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책

내인생 최고의 책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책을 읽으면서 때와 장소, 그리고 나가 겪은 당시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져, 소위 말하는 책과의 궁합이 맞는다고 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시기적절한 때에 내가 읽은 책으로 인해 잊을 수없는 감동을 받았을 때가 아닌가 싶다.

 

책을 접하면서 때로는 한 구절에 꽂혀 내내 기억 속에 간직되어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긴 문장 속에 이런 글들을 접할 때면 마치 내 심정을 그대로 표현했다는데서 위안을 받게 되는, 그런 범주에서 책이 주는 감동과 위안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가 있겠다.

 

반려동물을 통해서, 또는 내 취미를 발전해 나가면서 교류를 통한 자신감의 충만함을 이루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이 책에서의 에이바처럼 책을 통해 자신의 앞날과 위로를 심어준 책이란 존재가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될 만큼 상심에 찬 여인이 있다.

남들이 보기엔 잘 나가는 대학 종신교수로서 프랑스어 강의를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행복하지 못하다.

남편 짐의 배신으로 인해 이혼 수속 절차를 밟고 있고, 남편은 다른 여인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집을 떠났다.

장성한 두 남매들은 각기 자신들의 인생을 위해 아프리카로, 이탈리아로 미술공부를 하러 떠나보낸 에이바, 정작 자신은 외로움과 배신감,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막막함 뿐이다.

 

절친인 도서관 사서 케이트의 도움으로 북클럽 회원으로 들어간 에이바는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소개와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서서히 변화의 감정을 겪는다.

 

우리나라도 이런 독서모임들을 하는 분들이 있으니 당연히 책의 제목에서부터 관심을 갖게 할 것 같은 책이다.

특히 책에 관한 한 욕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과연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들은 무엇일까에 대해, 특히 내가 뽑는 내 생애 최고의 책을 고른다면 어떤 책을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북클럽의 회원들답게 이 책에서 보이는 회원들이 각 달에 추천인 회원의 작품을 통해 같이 읽고 책의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감정과 토론을 나누는 이야기 장면들, 그 책에 나오는 시대적인 배경과 작가가 그린 당시의 분위기에 맞춰 다과회나 의상 차림을 해보려는 노력들은 인상적이다.

 

특히 에이바의 경우 어린 시절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여동생 릴리에 대한 아픈 상처와 그 뒤에 스스로 목숨을 버린 엄마로 인한 불우했던 자신의 성장과 맞물리고, 딸 매기마저 어릴 때부터 시작한 마약과 무분별한 섹스를 통한 돌발적인 행동들, 더군다나 어느 날 자취를 감춰버리는 일들까지 겪게 되면서 책을 매개로 하여 에이바를 중심으로 그리는 회상과 현재의 일, 매기 또한  유명 책방에 안주하면서 스스로를 다져가는 모습들, 행크 형사와 엄마와의 사랑들이 책과 함께 엮이면서 추리물로 흘러가는 듯한 양상과 함께 이들이 가슴속에 꽁꽁 묻어둔 이야기를 해체하는 동시에 현재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이 따뜻함과 반전의 맛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한다.

 

책 속에는 이미 고전이 되다시피 한 책들을 통해 그 책을 선택한 사람들이 선택하게 된 이유와 책 속에서의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자신이 느낀 대로 토론하는 과정은 에이바로 하여금 딸 매기에 대한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게 되고 비로소 자신과 잠과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해 주는 동기로 작용한다.

 

책을 읽으면서 간간히 뿜어내는 북클럽 회원들의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에이바가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받았던 책,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란 책을 선택하고 그 작가를  토론회에 오게 하겠다는 말로 시작된  일들의 과정 속애 전혀 예기치 못했던 비밀들이 드러나는 과정 또한 인생과 책이 주는 감동, 그 안에서 고이 숨겨져 있었던 사연들의 봉인된 아픔을 고스란히 같이 느낄 수가 있게 한다.

 

남편이 떠나버림으로써 같은 북 클럽 회원인 젊은 남자 루크와의 짧은 정사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뭣보다 아내를 잃고 아내가 좋아했던 책을 통해 다시 새로운 삶에 적응해보려는 존이란 인물은 정말 따뜻한 이웃 아저씨를 연상하게 한다.

 

–  책이라는 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오늘 밤 독서 모임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읽는데 시간 여행이니 뭐니를 생각하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지더라고요. 저도 이제 뭔가를 좀 이해했나 보죠?”  -p 436

 

누구에게는 위로를, 누구에게는 소통의 창구로, 누구에게는 과거와의 화해와 현재의 소중함, 그리고 인생의 또 다른 기쁨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 주는 의미, 그 뜻을 충분히 공감하며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내 인생 최고의 책”에 대한 2개의 생각

  1. 데레사

    내인생 최고의 책은 아무래도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라고
    말해야 겠습니다.
    잭속의 인물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을 생각해
    보면서 이 토지를 여러번 읽었습니다.

    북클럽 비슷한걸 옛 조블이웃들과 한적이 있어요.
    이 책의 주인공도 이 클럽을 통해서 비록 짧은
    정사를 나누지만 그래도 그런 점사가 활력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마음대로 추측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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