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의 소녀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2월
한국에서 인기 있는 프랑스 작가 중의 한 사람인 기욤 뮈소-
그의 신작 소식을 접할 때면 이번에 또 어떤 이야기를 내놓았을까를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한국영화로도 개봉할 거라는 원작자인 만큼 이번의 이야기는 여전히 그가 사랑하는 뉴욕과 프랑스를 오고 가는 이야기~
베스트셀러 작가인 라파엘은 어린 아들 테오를 혼자 키우며 살아가는 싱글대디다.
테오의 일로 병원에서 만난 소아과 의사 혼혈인 안나와 사귄지 6개월째, 곧 3주 후면 결혼식을 올리며 정식 부부가 된다.
기념 여행으로 떠난 곳에서 라파엘은 부부 사이가 되기 전에 서로 간의 비밀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감추고 있는 비밀이 있다면 얘기해서 서로가 알길 원하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꺼린다.
그러던 차, 그녀는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사진을 보여주게 되고 그 사진을 본 순간 라파엘은 그 자리를 떠나게 되지만 곧 후회를 하면서 다시 그들이 머물렀던 곳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장소엔 이미 그녀는 떠났고 곧 뒤를 이어 그녀를 찾아가지만 이미 그녀는 행방불명 상태-
도대체 누가, 왜, 아니면 자신에게 그 어떤 말조차도 하지 않고 떠나버렸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치기 위해 라파엘은 이웃인 전직 형사 마르크와 함께 탐문조사를 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장기인 ‘사랑’이야기다.
다만 지난 작품처럼 시간을 주체로 한 타임머신 격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고 가는 듯한 설정이 아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의 피해자와 그 당시 끔찍한 사건을 당한 사람으로서 살아나가야만 했던 한 소녀의 비밀에 감춰진 인생 이야기, 여기에 더불어서 단골 소재로 등장하곤 하는 정치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숨겨진 자식을 모른척하고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가 사랑, 납치, 살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의 경로를 거치면서 이야기의 구성을 이룬다.
사랑하는 사람의 기쁨과 괴로움, 어려움을 모두 알고 싶고 공유하고 싶었던 남자, 첫 결혼에 실패한 강박관념은 부부간에는 비밀이 없는 것이 오히려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라파엘의 사랑방식이 자신의 본명을 숨기고 제3의 인물로 거듭 태어나야만 했던 한 소녀의 기구한 운명의 이야기가 사이코패스 하인츠 키퍼가 벌인 사건으로 다시 재조명되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운명적인 인생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전개과정이 여전히 빠르고 쉽게 전개된다.
거대한 정치인물을 둘러싼 압력 속에 힘없는 엄마로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던 한계가 결국은 딸아이의 친부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과정과 함께 사건의 뒷 반전에 속하는 다른 사람을 아픔은 여전히 부모로서의 아픔을 전달받게 하는 느낌을 전해준다.
사랑이란 말 앞에 모든 것을 알고자 했던 한 남자, 그 사랑하는 남자라면 자신의 모든 과거를 얘기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던 여자, 하지만 결국 여러 가지 난관을 겪게 되면서 밝혀지는 미스터리한 납치사건의 전모와 그 안에서 더욱 깊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남다른 인생 이야기까지, 여전히 저자의 상상의 꿈은 왕성한 창작 활동에 버금가는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한국에서 워낙에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쓴 글일까? 싶을 정도로 글 속에 등장하는 한국인의 등장은 일면 반가운 면도 있게 한 작가의 센스 넘치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사랑의 다각 면도를 쉽게 쉽게, 빠른 장면 전환의 강점을 지닌 작가인 만큼 본의 아니게
브루클린의 소녀로 불린 여주인공의 인생과 사랑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의 재미를 선사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