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7년 11월 29일

마인드 헌터

마인드마인드 헌터
존 더글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비채 / 2017년 11월

요즘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범죄자의 지능과 그에 상응하는 수법은 기상천외하다.

미드에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 실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범인들의 행동들이 일반 상식선을 뛰어넘는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헤드헌터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인 마인드 헌터는?

알고 보니  미국 FBI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의 제이슨 기디언의 실제 모델로 잘 알려진 인물로 대변될 듯도 싶은 제목이다.

 

존 더글러스-

지금이야 프로파일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지만 이 말이 의미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군다나 초창기 최우선적으로 이 일에 뛰어든 존 더글러스야말로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바로 범죄자의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이 왜 그런 행동과 실제적인 수법에 사용되는 것들은 무엇이었는지를 집중 알아내는 일들을 하는 사람, 그리고 검거를 지원하는 수사관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는 마인드 헌터-

이런 일에 몸담아 온 그의 회고록을 다시 개정판으로 만났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사회 구성원들의 내면에 침착된 어두운 면들, 이러한 면들을 특이하게 드려내 놓고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시킨 그들은 과연 무슨 마음을 지니고 이러한 과정들을 하게 될까?

그가 초창기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우선시해서 이 일들에 뛰어들기 전까지 수사의 방향은 증거위주와 그 주위 탐문, 오히려 범인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일들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런 점들의 중요성, 범인과 같은 생각과 행동을 상상하고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들은 이제 전문적인 특정 분야로 자리를 잡게 한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회의 전반적인 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재판 과정을 거치는 과정 중에 흔하게 듣는 말인 정신 미약, 심신 미약이란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죄에 해당되는 선고를 할 때의 참고자료로 쓰일 수 있는 정신과 의사들의 심층적인 자료 토대는 범인의 형량을 결정 지을 때에 중요한 점이 되겠지만 누구나 들고 나오는 이러한 병명이 과연 몇 명이나 실제로 겪으면서 자신들이 저지른 죄에  일부분이나마 선처를 호소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원한 관계도 아닌 어느 불특정 다수를 향해 저지르는 범죄 행위 뒤에 이런 심신 미약을 호소한다면 과연 범인의 죄는 가벼워질 수 있게 참작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사실 요즘에 일어나는 별별 사고들을 접할 때면 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다만 저자의 생각대로 아무리 이러한 범죄 행위를 지닌 사람들이 선처를 호소해서 사회에 다시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적어도 어느 정도는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글에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같은 공감대를 느꼈을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들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분야, 그러한 분야가 사실은 범죄 현장이나 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에 범인을 추적하고 그들의 생각을 넘겨볼 수 있다는 최우선의 첫 발이란 점에서 이 책의 개정판은 소설이 아님에도 상당한 흡인력을 자랑하는 책이다.

 

그동안 추리 스릴러를 취한 소설을 통해서 접했던 작품들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더욱 근접해서 다가갈 수 있는 책, 특히 인간 내면에 감춰진 사악한 ‘악’의 근본을 들여다본다는 데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일본 도자기 여행

일본도자기표지일본 도자기 여행 : 교토의 향기 일본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7년 11월

요즘 알. 뜰. 신. 잡 2란 코너를 즐겨보고 있다.

각기 전문 분야의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서 자신들의 주 전공 분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 고장에 얽힌 이야기들을 교양 삼아 보는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기에 시청하고 있다.

 

얼마 전 다산 정약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도자기 이야기가 잠깐 나왔다.

왜 유독 한반도 중에서 이쪽 지방의 도자기가 발달했을까? 란 물음에 흙이 중요하단 말이 나왔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도자기 굽는 사람들이 타인들이 보기엔 멀쩡한 도자기도 깨뜨리는 작업, 불가마의 온도와 흙의 특성을 최대 고려한 그들의 노력이 새삼 떠오르게 되는 대화들이었다.

 

저자가 그동안 써왔던 도자기 유럽여행 시리즈에서 다룬 유럽과 동양권의 도자기 여행, 특히 이번에 일본 도자기 여행 중에서 교토를 중심으로 행보를 옮긴 이 책은 우리나라의 도자기와 일본이 간직한 고유의 색깔인 도자기 비교를 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알다시피 일본의 도자기 성공은 조선인들의 도기 공들을 자신의 나라로 데려가면서 시작이 된다.

지금은 그들의 후손들이 여전히 조상 대대로 익혀온 솜씨를 이어가고 자신들의 혈연의 뿌리가  한국이란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이제는 한국말도 전혀 하지 못하는 일본 국민이 된 현실, 이렇다 보니 이 책을 통해서 교토의 도자기 특색을 다룬 부분이라든가 일본의 역사를 통해서 발전해 온 도자기의 성공은 조선의 색채는 없어지고 일본인만의 특색인 도자기로 자리를 잡아가는 여정이 역사라는 공간에서 또 다른 새로운 개척 점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도자기2

 

일본의 도자기 발전은 다도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게 한 배경이 있고 국화와 칼로 대변되는 시대적인 세력 간의 번영과 다툼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런 발전된 모습들이 갖춰졌단 사실들이 역사를 되돌릴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의 도자기 발전은 세계적으로도 일본보다 더 일찍 알릴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도자기3

도자기4

양반 위주의 계급적인 사회로 일변화된 조선의 정치의 결과물은 사. 농. 공. 상이라는 인식의 결과물로 기술자들의 우대 정책을 실시했던 일본과는 대조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데서 더욱 안타까움이 느껴지게 한 책이기도 하다.

 

조선의 느낌이 묻어나는 듯하면서도 독창적인 일본만의 색채를 간직한 교토 도자기의 여행, 앞으로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가치과 소중함, 이를 일찍이 터득한 일본을 교훈 삼아 좀 더 적극적인 보전이 필요함을 느낀 책이다.