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 ㅣ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12월
전 1편에 해당되는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에 이은 2 편 격의 이야기다.
따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이야기는 계속 가상의 마을 대러비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기에 부담은 없는 책이다.
원하던 결혼을 한 주인공은 신혼의 만끽을 줄길 새도 없는 여전히 수의사로서의 신혼 시간은 모두 밖에 내놓은 채로 살아가는 중이다.
한 밤중에 긴급하게 동물들의 이상 신호를 받고 뛰쳐나가 한 겨울에도 손에 비누칠을 하면서 동물들의 새끼를 받아내는 일들의 묘사는 생명의 신비로움을 주는 장면이다.
한없이 드넓은 목초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특유의 동물과 하나가 되어 가족처럼 지내는 사람들의 일상생활 모습들은 그저 낭만에 젖어있기엔 사람으로서 가축을 돌봐야 하는 긴 하루의 일정이 고되기만 하고, 그 안에서 차곡차곡 경험을 토대로 가축들을 치료하는 과정들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때때로 웃기는 상황들의 연출은 저자만이 쓸 수 있는 글이기에 여전히 재미를 주지만 기르던 가축을 이용할 때는 제대로 이용하다 쓸모없다 싶어 지는 상황들이 닥치면 한 곳에 죽기까지 내버려두는 당시의 상황들은 동물이라도 감정이 있을 텐데 그런 처지에 당하는 심정은 안타까움을, 자신과 한 몸을 이루다시피 같이 동고동락했던 말의 고통을 끝내주기 위해 안락사를 택하는 장면들은 가슴 한 편에 아픔을 전해준다.
이 책에서는 큰 가축 외에도 전편에 잠깐씩 나왔던 반려견 차원의 개와 고양이, 새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당시의 1930년대 상황상 목축을 하는 가구가 많았던 만큼 주로 큰 말이나 양, 소, 염소를 다뤘던 주인공이 작은 동물에 속한 개나 고양이 치료를 위해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의 의사를 찾아가는 과정, 그 병원 의사와의 배꼽 빠지는 술 연출 장면과 예상치 못한 반전의 일들, 수의사 실습생과의 에피소드들은 읽는 도중 웃음이 배어 나오게 만드는 유쾌한 장면으로 기억될 만하다.
하지만 시대의 발전은 이제 짐말의 수요가 필요 없게 되는 현실을 다룬 부분들에선 그 현장을 목격했던 주인공의 시선, 죽으리라고 생각했던 동물에게 마지막 편히 가란 의미로 주사했던 것이 자연의 알 수 없는 현상처럼 살아나는 자연치유의 과정의 모습들, 그리고 여전히 전문적인 기술은 아니지만 오랜 전통과 경험으로 다진 축척으로 인해 오히려 수의사보다 더 믿음을 갖는 동네 돌팔이들을 믿는 농부들의 미신들은 수의사로서의 해명 아닌 해명을 할 수 없게 하는 막막함을 던져주게 되는 이야기가 마치 전래동화처럼 술술 흘러나오는 기분은 느끼게 해 준다.
동물과 인간과의 교감, 말 못 하는 거대한 암소 앞에서 꼼짝 못 하고 당해야만 하는 수의사로서의 곤란한 장면들은 당사자는 힘들진 몰라도 읽는 독자들에겐 왜 이리 웃음을 던져주는지….
수의사로의 긍지를 느끼는 장면들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작은 에피소드들을 하나의 옴니버스 형식처럼 그려진 책이기에 온 가족이 읽어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책, 차후 출간될 다음 이야기가 또다시 기대된다.
전통치료법도 무시는 못하죠.
사람이나 동물이나 옛 치료법으로도 낫는
경우를 더러 봐 왔거든요.
특이한 소재라 재미가 있겠는데요.
네. 재밌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