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위에 새긴 생각
정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0월
옛 선인들이 좋은 글귀들은 두고두고 읽어도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는다.
그만큼 살아온 지혜와 선견지명들은 지금의 우리가 읽어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책에 나오는 주된 내용들의 발췌는 ‘학산당인보學山堂印譜’에서 간추린 글들이다.
‘학산당인보’는 명나라 말엽 장호張灝란 이가 옛 경전에서 좋은 글귀를 간추려 당대의 대표적 전각가들에게 새기게 해 엮은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 속에서 나오는 전각들은 마치 서예가들이나 화가들이 자신의 글씨나 그림을 완성한 후 찍는 낙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요즘은 한자 세대가 아닌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런 책들을 읽을 때면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면서 써 나간 글들일까?를 고민할 수도 있겠지만 자세히 전각 안에 새긴 글자 하나하나와 저자가 풀어쓴 해석들을 비교해 보면서 읽다 보면 빙그레 웃음 짓게 만드는 글과 좋은 글귀로 인해 행복함을 느낄 수가 있게 된다.
– 전각이란 것이 서예, 조각, 회화와 구성을 포함한 종합예술이다.-p8
그런 만큼 한 가지 주제에 머물지 않고 각기 다른 주제를 포함한 글들은 일상생활에서 묻어 나오는 선현들의 말씀을 작은 공간 안에 요점만 새겨 넣은 듯한 느낌마저 받게 한다.
세월의 흐름과 사소한 일에 욕심을 부리는 마음, 자연의 순환을 바라보며 느끼는 인간의 마음 정화, 효과 충성, 가족의 사랑을 포함한 단순하면서 깊은 뜻을 내뿜고 있는 글들을 읽고 있노라니 내 마음속의 정화마저 시켜준다는 느낌을 받게 해 준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학산당인보]의 원본이 하버드 대학교 희귀본 서가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연유로 그곳까지 가게 돼어 보관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동양적인 정서와 글들이 있는 책인 만큼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정판으로 나온 책인 만큼 좀 더 보강한 글들도 들어있기에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하나하나 되새겨가며 읽어도 좋을 책이다.
하바드대학 도서관을 들어가본적이 있어요.
엄청 책이 많구나 하는 생각만 했었거든요.
어디서든 잘 보관되어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자리로 돌아뫘으면 합니다.
저도 데레사 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