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비서들 – 상위 1%의 눈먼 돈 좀 털어먹은 멋진 언니들
카밀 페리 지음,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1월
이탈리아 이민자 2세로 뉴욕대를 나온 티나 폰타-
알바를 거쳐 소개를 통해 세계 굴지의 언론사 회장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 출장을 가기 위해 로버트 회장의 부탁으로 항공권 결제를 하다, 회사 카드 한도가 차는 바람에 졸지에 자신의 카드를 결제하게 된 그녀, 당연히 회사에 결제를 올리고 기다리던 중 항공회사에 전한 은근한 부드러운 협박으로 무료로 타게 된 것을 깜박하고 잊던 차, 회사에서 거금의 2만 달러가 굴러들어 온다.
우리의 착한 티나는 당연한 수순으로 회사에 정식으로 알리고 되돌려주려던 했지만, 달콤한 이브의 속삭임을 듣게 된다.
나이 서른이 되도록 천장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물 웅덩이와 월세의 압박감, 더군다나 아직까지 학자금 대출을 갚을 날은 요원하기만 한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2만 달러는 고스란히 그녀의 학자금 대출을 갚는 것으로 클릭 한 번으로 해결이 된다.
영수증 조작으로 인해 아무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
아후!!!
복병을 만났다.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경영관리팀 비서인 에밀리 존슨(코네티컷 주 출신의 왕재수 년: 책의 내용이다.)이 바로 그 당사자!
거짓으로 올린 결재의 비밀을 알아버린 그녀는 티나에게 자신의 학자금도 갚아버릴 수있게 도와 달라고 도움 아닌 협박을 가하게 되고 졸지에 둘은 공모자가 되어 다시 허위 영수증 조작을 하게 된다.
이 일만 성사되면 이젠 깨끗이 손을 털게 될 것이란 희망도 무색하게 회계팀의 왕초 마지의 협박이 또 한건을 하게끔 만들었으니…
오래간만에 통쾌하고 유쾌하면서도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를 접했다.
표지 자체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상사를 연상시키게도 하고, 영화 ‘나인 투 파이브’도 같이 느끼게 해 주는 책-
우리들의 2030 세대들이 겪고 있는 취업난과 취업을 했더라도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삶의 투영을 통해 삼포 세대, 오포 세대를 연상하게 하는 저자의 현실적인 적나라한 묘사들은 펄떡 살아있는 기운을 느끼게 한다.
부자도 아닌 이민자의 후손으로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뉴욕대를 나온 티나였지만 여전히 학자금 대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 일로 인해 자신이 보기엔 자신만 빼고 모두가 그럴듯한 옷차림과 허식으로 가장한 삶을 보지 못했던 주위의 비서들의 동병상련 의식은 티나도 모르는 새에 ‘빈손 연합’이란 비영리 단체를 만들게 되는 과정, 케빈과의 밀당을 주고받는 듯도 하다가도 허당처럼 느껴지는 연애의 패턴을 통해 시종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버젓한 직장만 있으면 모든 일이 해결될 줄 알았던 자신들이 누릴 삶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겉보기에, 남들이 보기에 자신들이 성공한 백인 커리어 우먼으로 보일 진 몰라도 속내의 텅 빈 깡통뿐인 현실, 그렇게 연봉 4만 달러에 자신이 배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차 심부름과 예약 잡아주기, 회장의 개인적인 수발까지…
이런 것은 누구나 시키면 할 수 있다는 자괴감마저 들게 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들의 학자금이 고작 회장이 누리고 있는 호사에 비하면 발에 낀 때와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현장의 속속들이 이야기들이 무대는 미국이지만 한국과도 그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해 준다.
자신의 내면에 깃든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새로운 일에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과정들 속에 사랑 또한 아름답게 이뤄나가는 티나란 주인공의 털털한 매력과 그 주위를 감싸도는 또 다른 매력덩어리들의 4인방의 캐릭터들의 조합이 정말 잘 어울리게 그려진 책이다.
각 장면마다 연상되는 영화나 노래, 유명 배우나 가수들의 이야기를 포함해서 뉴요커들의 진짜 삶을 엿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
영화로 나온다면 무척 재밌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슈퍼 울트라 금수저들에게 대항해 자신의 흙수저들끼리 똘똘 뭉쳐 하나의 커다란 의미를 지닌 일을 해나가는 과정들이 유쾌하게 그려지며, 이 시대의 모든 청춘들의 공감대 형성을 충분히 느끼게 해 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물고 물리고…
요즘 정치판을 보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들의 정당들 보다 빈손연합이
정직할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미국의 시선을 통해 틀여다보는 것이라 빈손연합이란 뉘앙스가 (원래는 비서 연합이라 한것을 잘못 알아 듣는 바람에 빈손이 됐지만요) 그러고 보니 요즘의 복잡한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