이 아무 데도 닻을 내리지 않은 채 순전한 상상 속에서 태어날 권리는 없단 말인가?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독자는 다 알고 있으니까. 독자는 언제나 환상을 탐닉할 의향이, 픽션을 현실로 간주할 의향이 있으니까. 독자는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줄 알면서도 믿을 줄 안다. 그럴 능력이 있다. 가공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사실처럼 믿을 줄 안다. 독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의 죽음이나 몰락 때문에 얼마든지 울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기만도 위선도 아니었다. -P118

 

우리는 흔히 책 속에서 델핀이 말하듯 책 안에 인물을 통해 현실적인 공감을 느끼기도 하고 마치 진짜 우리의 곁에 있는 인물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현상을 더러 겪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는 더욱 그런 현실이 뚜렸하게 박히는 것으로 봐서는 델핀의 말이 맞다.

진짜 허구이지만 이 허구를 통해서 진실처럼 받아들이는 것, 또는 허구는 어디까지나 허구라는 생각을 갖는 것은 독자들의 선택이기에 창작자가 글을 쓴다는 것은 꼭 모두가 ‘진실’만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하지만 ‘L’이 말하는 ‘진실’을 토대로 쓰는 것만이 독자들이 기대했던 바이고, 이런 문학적인 기대감은 작가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란 주장 하에 계속 델핀과 설전하는 대목들은 이 내용들을 통해 문학이 주는 가치성, 즉, 진실이 반드시 들어 있어야만 이야기는 가능한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다리를 다친 후에 두 사람이 같이 살게 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스티븐 킹의 ‘미저리’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는 스릴 성의 느낌도 주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L’의 존재를 밝힐 수 없는 증거 부족의 현장들과 흔적의 부재 때문에 오히려 델핀이 우울증 증세와 무기력증에 걸려 여기까지 왔다는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의 상황들이 여전히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읽다 보면  델핀이 혼자만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허공의 인물일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게 할 만큼 글의 흐름은 책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궁금증이 들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것 또한 저자가 독자들에게 던진 문학적인 물음이 아닐까도 싶다.

 

사실인 듯한 묘사들, 즉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이란 작품 이후 펼쳐진 글 중 저자의 심리와 생활상의 일상적인 모습들과  ‘L’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란성쌍둥이처럼 보이는 행동들과 말씨, 그 이후의 진정으로 문학이 지녀야 할 진실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서로가 오고 가는 대화들은 심리 스릴러이자 실제이면서도 또 픽션인듯한 경계의 모호함을 독자들에게 선사함으로써 또 다른 독서의 매력에 빠지게 하는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