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7년 11월 3일

스팸 글은 이제 그만~~~

블로그를 하다 하다 이런 경우는 처음 경험한다.

지금도  스팸이 오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 위블로그를 통해서 당한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오죽하면 한 편의 리뷰 글을 통째로 삭제해버렸을까?

한두 개도 아니고 백 개가 넘는 해외 스팸성 글들을 지우고 있노라니 정작 다른 분들의 댓글을 볼 시간도 없을뿐더러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에 대한 생각이 들 때면 화가 나기도 한다.

 

도대체 이런 글들은 어떻게 알고서 댓글들을 다는지….

위블로그가 한국 것이 아니라서 세계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

내용상 리뷰와 맞는 것이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잘 쓰지 못한 글이라도 잊어버리기 전에 내 생각을 옮겨 적은 리뷰에 대한 댓글이 이렇게 성의 없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씁쓸하기만 하다.

 

처음엔 해외에서 온 글이니 확인도 할 겸 하나하나 읽어도 봤지만 결론은 전혀 상관없는 광고성 글들 잔치뿐…

내 마음도 속상하고 계속 이렇게 두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거듭하다 결국 내 리뷰 하나 삭제했다.

이런 광고성 글들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만이라도 위블로그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인지, 하긴  지금 관리자도 없다고 하는 것 같던데, 도대체 거대한 미디어 회사가 이런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새롭게 단장한 위블로그라면 더욱 신경 써서 다양한 회원들의 글을 볼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새로 가입하기 어려운 조건의 위블로그라면 기존의 회원들만이라도 불편함 없게 이런 글들은 원천 차단해 줄 수 있는 장치만이라도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리뷰 돌리도~ 하염없이 외쳐보지 말입니다.!

 

메디치 가문 이야기

현대메디치메디치 가문 이야기 – 르네상스의 주역 현대지성 클래식 14
G.F. 영 지음, 이길상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0월

유럽의 모든 문화예술의 기본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 가문, 메디치-

한두 번은 이름을 들어봤고, 실제 이탈리아뿐만이 아닌 전세게적으로도 유명한 예술인들을 보면 당대에 이 가문의 후원을 받지 않고 성공한 자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단 사실에서 새삼 이 가문에 대한 이 책은 그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지금의  이탈리아가 통일되기 전인 공화국 형태의 피렌체에서 탄생한 메디치 가문의 350년 속에 살다 간 13인들의 행보를 통틀어서 읽을 수 있는 책, 특히 그들이 시대별로 각기 어떤 행보를 보였느냐에 따라 그 시대적인 역사적인 여파와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 새삼 연관성을 알아가는 재미와 함께 그들이 오랜 세월동안 지녀온 가치관들을 차례차례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요즘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관심들이 많다.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실현할 수 있다는 가치관을 이미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은 알고 있었단 사실, 유배생활을 거쳐 다시 돌아오게 된 후손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 행보들은 지금의 우리들이 그 수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고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는 데서 확인을 할 수가 있다.

 

교황, 왕족과의 결혼, 예술가들의 지원 활동을 아끼지 않았고, 그렇기에 문학 작품 속에서도 이를 차용한 인물들도 나올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닌 가문의 이야기는 중세의 어둠을 지나 가장 찬란한 문화의 운동을 펼치게 만들게 된 시발점이 된 피렌체의 한 가문의 영향이 어떻게 지금도 그런 여운을 지니고 있을 수 있는지를 느껴 볼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에 관심이 많고 쉽게 손을 놓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런 점에서  메디치가의 마지막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의 가진 자의 행보는 오늘날 많은 관광객들 뿐만이 아니라 각 관련 있는 부분들을 전공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이탈리아 여행 중에 필수 코스로도 손에 꼽는 우피치 미술관-

그 안에 담겨 있는 작품들은 곧 메디치 가문 사람들의 헌신과 조상 대대로 지녀온 철학이 담긴 산실이 아닌가 싶다.

 

책을 처음 접할 때가 1997년에 출간한 책을 통해서였고,

옛메디치

 

그 이후 다시 개정판으로 만나게 된 책, 여전히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는 읽어도 지루할 줄 모르는 샘이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각인이 되어준 책이다.

폰의 체스

폰의체스폰의 체스 민음사 외국문학 M
파올로 마우렌시그 지음, 이승수 옮김 / 민음사 / 2017년 5월

흰색 바탕과 검은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체스 판, 그 안에서 각 전략별로 다루는 게임들은 사실 인간들이 겪었던 실질적인 역사적인 시대와도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체스를 즐겨하는 사람들에겐 어떤 기분이 들까?

 

사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난 후부터 무척 흥미를 가지게 됐다.

조카와 함께 체스를 하기 위해 기초적인 각기 다른 형태의 말과 그 기능들에 대한 것들을 배워나갈 때의 신기함과 전문적이진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바둑과도 비슷함을 느꼈던 흥분을 다시 되새기게 한 책, 더군다나 신예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니 그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독일인 기업가 프리슈가 자살한 채 발견이 된다.

자살할 이유가 없는 사람,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가정과 자녀, 사업과 심지어 체스에 관한 한 잡지에 기고를 할 정도의 체스광인 그가 무엇 때문에 죽은 것일까?

 

그의 죽음에는 각종 희귀한 체스판을 보유하고 소장하고 있던 사람답지 않게 오랜 시간이 흐른 것처럼 보이는 헝겊을 기워 만든 체스판과 단추 위에 각 말들의 모양을 새긴 것이 있을 뿐, 그 어떤 유언조차도 발견이 되지 않은 상태다.

 

프리슈를 아는 사람이라면 정확한 시계처럼 움직이는 그의 행보를 통해 그가 어떤 일들을 하게 될지 예측이 가능한 만큼의 철두철미한, 그야말로 전형적인 독일 사람의 표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빈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항상 동료와 하는 체스 게임도 마찬가지-

그러던 어느 날, 한스 마이어란 청년이 체스 판에 대한 훈수를 두게 되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마이어는 자신이 한때 체스에 미쳤었고 그런 만큼 자신의 스승인 타보리와 만난 일과 그를 통해 지독하고도 신비로운 체스 판을 통해 훈련을 받은 일, 각종 체스 게임에서 이름을 알리던 중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춘 스승 때문에 체스를 놓게 된 일들까지를 말해준다.

 

관심을 두게 된 프리슈는 결국 그 이야기의 뒤편을 재촉하게 되고 결국 모든 것이 밝혀지게 되는데….

 

유망했던 두 소년들의 만남, 독일과 독일계 유대인으로서 각종 대회에서 만났고 그 둘은 유대인의 본격적인 청소가 시작될 즈음 무승부로 판결이 났지만 오히려 유대인 소년이 패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나치즘의 만행들은 지금도 여전히 역사 속에서 증언과 증거, 그리고 그에 대한 독일인들 스스로의 과오에 대한 책임감 있는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이목들과 함께 이 책은 다시 한번 그런 연장선에 있었던 아픈 과거를 통해 그려나간 책이다.

 

멋도 모르고 끌려간 수용소에서 죽다 살아난 타보리, 어느 모를 독일인 군인이 자신의 목숨을 살려주고 그 대가로 함께 체스 경기를 벌인다는 설정은 게임에서 패할 때마다 자신의 동족이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부터 걷잡을 수없는 혼돈에 쌓이는 과정들이 여전히 심금을 울린다.

 

체스가 단순히 즐기는 두뇌게임의 오락이 아닌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게임을 치르는 방식, 결국 동족의 목숨을 대신해 체스 판에 선 폰을 통해 죽을 각오로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한 유대인의 개인적인 역사는 체스에 몰입하고 그 광기에 빠져서 인간의 목숨조차 하찮게 여기며 빠져나오지 못하는 프리슈란 독일을 대표하는  광란의 폭죽을 그린다.

 

자신의 손 하나하나가 체스 판의 폰을 움직일 때마다 한 사람의 목숨이 두 명으로 늘어나고 다시 그 배가 되어 목숨을 잃는다는 죄책감에 평생을 찾아다닌 타보리의 목표 또한 마이러를 자신의 폰으로 내세워 다시 마주 보기까지, 두 사람의 질긴 인연이자 악연은 결국 역사라는 바퀴 아래 아픔의 산 현장을 보인다.

 

책의 두께는 두껍지 않지만 그 안의 내용이 가지고 있는 역사 안에서 인종 간의 차별과 광기 어린 행동, 평생 죄책감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외로움과 아픔들을 고루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체스 판의 폰의 역할, 폰의 역할을 뛰어넘은 그 이상의 인간 세상의 평화는 올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